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래 인테리어 후기 및 추천 글을 보고, 저도 최근 진행한 인테리어 내역 공유해볼게요.
요새 자재비, 인건비가 급등해서 인테리어 견적이 몇 년 전보다 엄청 뛰었기 때문에 감안하고 진행했습니다.
퀄리티 유지하면서 비용 누르기 위해 노력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공유 드려요.
최근 2년 사이 저희집, 사무실 등 몇 건 진행해봐서 부모님 댁 인테리어를 맡아서 진행했어요.
사무실 인테리어 하면서 직접 도면, 철거, 전기, 배관 작업 등을 해봤고, 목공 타일 등등도 하청 써서 직접 관리하면서 공사를 해봤기 때문에 경험치는 많이 쌓여있는 상태였어요.(셀프인테리어가 얼마나 빡센지 겪어봐서 압니다..)
직접 하면 제 시간 투입이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제 시간과 노력을 안들여도 거지같이 안 하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많이 싸게 하는 가게, 가성비 좋은 가게 등등 여러 인테리어집과 네트워크가 있었고, 개별 도배업자 타일업자 등등 실력 있는 분들은 번따 해서 알고 지내요.
근데, 직접 관리하려면 시간이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ㅠ 믿고 맡길 수 있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퀄리티 신경쓰는 강남 지역 업체들 몇 곳 컨택 해서 공사 레코드 좋고 커뮤니케이션 잘 되고 요구사항 (나쁘지 않고, 비용 눌러줄 곳. 이게 하려면 할 수 있는건데, 많은 업체들은 모르면 가만히 계시고, 우리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합시다 라고 합니다) 들어주는 곳을 찾았습니다. 사장님 나이가 많아도 50대, 이왕이면 30-40대 젊은 분들 추천합니다. 젊은 사장님&직원분들은 도면 작업 세밀하게 다 잡아서 사전 협의하고 결과물이 어떨지 다 계획 짜고 들어갈 수 있는데, 나이 드신분들은, 실력이 있으시고 잘 할지언정, 하던 방식으로 하고자 하시고, 사전에 계획을 보여주길 어려워 하십니다.
이번에 선택한 업체는 제가 렌더링까지 몇번 요구했는데 (약간 선 넘는 느낌이지만…) 다 들어주셔서 제가 헷갈려하는 색상도 다 잡고 들어갈 수 있었어요. 암튼,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저희 부모님 댁(강북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 공사를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진행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연세도 좀 있으시고, 이쪽 관련해서는 문외한이신지라.. 고객 사이드는 실질적으로제가 주관했습니다.
연식이 40년 가까이 된 오래된 아파트다보니, 공사 범위를 확인하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일단 공사 범위를 정해야 했는데.. 정말 새로 집을 짓는 수준의 공사를 해야겠더라구요.
1. 샷시
2. 단열
3. 난방 온수 배관
4. 욕실
5. 주방
6. 기타
이 모든 것을 진행하고자 하니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가 개입하기 전에 부모님께서 지인 통해서 소개 받아서 견적을 받아오셨는데, 그 견적은 제 기준으로 너무 저렴했습니다.
저렴하면 좋지 왜 그러냐 하시겠지만, 그쪽 사정을 아시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인터넷에 그런 내용 많으니까 잘 찾아보세요.
아무튼, 샷시도 바꾸고, 난방배관도 다 교체해야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현실적이지 않은 견적이었고, 그러면 오히려 상당히 고생할 수 있다 판단하여 몇군데 더 서칭해보았습니다.
40평대 구축 아파트, 샷시 올교체, 난방배관 올교체 등등.. 정상적으로 종합 인테리어 하는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1장 이상 제시할 정도로 시세가 많이 올라 있습니다..ㅠㅠ
몇년 전에 제가 했을 때에도 올라 있는 상태였는데, 그 사이 한참 더 올랐더라고요
총 다섯 곳에서 견적서를 받았습니다.
업체마다 양식이 달라서 정확하게 비교는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견적을 대충 뽑는 곳은, 관성에 의해서 화장실은 350, 샷시는 1800 이런식으로 대충대충 해서 자기들이 필요한 금액을 넣어요. 이건 견적 몇 곳 받아보시면 알꺼에요.
