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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기획]본교 청소·경비노동자의 노동실태-'830원 인상'에 대해 따져 묻기
[쟁점기획]본교 청소·경비노동자의 노동실태-'830원 인상'에 대해 따져 묻기
글쓴이 : 대학원신문 | 등록일 : 2017-09-13 20:23:46 | 글번호 : 9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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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 올해 1월부터 시작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고려대분회의 임금 교섭이 시급 830원 인상에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호 본지에서는 대학 내 청소노동 업무의 노동 강도와 환경, 올해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의 투쟁 경과, 그리고 청소·경비노동자 임금 협상에서 매년 반복되는 문제점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교 청소·경비노동자의 노동실태

- ‘830원 인상에 대해 따져 묻기

 

올해, 본교를 포함한 대학 내 청소·경비노동자 임금 협상의 화두는 ‘830이었다. 학생들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학내구성원이며, 임금 인상을 위한 그들의 투쟁이 처음인 것도 아니지만 사실 많은 학생들은 시급 830원 인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에 평소의 노동강도나 노동환경에 대해 자세히 묻고자 고려대분회 안선영 사무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시간 노동에 8시간 임금 받는 학교의 유령

우선 노동시간에 대해 물었다. “근무시간은 원칙적으로 8시간이에요. 식사시간 2시간을 포함해, 오전 6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사실상 아침 4시에서 4시 반 사이에 출근하세요. 일찍 오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거나 할 때 청소를 하면 먼지도 날리고 시끄럽기도 해서 방해가 될 것 같거든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직접 불쾌감을 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학생들과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니까 그냥 맘 편히 더 일찍 출근하고, 대기시간에도 주로 밖에 나가지 않고 미화방에 있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를 유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어떤 의미에서 맞는 말이죠.”

식사시간 2시간은 급여산정이 되지 않으니, 사실상 12시간 노동에 8시간 임금을 받는 셈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민원을 제기했을 때 청소노동자가 퇴사처리 되었던 사례 등에 미루어 볼 때, 출근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자발적인 의사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건물 개관 시간에 맞춰 출근 시간을 정할 것이 아니라, 개관 준비 업무를 담당할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고 건물 운영 시간을 담당할 노동자의 출근 시간을 늦추면 될 일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업무를, 몇 명이서 담당하고 있을까. “기준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750면적 당 1인이 최소근로자 수로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정해진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요. 대략 1층에 1명씩인데, 현재 청산 MK 문화관처럼 작은 건물의 경우는 여섯 층을 2명이 관리해요. 그리고 아세아문제연구소의 경우에는 1명이 4개 층을 모두 맡고 있고요. 중앙도서관은 열람실까지 관리해야 해서 노동량이 많은데 거기도 1층마다 1명씩만 배치되어 있어요. 또 저희가 담당하는 용역 외의 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학생회관 난관이나 외부 유리창을 닦는 일은 저희의 업무가 아닌데 저희가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문용역을 고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창문 뒤로 손만 넣고 잠깐씩 닦아라는 식이죠.”

 

곰팡이 가득한 지하의 휴식 공간

안 사무장은 개선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휴게시설 문제를 꼽았다. “제가 일하는 교양관은 지하 2, 현대자동차경영관은 지하 3층에 휴게실이 있어요. 대부분의 미화방이 지하에 있어서 곰팡이 냄새가 심하고 여름에는 침수되는 일도 잦아요. 벌레도 많고요. 가장 열악한 곳이 구법학관 미화방인데, 굉장히 습하고 여름에는 곰팡이 냄새 때문에 머물기 힘들 정도에요. 동원글로벌리더쉽홀은 티 테이블 두 개 붙여놓은 정도의 좁은 공간에 창문도, 환풍기도 없어요. 그 작은 공간에 신발장과 밥솥, 냉장고를 두고 청소 도구 세탁과 건조까지 다 해야 해요. 월급도 식대도 적은 편이니 밖에 나가서 사먹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앉아서 밥 먹기에도 부족한 공간이죠. 샤워시설은 세 개 건물마다 하나씩 설치되어 있는데, 일과 중에 샤워를 하러 다른 건물로 돌아다닐 수는 없잖아요. 정 참기 어려우면 저희가 마포 칸이라고 부르는, 마포걸레를 빨고 비품 보관하는 화장실 끝 칸에서 수건으로 대강 닦는 정도에요. 예전에 학생들과 함께 휴게 시설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잘 개선되지는 않네요.” 구법학관 지하에 위치한 미화방은 실제로 방문한 기자가 허리를 제대로 펴기 힘들 정도의 높이였다. 사실상 지하실인 그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 빨래를 말리는 중이었는데, 그나마도 켜두면 너무 시끄러워서 쉴 수가 없고 끄자니 더위를 피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했다.

 

여전히 진행 중인 고려대병원분회의 싸움업체 선정의 기준은 무엇인가

고려대분회의 임금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고려대병원분회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31, 서경지부 고려대분회와 고려대병원분회를 비롯한 학내구성원들은 고대안암병원 본관 앞에 모여 용역업체 태가BM의 부당노동행위와 학교 측의 수의계약을 규탄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학교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20년간 태가BM과 독점 계약해 온 점이었다. 이 점에 대해 이미 지난 1, 교육부가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다섯 달 가량을 버티던 학교 측은 감사 결과 입찰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되자 지난 6월 말에서야 입찰 공고를 냈다. 문제는 입찰이 마감된 현재 참여한 3개 업체에 태가BM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태가BM은 공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미 수많은 부당노동행위가 폭로된 바 있는 업체이다. 태가BM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의 청소 용역도 담당하고 잇는데, 지난해 10월 병원 측이 이 업체에 복수노조를 이용해 노조 간 갈등을 유발시킬 것을 지시하는 업무일지가 공개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서경지부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조합원에 대한 고소와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이었다. 그 외에도 해당 업체는 연차수당 미지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름/사진/핸드폰번호/노조가입 여부/집회참석 여부 온라인 게시) 청소노동자 인격 무시 폭행 가해자 승진 조치 부당해고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청소·미화노동자의 임금과 등록금돈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끝으로, 안 사무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올해 병가에 대해 단체협상권을 따서, 내년에는 병가 위주의 근무조건 등을 협상할 듯해요. 여름이나 겨울 대청소 때, 바닥이 미끄러우니 다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전에는 병가 제도가 있어도 쓰질 못했거든요. 연세가 많은 어머님들은 관련 정보를 모르시거나, ‘병가를 쓰면 자리 없어진다는 불안이 조장되기도 했고요. 산재보험을 받고, 대체인력이 공급되는 병가는 사실상 작년부터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산재보험처리는 아직도 꺼리는 분들이 계세요.” 더불어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방학임에도 학생들이 많이 연대해 주고, 응원도 해줬어요. 특히 본관에 항의방문 갔을 때 많이 와주었고요. 항상 고마워요.”

이번 임금협상을 통해 확정된 고려대분회 노동자들의 시급은 7,780원이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1626천원이다. 성북구가 제정한 생활임금인 1682천원에도 못 미치는 이 금액은, 위에서 살펴본 노동의 대가로 합당한 것일까. 협상은 용역업체와 하고 지급은 학교가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학교는 언제나 등록금 인상이 수반된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반대로 등록금이 인상될 때 학내 노동자 임금 인상은 그 핑계가 되지 않았던가 물을 수 있다. 몇 년 전 천정부지로 등록금이 치솟을 때, 청소·경비노동자의 임금은 얼마나 올랐던가? 우리가 학내구성원으로서 이들의 임금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목소리를 내야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인터뷰·정리: 문장원, 신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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