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10
한줄평: 이별 극복이 지나고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풍부하게, 익살맞게 표현한 수작
[리뷰에 앞서]
예전엔 15금이었다가 연령이 올라가면서 리뉴얼이 되었다.
어느쪽이 먼저였는지는 모르지만, 극본이랑 영화 ver의 결말과 소소한 디테일이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영화와 전반적인 흐름만 비슷하고 플롯과 내용이 다 바뀜.
지금은 19금이나, 19금인 이유는 야해서가 아니라, 어른들의(?) 대화가 부적절해보일 수 있어서 언어적인 측면...?에서
19금으로 붙여놓은 듯 하다. 내가 느끼기에는 전혀 야하지 않았다. 오히려 15세 이용가인 죽어야 사는 남자보다 건전함.
전반적으로 이전 버젼의 아쉬운 결말과 진행 스토리를 개편하고 요즘 MZ감성에 맞게 바꿔놓다 보니 그렇게 된듯함.
[단점]
어찌보면 극본 자체는 그렇게까지 특별할 건 없다. 오히려 내용 자체는 평범하기에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서 호불호가 크게 갈릴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임현준/공다임 페어로 봤는데 둘다 연기력이 발군이었다만, 다른 페어로 볼때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두분 다 내공이 있는 배우라서 운이 좋게 좋은 회차에 당첨이 되어 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음. 심리묘사나 표정묘사가 뛰어남.
다만 이걸 뒤집어보면, 다른 페어를 만났을때는 편차가 클수있다는걸 의미하기 때문에... 그것이 단점이라고 생각.
[장점]
짧은 러닝타임 90분안에...
처음에는 "미친년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정시후에 대한 캐릭터를 온전히 납득시킬 수 있는 연기력
처음에는 "쓰레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한정훈에 대한 캐릭터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는 연기력...
그리고 올드한 감성이었던 이전 작의 입김을 털어내고 대사 하나하나 신경쓰고 개연성을 챙긴 연출과 스토리
깔 구석이 없어서 10/10을 주었음.
스토리부문을 보자면,
예전에는 아마 공항으로 떠나는걸 교통체증으로 잡게되는 얼탱없는 결말이었던거같은데...
좀 더 현실적으로 여지를 주면서 새로운 커플로 탄생하게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결말로 바뀌었음.
전반적인 대화나 무대장치들도 좀 덜 나이들어 보이게 만들었음. 예전에 봤을때는 약간 30대 중반의 남녀들의 이야기 같았다면
확실히 더 연령대가 어려진 주인공들의 이야기 같아 보이게끔 했음. 패션부터, 그들이 얘기하는 말투나 이런부분에서도 신경쓴듯.
농담스러운 부분도 아재개그나 맥락없는 개그, 1개월만 지나도 짜게 식는 밈개그가 아니라는 점이 굉장히 노력했구나 싶음.
예전 수준이었으면 한 7점줬을 스토리/연출인데 장족의 발전을 했음.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남자도, 여자도 서로를 "배려"한답시고 자기가 느끼는 바, 원하는 바를 빙빙둘러 말하거나 원하는것과 반대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이 약간 흥미로웠음. 분명 서로를 위한다고 생각해서,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한번 걸러서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게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서로에게 오해를 쌓아가는 과정이 되어버림.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혹시모를 상처를 줄까봐 자신이 없다 말하고
여자는 자신이 없어도 (말로선 내가 좋아해달래? 그냥 같이 있어만 달라고! 라고 했다지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시작하기를 원하는데
자신이 없다하면서 그만두자는 뉘앙스니까 상처받음.
그와중에 운명에 맡기자고 하면서 헤어지는 장면까지 보면 왠지 이 연극과 반대선상에 서있는 어떤 영화 하나가 떠오르기도 합니다만..
이 장면을 보면서 까이든, 상처를 받든, 상처를 주든, 리스크를 감내하고 뭐라도 해야 관계의 진전이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다만 그 전부터 좀 더 서로에게 벽을 치다말다 하면서 훼이크를 넣지말고 솔직했으면 이렇게까지 꼬지 않아도 됐을텐데!
라는 생각도 조금 해봄 자기들 딴엔 서로 배려한다고 했던 행동들이 서로에게 선을 긋고 벽을 치는 행동으로 보이기도 했음.
(그렇게 됐다면 재미가 없었겠지만ㅋㅋㅋㅋ현실이라면)
여튼 이런 부분들이 배우들의 몸짓, 어조 등의 연기에서 다 우러나왔다고 생각함.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와 찰나에 지나가는 서로간의 생각들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디테일한 연기를 보는 맛이 있었음.
[결론]
19금이라서 민망할까봐 그냥 혼자보러갔는데, "한뼘사이"처럼 아주 빵빵터지지는 않지만 손에 땀을 쥐고 그만큼 재밌게 본 연극이었다고 생각함. 전에도 고파스에서 리뷰이벤트 했던거같은데 올라오게 된다면 꼭 보러 가시는 것을 추천.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5-05-17 18:2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