내가 샷시 가격 알아서, 샷시가 1400으로 되는데 왜 1800인가요, 좀 줄여주세요 하면 난색을 표해요.
나름 말이 되는게, 견적은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고, 이렇게 저렇게 밀고 당기고 하면서 총 공사 금액으로 수익이 남도록 견적을 뽑습니다. 그만큼 마진폭이 크다는 말이기도 하고, 사고가 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업체에서 못 남기거나, 견적 이상으로 원가가 들어가면 튀튀하거든요… 아니면 엉망으로 시공하는 하청을 쓰거나, 남은 쓰레기 자재 쓰던가요.
전 현장에서 쓰고 남은 타일, 타일집에서 아무리해도 안 팔리는 재고, 이런걸 갖다 시공하고 비용을 줄이는 식입니다.
아무튼, 대부분 업체가 각 공정 별로 얼마 해서 총 얼마 이런 스타일의 견적이었는데 한 업체가 원가+업체 마진으로 견적서를 제시했습니다.
처음엔 낚시 성으로 엔트리 견적을 낮게 제시한 것인가? 이렇게 해서 오바되면 튀튀하려는 업체인가 의심은 갔지만, 업체가 반포에서 장사를 하고 레코드도 있어서 원가와 마진 공개한 해당 업체와 현장 미팅을 했습니다.
미팅을 해보니까 이 친구들이 일하는 로직이 있더라고요.
1. 기존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각 공정 별 최초 견적 산출
2. 실제 실행가와 계약서 기준 견적가 차이에 대한(추가 비용) 정산을 매 공정마다 진행.
단, 진행에 대해 상세히 보고. (저는 공사 시작되면 매일밤 현장 가서 확인합니다. 여기는 공정별로 사진을 한 무더기씩 찍어 보내줘서 현장 방문 없이 계속 파악이 됐습니다)
3. 최종 마감된 실행원가의 몇%를 업체 마진으로 산정
일반적으로 종합인테리어 업체들이 일정한 비율의 마진을 녹여서, 소위 말하는 깜깜이 견적으로 운영하는데, 이 업체는 세부내역을 다 공유하고 마진을 붙이는 식이었습니다.
업체가 실수해서 뭐가 잘 안나오고, 업체한테 고객이 진상을 부리면 (진상인지, 정당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피곤한 과정임) 업체는 계속 안 해주려고 하다가, 동네 평판, 인터넷 평판 등을 고려해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후속 수주 신경 안쓰는 영세업체나 영세업자?는 (보통 목수가 종합으로 넘어가서, 사업을 이렇게 날려먹습니다. 그리고 가족 명의로 새 사업 차려서 …) 쌩까고 돈만 먹고 튀튀 하는거죠…
그게 소비자 입장에서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는데, 저는 후진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과거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수준 자체가 많이 올라갔고, 지식도 늘어서, 공사 정보를 계속 공유 받으면서 합리적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업체 책임이면 업체가 책임지고, 고객 책임이면 고객이 책임지고, 같이 해결할 수 있으면 협의해서 최소 비용으로 타협 보면서 해결보고…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에요.
마침 이 업체도 소비자들 눈높이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서, 전략을 바꿨다고 합니다.
다른 업체는 이 공정이 얼마인데 왜 여기는 더 비싸냐며 역으로 따지는 손님들이 많았다는거죠 ㅎㅎ
근데 그렇게 따져봤자 별 득이 없는게, 어차피 견적 자체가 대충 짜인거여서, 업체는 어떻게든 남겨먹어야 하고, 여기에서 빼면 저기에서 먹고, 저기에서 못먹으면 인건비 줄여서 먹고, 공사기간 연장시켜서 먹고 하는 식이에요 ㅎㅎㅎ
아무튼, 최초 견적이 타 업체 대비 조금 저렴하기도 했고, 사장님 만나보니 제가 원하던 젊은 분이었고, 가게도 반포에 있어서 믿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세부내역 공개하겠다는 약속, 시공 전 도면 및 시공 과정 중 커뮤니케이션 잘 되리라는 믿음 때문에 해당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구축이어서 샷시 교체, 난방 배관 올교체 등 올수리 시공 이력이 충분히 있는 업체라는 점도 중요했습니다.
