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리즈의 일본어 고유명사 표기는 나무위키 표제어에 등록된 표기법을 따릅니다. 다만 몇몇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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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일차가 되었군요. 3박4일 일정이 벌써 ㅠㅠ... 3일차 아침도 호텔 조식으로 시작합니다.
2일차 글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저는 사실 조식을 챙겨 먹지 않습니다. 아침에 밥을 거르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자는 걸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일차도 친구들 손에 이끌려 조식을 먹으러 왔습니다.
흠, 그래도 어제(2일차) 조식 먹고 시작하는 여행이 생각보다 든든~~하다는 걸 배워서 그런지 오늘(3일차)은 아침에 눈 뜨는 것이 조금은 수월하더라고요.
하... 그러나 3일차(8월 9일)도 날씨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한껏 꾸리꾸리한 날씨...
3박4일 일정 중에
무려 3일이 흐리냐...
▲ 출처 : 사계채의 언덕 홈페이지(링크)
원래 3일차에는 2일차에 시간이 없어서 미처 둘러볼 수 없었던 『사계채의 언덕』이라는 곳을 가려고 했습니다. 사계채의 언덕(四季彩の丘)은 비에이의 구릉 위에 펼쳐진 대형 관광 농원으로, 어제(2일차) 비가 내리는 와중에 방문했던 팜 토미타와는 달리, 맑고 쾌청한 하늘 아래에서 색색의 꽃을 구경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조졌네 이거~
역시나 여행은 계획한 그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군요. 또 우중충한 날씨 아래에서 꽃을 보러 가야만 하는가...?? 뭔가 긴가민가한 기분이 들던 그 순간, 친구 한 명이 입을 열었습니다.
얘들아, 어제 꽃 보고 왔는데
오늘 굳이 또 꽃 보러 갈 거야?
물론 사계채의 언덕 예쁘긴 하겠지만,
어제 본 팜 토미타랑 뭐 그리 다를까?
(듣고 보니 맞는 말)
일행 모두 이 말에 공감하더라고요. 어제 비에이, 후라노 가서 꽃을 보고 왔는데, 굳이 오늘도 또 그래야 함?? 그런 생각이요.
하지만 오늘 여행의 주제를 어제와 다른 것으로 잡는다고 해도, "그럼 오늘 어디서 뭘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음...
그럼 어차피 패스권 있으니까
오타루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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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이유로 3일차 일정은 갑자기 오타루가 되었습니다. 마침 적절하게 아사히카와역에서 삿포로역까지 특급열차 시간도 얼추 맞더라고요. 오타루 가보겠냐는 제 제안에 모두가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지 일사분란하게 관광지, 맛집, 교통편 등을 각자 검색하더랍니다.
순식간에 삿포로역으로 왔습니다. 패스권 덕분에 특급열차도, 보통열차도 제약 없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아~ 이맛에 패스 쓴다~
이제 오타루까지는 보통열차로 환승해서 이동합니다. 신치토세 공항~삿포로~오타루 구간은 홋카이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배차가 항상 조밀한 구간이라 오타루까지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삿포로에서 보통열차로 이십여 분 정도를 달리면 드디어
바다를 만납니다.
그리고 오타루까지 오니까 비로소 하늘이, 마침내 새파란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어쩜 출발한 아사히카와와 날씨가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는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통근형 전동차에서 바다를 만납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하코다테 본선 보통열차에서 바다를 보는 게 이번에 처음이 아닌데도 마음이 몰캉몰캉해집니다.
오타루역 도착!
일정을 바꿔 오타루에 오길 잘했네요.
사용하고 있는 삿포로-후라노 에리어 패스의 뽕을 아주 극한까지 뽑고 있습니다. 아사히카와에서 삿포로, 오타루를 2왕복이나 했네요 ㅋㅋㅋ
오타루역에서는 나오자마자 바다가 넘실거리는 것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아사히카와가 있는 북쪽으로는 구름이 아직 많은 모양입니다.
