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 홍보라고 선택사항에 있는데 이런 글도 개인 홍보(?)라고 생각되서 이렇게 용기내서 써봅니다.

저 소개부터 간단히 하겠습니다.  남자이고 학부는 고대 자연계쪽으로 졸업했습니다. 벌써 졸업한 지가 꽤 되었네요. 나이는 삼십대 초반(중반으로 접어드는중?) 입니다. 학부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 가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오니 여기 저기 일이 참 많아서 바쁘게 지내는 편입니다.

그런데 유학 다녀와서 일을 시작하고 지내다 보니 이제 나이도 꽤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한국 와서 누군가를 만날려고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기서 부탁할 만한 사람도 별로 없을뿐더러 이제 누군가를 만나도 쉽게 만나기 어렵다는 현실을 알고 나니 더욱 어렵습니다.

최근에 여러 대학교에 세미나 하러 다니는데 그 사이 한국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불과 몇년 정도가 지났지만 사람들이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사람 만나기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생각이 부쩍 드는 때입니다. 특히 6년만에 맞이하는 한국의 봄은 정말 반갑지만 그만큼 외로움과 적적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낯모르는 분에게 말을 걸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글을 쓰고 있습니다.

키는 177 정도이고 몸매는 뚱뚱하거나 마르지도 않은 보통 체형입니다.  나이에 비해서는 젊어보인다(동안?)이라는 얘기도 듣는데 학교에만 오래 있어서 그런지 같은 또래의 직장인들 보다는 학생 같다는 인상을 준다고들 합니다. 지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 취미(소망?)는 등산인데 많이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관악산은 생각보다 쉽게 다녀왔고 북한산을 한번 올라보고 싶네요. 그리고 독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소설 책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사회과학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고등학교 재학때부터 이과 속의 문과라고 불렸던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수리탐구 보다 언어영역이나 사회탐구영역 쪽을 월등히 잘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들이 불확실성의 시대(The era of uncertainty), 권력의 해부(The anatomy of power) 등인 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cosmos)는 초등학교 때 저의 꿈을 키워준 책이었지요. 그리고 윤리학자 피터 싱어 교수의 실천 윤리학 그리고 얼마전에 공저한 The Ethics of What We Eat (한국에서도 번역이 되어 나온 것으로 아는데 저는 원서로 읽었던 지라 잘 모르겠네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역사 정말 좋아합니다. 어릴적부터 역사책 보는 거 좋아했고 중고등학교 때도 역사 수업에서는 항상 선생님도 저의 눈치를 볼만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단지 외우는 역사(시험치기 위한 역사)보다는 그 의미와 교훈을 배우는 역사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예전에 교육방송에서 '도자기'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도자기'를 통해 중세와 근세 중국 그리고 유럽 사회가 어떻게 교류하고 영향을 주었는가 대한 것을 알고 깊은 감명을 느꼈습니다. 칭화(청화) 백자들의 아름다움을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 예술 박물관에서 감명깊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예술이나 미술 여전히 문외한이긴 하지만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는 양식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술 전시에도 몇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많이 접해볼려고 하는 편입니다.

비록 박사 학위도 받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한 궁금증, 세상을 보는 눈, 그리고 사고 하는 방법은 결국 철학에서 온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왜 Ph. D.가 doctor of philosopher인지 다시금 느끼곤 합니다. 결국 과학도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 즉 사고의 방법(철학)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라 느낍니다. 자기만의 철학, 세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연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하여 최근에 다시 근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담은 책들도 틈틈히 보는 편입니다.

종교는 불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기복 신앙으로써 불교는 믿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평안을 얻기 위한 소승 불교적 생각으로 사찰에 가끔씩 가곤 합니다. 그동안의 삶을 반성하고 되돌아 보는 장소로써 사찰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신을 믿느냐 물으신다면 부정은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범신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인즉, 우리 모든 사물 그리고 생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면 함부러 대하지 않고 존중하며 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믿음 때문 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입니다. 진보 신당 당원이기도 했는데 아직 한국 정치계에서 진정한 진보 정당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기가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 탈당하고 투표는 정당 투표로 민주당으로 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민주당도 딱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우선 진보 정당이 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수구 정당부터 몰아내야 된다 믿기에 당분간은 그렇게 합니다.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는 그런 정당을 지지할 것같습니다. 보수, 진보 다 받아들이지만 기회주의적인 정치인은 정말 싫어합니다.

미국 살면서 심각한 부의 편중에 대한 좌절감과 안타까움을 크게 느낀 편인데 일부 계층이 부를 독점하기 '효율'만을 강조하는 사회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늘 얘기하는 것이 소위 '3%'론인데 우리의 소득의 3%만 우리보다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쓴다면 세상은 훨씬 밝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할 때 부터 실천해왔네요. 가족들 그리고 지금 자라나는 조카들을 보면서 저의 후손들이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분히 추상적으로 조금 모호하게 글을 썼네요. 끝으로 제가 알고자 하는 분은 우선 제가 위에서 쓴 그런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는 분이었으면 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다 갖춘 사람보다는 앞으로 갖추어 가고자 하는 사람이기에 갖추어 나가는 삶의 보람을 중요시하는 분이었으면 합니다. 삶이 늘 눅눅하진 않지만 나 스스로에게 충실하고 그렇지만 내가 속한 이 사회에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있으신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즉,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시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것에 대해 얘기도 나눌 수 있고 생각도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분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추상적인 면이 없지 않아 딱히 정의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한다면 거짓이겠지요.

혹시 이런 제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그리고 대화를 통해 알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서로 알아갔으면 합니다. pelletine@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쓰고나니 낯이 뜨겁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좋은 분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에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6 05: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