참고로, 배관 교체하셔야 하면 부촌의 개구축 주변의 인테리어 업체들을 컨택해보세요. 배관이 집집마다 터지는데, 아랫집에 피해 주기 싫어서 배관 교체를 엄청 많이들 하시고, 주변 인테리어 업체가 경험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봉 한신 아파트)
여러 업체 비교해서 신경써서 선택하고 리모델링 진행한 것에 대한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업체가 각 공정 별로 원가 공개 100% 다 해줬습니다.
목공, 타일, 마루, 도배공사 각 공정 별로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실제 견적가보다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도 각 공정의 하청 업체로부터 받은 내역서를 첨부해서 견적서 대비 실행 내역을 정리해서 줬습니다.
제가 공사 진행하면서 아이디어가 생기고 생각이 바뀌어서 추가한 내역에 대해서는 비용이 올라갔고, 다 납득이 가는 비용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눈탱이" 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ㅌㅌ할 걱정이 없어서 가장 좋았습니다.
ㅌㅌ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진짜로 사라지는거 ㅋㅋㅋ 그리고 다른 하나는 ㅈ같이 해놓고 끝났다고 우기는거에요.
세부 계획 다 서고, 세부 견적 다 공유하니까 그럴 위험이 없는게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부모님댁이니까 특히 더 신경썼고요.
인테리어 해보신 분들을 아실텐데, 완공 후 사진 보시면 디테일을 챙길 줄 아는 업체였습니다.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고, 디테일에 비용도 많이 들고, 만족도가 갈리거든요. 저는 이번에 고오급 인테리어를 중급 비용으로 했다 생각합니다.
후배가 재작년에 28평을 1.6억 주고 했다니까 나름 만족합니다. 그 친구는 어르신들, 애기들 생각해서 친환경 자재 쓰고, 고구려 방충망 (어린이 낙하? 방지 방충망) 쓰고 한것도 있지만, 강남쪽 업체들에서 일반적으로 부르는 비용 자체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근데, 좋은 동네 시공하는 업체를 써야지 디테일을 신경써줘서… 고대병원가면 적정진료(=최소한의 필요한)만 주로 해주려 하고 서울삼성 가면 과잉(혹은 최대, 최적의) 해주려고 하는 것과 비슷해요.
밤늦게까지 디자인 시안 가지고 논의하면서 몇번 갈아엎어 주시고, 인테리어의 꽃은 주방이라고 생각해서 주방 투시도 까지 요구했는데 뚝딱 잘 만들어서 보내주기도 했고, 이런저런 니즈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을 잘 해주기도 했고, 예고 없이 불쑥 현장 찾아갔는데 현장 소장님이 현장 브리핑을 상세히 잘 해 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완공 후에 깔끔하게 잘 됐다고 부모님께서 만족하셨어요. 어머니 친구분은 수리 후 놀러오셨다가 마음에 드셔서 동네 업체 안 쓰고 저희가 진행한 업체 소개 받아 가셨고요.
그 집은 저희가 진행한 공사 내역 상당 부분 복붙 하시나보더라고요ㅎㅎ 취향에 맞는 것만 변경하고 다른집에서 진행한 거 그대로 쓰면 가장 안전하고 좋긴 합니다.
업체랑 진행할 때 신경쓰셔야 할 부분 몇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줄일께요. 이렇게 해주는 업체 찾으세요.
1. 진행했던 업체는 자재를 고를 때 다양한 선택지 제시, 힘 줄 곳과 뺄 곳에 대한 조언을 잘해줘서 자재비 폭등을 막아줌. 힘 빼는게 정말 중요함. 이걸 똑똑하게 조언해주는 업체 찾으세요.
2. 최초 예산과 실행 원가가 거의 비슷하며, 예산 대비 줄어든 내용을 솔직하게 공유해주는지 확인하세요.
