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고파스 공식(?) 철덕 타카기 양입니다. 오늘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일본 여행을 해보고 싶다, 열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기차 여행을 해보고 싶다, 신칸센이나 일본 국내선 항공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일본에서 장거리 이동을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한 작은 팁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바로,
「일본 최후 정규 침대열차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를 예매하자!」
입니다!
1.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란?
먼저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를 설명해야 할 것 같네요. 일본의 침대 특급열차 선라이즈 이즈모는 동해와 인접한 시마네현 이즈모에서 도쿄를 잇는 열차고, 선라이즈 세토는 시코쿠의 타카마츠와 도쿄를 잇는 열차입니다. 도쿄에서 오카야마까지는 선라이즈 이즈모와 선라이즈 세토가 병합하여 운행하다가, 오카야마에서 선라이즈 이즈모는 동해와 인접한 이즈모 방향으로, 선라이즈 세토는 시코쿠 방향으로 분리하여 각각 운행합니다. 반대편 도쿄 방향으로 운행할 땐 오카야마에서 병합하여 운행하고요. 즉 우리나라 KTX-산천, KTX-이음이나 ITX-마음에서 볼 수 있는 복합열차 방식으로 운행합니다.
선라이즈 이즈모와 선라이즈 세토는 장거리 이동과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데요, 일본에 마지막으로 남은 정규 침대열차라는 특이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침대열차가 자취를 감춘 지 이미 오래 되었고요 ㅠㅠ 물론 비정규 열차, 고급 관광열차까지 확대해서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해랑이나 일본의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 미즈카제 같은 초호화 침대열차도 있긴 합니다만 고놈들은 일반 발권이 안 되는 특이케이스니 일단 스킵...! 또한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는 신칸센 막차보다 늦게 출발해서 신칸센 첫차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컨셉에 충실해서 일정 종료 후 열차에서 푹 자고 다음날 일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 선라이즈 이즈모 시간표 >
하행(도쿄 → 이즈모시) | 상행(이즈모시 → 도쿄)
21:50 도쿄 07:08
22:15 요코하마 06:45
23:23 아타미 05:45
23:39 누마즈 05:26
23:53 후지 05:10
00:20 시즈오카 04:40
01:12 하마마츠 (통과)
(통과) 오사카 00:33
(통과) 산노미야 00:11
05:26 히메지 23:33
06:34 오카야마 22:34
06:47 쿠라시키 22:16
07:14 빗츄타카하시 21:49
07:44 니미 21:19
09:08 요나고 19:53
09:17 야스기 19:43
09:34 마츠에 19:26
09:48 신지 19:10
10:00 이즈모시 18:57
< 선라이즈 세토 시간표 >
하행(도쿄 → 타카마츠) | 상행(타카마츠 → 도쿄)
21:50 도쿄 07:08
22:15 요코하마 06:45
23:23 아타미 05:45
23:39 누마즈 05:26
23:53 후지 05:10
00:20 시즈오카 04:40
01:12 하마마츠 (통과)
(통과) 오사카 00:33
(통과) 산노미야 00:11
05:25 히메지 23:33
06:31 오카야마 22:34
06:53 코지마 22:01
07:10 사카이데 21:44
08:02 타카마츠 21:26
* 성수기엔 하행 코토히라까지 연장
08:26 타도츠 --:--
08:33 젠츠지 --:--
08:39 코토히라 --:--
2. 이용 가능한 침대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크게는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장 쾌적하고 열차 내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샤워카드까지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가장 비싼 A침대, A침대 하위 등급의 B침대, 그리고 침대가 아닌 마루바닥인 노비노비입니다.
아참, 잠시 막간을 이용해 설명하자면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를 탑승하려면 운임, 특급운임, 침대요금을 모두 지불해야 합니다. 운임은 내가 가는 만큼 지불하는 기본적인 교통비라 생각하시면 되고요, 특급운임과 침대요금은 각각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라는 특급열차를 이용하기 위한 요금과 침대 객실을 이용하기 위한 요금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를 침대 객실로 이용한다면 오사카에서 도쿄까지의 운임, 특급운임, 침대요금을 내게 됩니다. JR패스를 이용하는 경우 운임이 면제되어 특급운임과 침대요금만 내면 되고요!
