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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로 유혹…돈 버는 사람 거의 없어
YMCA 시민 중계실 사이트에 올라온 다단계 관련 상담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단계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는 친구 혹은 선후배로부터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다단계 업체 가입을 권유받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업체로부터 물품 구입을 강요받거나, 학자금 대출 등으로 마련한 거액을 날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고수익 아르바이트의 유혹
대학생 S모씨는 얼마 전 고수익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한 통신기기 판매 업체에 면접을 보러갔다. 신경 써서 정장까지 차려입고 간 S씨는 그러나, 예상과 달리 면접 대신 큰 강당에서 ‘수업’을 들어야했다. ‘다단계’임을 눈치 챈 S씨는 분명히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S씨를 업체에 소개해준 친구는 집까지 찾아와 집요하게 가입을 요구했고, S씨는 거절을 거듭하느라 한동안 진땀을 빼야했다. 또 다른 대학생 L모씨도 비슷한 경우를 겪었다. L씨는 “과 친구가 추천해주는 자리라 아무런 의심이 없었다. 알고 봤더니 우리 과에만 여러 명이 그 친구의 소개로 업체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었다”며 “주의 사람들의 만류가 없었으면 나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다단계 피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불법 다단계의 손길이 노인층이나 대학생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모자라고,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까지 뻗친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 등의 방법으로 돈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서울 YMCA 김혜리 간사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사행성의 일에 뛰어듦으로써 사회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 마련하기 위해 제2금융권이나 학자금을 빌려 쓰는데, 결국 돈을 벌지 못해 학업까지 중단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고액의 알바라는 말에 유혹에 빠진다. 특히 돈에 대한 압박이 심한 군대를 갓 제대한 남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단계 업체의 대표가 불법 행위로 입건된 일도 있었다. 화장품,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판매한 이 업체는 여대생들에게 회원 가입 조건으로 330만원어치의 물품을 구입하게 했고, 돈이 모자란 이들에게는 대출업자를 알선해 주기도 했다. 더구나 그마저도 물품 가격을 시가의 3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까지 받고 판매한 것이었다. 김혜리 간사는 “이 업체에서 피해를 입은 여학생들이 돈을 갚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진화하는 수법
이처럼 대학생들이 쉽사리 다단계의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파른 등록금 상승과 취업난으로 ‘한탕’에 대한 유혹을 어느 때 보다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성인들에 비해 친구관계에 스스럼이 없는 20대의 특성도 다단계 업체들에게는 회원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정책팀장은 “대부분 고액아르바이트라는 말로 현혹한다. 특히 불법 다단계 피해사례의 80%는 지인을 통해 가입한 경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니홈피의 쪽지를 통해서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지인인줄 알고 접근했다가 아닌 걸 알고 난 후에도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하면서 접근하는 식이다.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일반인이 일단 발을 들이고 나면 집요한 교육과 설득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시킨다. 이 과정에서 초기 회원 가입 명목으로 다량의 물품을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우선 제품을 사용하게 해 환불을 못하게 만드는 수법을 이용한다. 이때 법이 정한 초기 구입 한도 금액인 120만원을 넘어서, 8~90만원어치 물품을 여러 번 구매하도록 하기도 하며, 위의 사례처럼 대출을 알선해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
대학생이 다단계로 성공하기는 극히 힘들어
광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몇 년 전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다단계 업체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300만원의 월수입을 올리는, 소위 ‘잘 나가는’회원이었다. 그러나 회사가 자사주식을 판매하는 등 무리한 영업을 이어오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일을 접어야 했다. 특히 수입 중 상당부분을 재투자했기 때문에 수익은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김씨는 보통사람이, 특히 대학생 등 젊은층이 다단계로 성공하기는 극히 힘들다고 말한다. “다단계는 기본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생명이다. 다단계로 돈을 버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자금력이 있는 4~50대다. 대학생이 다단계로 돈을 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나의 경우처럼 회사가 부실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실패로 경우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말대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제품이 조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웨이나 뉴트리라이트 등 제품이 어느 정도 품질을 인정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위·과장광고를 일삼는 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펀드나 외환 거래상품, 상조 ·보험상품 등으로 다단계 업체의 판매 품목도 진화하고 있다. 김씨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믿을 수 있는 제품이 아니면 어떤 능력을 보유하더라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팀장도 “현실적으로 다단계로 성공하는 사람은 1%미만”이라며 가입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고, 서울 YMCA 김혜리 간사는 “시작하기 전에 등록된 업체인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가급적이면 대학생은 다단계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불법 다단계 업체인지 여부는 ‘공정거래 위원회(www.ftc.go.kr)’ 또는 ‘직접판매협회(www.kdsa.or.kr)’ 싸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불법 다단계 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면 YMCA 시민 중계실 (consumer.ymca.or.kr, 733-3181)에 상담을 의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