3. 디자인 시안을 3D로 여러 개 제시, 투시도 작업도 가능한지 보세요. 캐드로 계획해서 스케치업으로 올려주면 가장 좋아요. 업체가 만약 스케치업도 안쓰면 (이건 인테리어학과 졸업한 직원 있으면 다들 엄청 잘 써요. 연세 있으신 업체들을 불가) 빠이 하세요
4. 가전, 가구, 마루, 벽지, 커튼 등의 전체적인 색감 조화 맞출 수 있는지. 인테리어 업체에 디자이너가 있어야 합니다. 하청 업체 관리하는 사람 따로, 디자이너 따로에요. 디자이너가 색감 봐가면서 메지(타일 사이) 색, 실리콘 색 다 잡아주고, 주방 상하부 색상, 벽지 색상 등등 계속 조언할 수 있어야 해요. 여기는 디자이너님 색감이 좋으셨고, 사장님도 젊은 분이어서 젊은 센스가 있으셨어요.
5.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디자인적으로 잘 풀어냄. 내가 뭔가 하고 싶은데, 뭔가 불만족인데 해결법이 없다. 그래서 업체에다가 물어보는데, 그건 안되는거에요 하고 말면… ㅅㅂ 업체를 왜씀. 저는 주방 도면을 엄청 여러번 바꿨어요. 그냥 진상짓을 한 건 아니고, 아무리해도 공간이 안 나와서, 공간 확보할 방법을 찾느라 그렇게 됐어요. 근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업체에서 제시해 줘서 그 안으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좁은 현관에서 공간 뽑고 신발장 넓게 만들면서 공간은 좁아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 같은건 계속 고민하는 업체들만 가능해요. 그냥 타성적으로 공사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개판납니다 ㅋㅋ 가구 배치 같은 것도 사전에 다 도움 받으세요! 가구는 내가 구매하지만 그에 대한 고려가 사전에 되어 있어야 예쁘게 들어가요. 이거 해줄 능력되는 업체들이 가끔 있어요.
6. 야매로 안 하는 업체. 일단, 견적 대충 뽑으면 피하세요. 그리고 너무 싸도 피하세요. 이건, 판단하기 어려우실 수 있는데, 샷시가 싸다, 그럼 어떤 브랜드 넣으실건지, 그 브랜드의 어떤 급을 넣으실건지 꼬치꼬치 물어보셔야 해요. 그럼 보통들 “아, 당연히 저렴한 걸 넣어야죠, 좋은 걸 어떻게 넣어요” 라고 답이 옵니다. 진행했던 업체는 브랜드와 등급(모델) 처음부터 다 협의하고 시작해서 나중에 ㅈ같은 싸움할 일 없이 서로 편안하게 했어요.
7. 계약서 쓸 때 공유해준 공사일정표랑 실제 일정이랑 거의 일치하는지. 이게 중요한게, 업체가 비용 줄이는 방법이 일정 늘리는거에요… 어머님께서 처음에 계약할뻔 했던 업체가 아마 이 방법을 썼을꺼에요. 예를 들어, 목수 10년 정도 하면 집 하나 혼자 뚝딱 올릴 수 있거든요. 인테리어 모든걸 그냥 혼자 ㅈ같이 하는거죠. 느~긋 하게~ 아주 ㅈ같이 (왜냐하면 모든 분야를 잘 하지는 못하니까요. 그냥 대충 흉내내는 수준) 그렇게하면 종합인테리어 비용도 본인이 먹고 (이건 하청업체 관리감독하라고 주는 비용입니다), 하청이 먹는 비용도 본인이 먹고, 3명, 5명 7명 붙어서 뚝딱뚝딱해야하는 일도 혼자서 느~긋하게 하면서 본인이 먹고. 집 주인만 애 타다가 결과물 보면 오열하는 시나리오 입니다.
저희집은 결과적으로 사건사고 없이 만족스럽게 끝났습니다. 업체 인스타 들어가서 다른 집 시공도 구경하세요. 직접 오프라인 미팅 할 때에는 인스타보다 훨씬 더 많이 보여주셨어요.
https://www.instagram.com/design_luka_official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하청?분들도 필요하신 분들은 소개해드릴게요. 저희집 도배했던 아저씨 도배 잘 하셔서 번따해놨어요 ㅋㅋㅋ 도배만 필요하신 분은 도배 잘 하는 아저씨(AA급!!) 소개해드릴께요. 쪽지 주세요.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엄청 길어졌네요;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