먼저 A침대(싱글 디럭스) 객실의 모습입니다. 침대요금만 13,980엔이나 하지만 가장 편안할 뿐만 아니라 남들은 첫 역부터 줄 서서 구입하는 샤워카드를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열차에서 내릴 때 상쾌함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객실입니다. 가장 비싸지만 가장 인기가 많고, 한 열차에 6개 객실밖에 없어 예매 전쟁이 벌어집니다 ㅠㅠ... 이즈모에 6개, 세토에 6개 뿐이니 A침대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A침대 하위 등급의 B침대가 있는데요, B침대는 다시 선라이즈 트윈, 싱글 트윈, 싱글, 솔로 객실로 구분됩니다.
B침대 선라이즈 트윈 객실의 모습입니다. 혼자 이용해도 되지만 둘이서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도록 침대가 하나 더 덧붙어 있습니다. 다만 침대요금이 비싼데 샤워카드는 제공되지 않으니 A침대에 비해 인기는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A침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지 예매하려면 아주 빡셉니다 ㅠㅠ
다음은 B침대 싱글 트윈 객실입니다. 역시 침대가 두 개 있긴 하나 양옆이 아닌 위아래로 구성되어 있어서 B침대 선라이즈 트윈에 비해서는 비좁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이용한다면 짐을 아래에 두고 위에서 자거나, 위에 짐을 두고 아래에서 자거나 하는 식으로 공간 분리가 가능합니다.
열차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B침대 싱글 객실입니다. 1층 객실과 2층 객실 두 종류가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객실들보다는 다소 좁고 침대도 하나뿐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혼자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그리고 후술할 예매 전쟁에서 그나마 좀 수월한 객실이기도 합니다!
침대 객실의 마지막이자 침대 객실 중 가장 하위 등급인 B침대 솔로 객실입니다. 동력 객차의 남는 공간에 어거지로 만든 객실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좁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침대에서 잘 수 있습니다 ㅋㅋ 동력대차 위에 위치하여 진동과 소음이 커서 돈을 더 지불하고 B침대 싱글이나 싱글 트윈을 쓰는 게 좋다고는 하더라고요.
소개해 드리는 마지막 객실은 어쩌면 이 열차의 진정한 낭만(?)이라 할 수 있는 노비노비석입니다. 노비노비석은 침대가 아니라 찜질방 수면실 같은 마루 바닥이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노비처럼 이동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침대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장 저렴해서 의외로 수요가 있습니다. JR패스를 이용하는 경우 좌석만 미리 지정하면 추가 요금 없이 탈 수 있는 좌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는 JR패스로 가장 뽕을 잘 뽑을 수 있는 열차이기도 합니다.
=== 여기까지 사진은 나무위키 펌 ===
3. (제일 중요) 그래서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를 예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는 침대 특급열차입니다. 하지만 침대 객실 미리 예매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ㅠㅠ... JR패스로 뽕 뽑을 생각으로 노비노비석만 이용할 계획라면 탑승이 크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침대 특급인데 침대 객실을,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침대 객실을 이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선라이즈 이즈모/세토 예매하는 방법을 천천히 남겨보겠습니다.
먼저 JR서일본 홈페이지에 접속합니다. 어려울 것 없습니다. 그냥 구글에 JR서일본이라 검색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JR서일본 홈페이지로 들어갑니다.
JR서일본 홈페이지 모습입니다. 상단 언어 설정에서 한국어를 선택하시고, 화면 우상단에 있는 주황색 예약을 눌러서 외국인용 특급열차 & 신칸센 예매 페이지로 들어갑니다.
