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07학번이다. 사실 3학년에게 새로 동아리에 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어려운 전공 공부에 토익이니 토플이니 하는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인턴, 해외봉사, 교환학생 등 할 게 어찌나 많은지. 더구나 소위 ‘빡센 동아리’라는 고대신문에 지원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런 내가 고대신문에 들어온 건 진짜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다. 많은 어른들이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으니 최대한 많이 겪고 많이 배우라고 했다. 하지만 난 늘 해야 할 일에 쫓겨 조바심을 내는 사람이었다. 난 할 일들을 제때에 해내긴 했지만 부딪혀 가며 쌓을 수 있는 경험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건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고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를 봤다. ‘홍보관에서 밤 11시가 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유일한 곳’이라는 말에 왠지 직접 체득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설 같은 표현이지만 전기가 찌릿하고 통하는 느낌이었다.

고대신문에 들어와 예상보다 훨씬 더 혹독한 시간을 거치며 나는 많이 변하고 있다. 약속시간을 제때에 지키는 법이 거의 없고 책임감도 없었던 내가 취재원을 먼저 기다리고 마감 시간을 지키려 하는 모습에 내 자신도 깜짝 놀란다. 부탁 잘 못했던 내가 힘들 땐 동료 기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다른 기자 기사가 밀려있으면 대신 취재를 해주기도 했다. 밤새고 기사 마감 시간이 끝나면 동료 기자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울고 웃고 위로를 하는 법을 배웠다. 다 잘하는 줄 알았던 내가 빽(일종의 첨삭으로 부장님과 국장님이 기사를 고쳐주시는 것을 말한다.)을 받으면서 얼마나 부족했던지도 배우고 있다. 그 외에도 너무 많은 것들이 날 조금씩 강하고 바르게 성장시켜주고 있다.

부족했던 내 자신이 고대신문에 와서 조금씩 채워지는 걸 느낀다. 내가 고대신문에 늦게 들어왔다면 그건 3학년이란 고학년에 들어온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일찍 이 좋은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을 뜻하는 것일 거다. 그렇다. 나는 뒤늦게 고대신문에 들어왔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들어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새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새 사람들 생각에 벌써 가슴 벅차다. 고대신문에서 배워갈 무한한 가능성에 끌린다면 주저말고 지원하기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