자, 본격적인 예매 페이지로 들어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실 본 게시글을 하나하나 정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간중간 굵은 글씨나 붉은 글씨로 강조한 주의점만 읽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일단 계속 설명합니다!
가운데 '역을 선택해 티켓 예약'을 눌러줍니다. 좌측 '실속 있는 티켓을 구입'을 누르면 각종 패스권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제 탑승을 희망하는 날짜를 지정하시고, 열차 출발시각보다 한두 시간 정도 이른 시간으로 설정해 줍니다. 열차 출발시각보다 한참 전 시각으로 설정해 검색하면 선라이즈 이즈모/세토 검색이 되지 않음에 주의하세요. 그리고 열차 지정에서 SUNRISE-IZUMO 또는 SUNRISE-SETO를 골라줍니다. 끝으로 출발역, 도착역을 지정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단, 여기서 정말 중요한 점은 출발 한 달 전부터 예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출발 한 달 전 오전 10시에 발매가 풀립니다. 앞서 A침대랑 B침대 선라이즈 트윈은 예매가 상당히 빡세다고 했었죠? 가장 좋은 객실인 A침대와 B침대 선라이즈 트윈을 차지하려면 출발일자, 출발시각, 열차 지정, 출발역 및 도착역 지정 상태로 최소한 오전 9시 55분까지 준비를 마치시고, 10시가 되자마자 요이-땅-하고 바로 예매에 돌입해야 합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진짜로 수강신청 도전하는 것처럼 10시 되자마자 클릭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세팅해 두고 미리 기다리시기를 권장합니다. 즉 5월 11일 열차를 예매하고자 한다면 4월 11일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미리 들어와서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전 10시가 되기 전까지 본인이 결제할 때 쓸 신용카드 번호를 미리 한글이나 메모장 켜서 입력해두고, 그걸 Ctrl+C 눌러서 복사해 두세요. 아, 일단 그렇게 해두세요. 해둬야 합니다.
다음으로 넘어오니 보통차 지정석(노비노비석), B침대 선라이즈 트윈 금연 객실, B침대 선라이즈 트윈 흡연 객실, A침대 금연 객실, A침대 흡연 객실 순으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눌렀는데도 남은 객실이 B침대 트윈(선라이즈 트윈 또는 싱글 트윈 중 랜덤) 금연 객실 뿐이군요 ㅠㅠ O는 좌석이 충분히 남았음, △는 소량 남았음, X는 매진을 의미합니다. 정말 이 정도로 치열합니다. 그리고 코레일톡 앱처럼 결제를 아직 하지 않았어도 먼저 선점했으면 일정 시간 동안 잠시 홀딩되는 방식이 아니라, 최종 결제까지 가장 먼저 도달한 사람이 객실을 차지하는 궁극의 경쟁 방식입니다. 결제 중에도 다른 사람에게 뺏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로 수강신청 하던 그 스킬 그대로 도전하셔야 합니다...!
자, 여기서 한술 더 떠봅시다. 안타깝게도 검색을 했더니 노비처럼 타고 가는 노비노비석을 제외하고는 표시되는 모든 침대 객실이 매진입니다... 이러면 침대 객실을 탈 수 없는 걸까요?
놀랍게도 그건 아닙니다! 이 외국인용 특급열차 & 신칸센 예매 사이트의 인터페이스 구성은 생각보다 굉장히 멍청(?)해서 지금 위 사진에서 X로 뜨는 침대 객실들은 A침대랑 B침대 트윈(선라이즈 트윈, 싱글 트윈) 객실들 뿐입니다. 앞서 B침대에는 싱글, 솔로 객실도 있다고 했었죠? 즉 위 이미지처럼 B침대가 전무 매진으로 뜨더라도 아직 B침대 솔로, 싱글 객실에는 잔여석이 있을 수도 있단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A침대와 B침대 트윈 객실이 모두 동났을 때를 대비해 어떻게 해야 B침대 싱글, 솔로 객실을 검색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겠죠?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5-06-16 14: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