자... 그런데 다시 오타루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오타루역까지 쭉 달리기는 했지만, 첫 목적지는 오타루역보다 오타루역 도착 전에 있는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럼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리지
오타루역까지는 왜 굳이 온 건가요?"
(싱긋...)
.........
사실 화장실 좀 쓰려고 ㅋ
미나미오타루역은 작은 역이라
깨끗한 화장실을 보장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오타루역은 3월 여행 때
화장실이 깨끗한 걸 직접 확인했어서...
크흠, 아무튼 오타루역 먼저 봤습니다.
급똥 이슈로 오타루역을 먼저 방문하는 촌극(?)이 벌어지긴 했지만, 다시 급조 여행 일정으로 돌아와서,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렸습니다.
미나미오타루역 승강장에서 밖으로 나가는 구름다리, 하늘이 맑으니 잠시 멈춰서 연신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아, 진작에 이런 하늘을 만나야 했거늘!
걷다가 만난 건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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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의 첫 일정은 제과점 르타오(LeTAO) 본점으로 정했습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높은 탑이 보이시나요? 저곳이 바로 르타오 본점입니다.
▲ 출처 : 르타오 홈페이지(링크)
르타오는 사실 저는 디저트 종류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ㅋㅋㅋ 일행 중에 한 명이 치즈 케이크 맛집이라고, 꼭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오타루에 있는 곳인 건 지금 알았다고 기차에서부터 노래를 불러서 제일 먼저 방문하게 됐습니다.
아, 일단 알아서 시키라고 하고 맛있게 먹긴 했는데, 각 케이크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ㅋㅋㅋ 중간에 있는 노란 게 더블 프로마주 치즈 케이크였던가... 메론맛도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맛집 리뷰 같은 건 재주가 없어서 뭐라 글을 써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코스요리처럼 이것저것 많이 시켰는데 기억이 안 나네.
먹워라 먹워라 어린아이같이
밤 디저트에 있어서 항상 극복해야 하는 높은 벽이 바로 바밤바죠? 제 인생에서 바밤바를 이긴 몇 안 되는 밤 디저트였습니다. 바밤바보다 맛있는 몽블랑은 네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르타오 본점 매장에서 계단을 타고 쭉쭉 올라가면 이런 전망대에 당도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바다와 오타루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 르타오(LeTAO)라는 이름도 이 전망탑에서 영감을 얻은 'La Tour Amitié Otaru'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뜻은 모름;;).
바다 너머의 구름,
이름 모를 산업단지
르타오 본점이 위치한 이곳부터 오타루역까지는 마치 20세기 초(메이지, 다이쇼)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것 같은 분위기의 거리가 이어졌습니다.
(숨은 열차 찾기)
르타오 본점에서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이 나옵니다. 오르골(뮤직박스) 전문 박물관 겸 쇼핑·체험 공간이자, 그 자체로 근대화 시기의 건축물로서 인기 관광지라네요. 잠시 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르골당 앞에는 또 증기시계라는 물건이 설치되어 있더라고요? 몰랐는데 이것도 찾아보니까 오타루의 명물 중 하나라는 모양입니다. 르타오, 오르골당, 증기시계, 모두 교차로 하나에서 다 볼 수 있었습니다. 15분 간격으로 증기를 뿜어 뿌~하는 소리로 시각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오르골당 옆에는 또 헬로키티 카페가 있던데, 여기는 굳이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자, 아무튼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골당에 들어가 봅니다!
오르골당 본관 입장! 오르골당은 무려 2만~3만 개에 이르는 오르골을 전시하는 박물관이자 상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오르골보다는 오르골당의 분위기 그 자체가 너무 좋았네요. 주황색 따스한 색감의 공간이라 단렌즈로 조리개 열고 인물 찍으면 그냥 크~~ 이게 정녕 내 사진이 맞나? 하는 사진이 나오더랍니다.
어 음 근데 오르골당 예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오르골 관심이 없어서
딱히 할 말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제게 오르골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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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는 유진 초이)
(갑자기 들려오는 오르골 음악)
(멈칫)
(돌아보면 바로)
(오르골이 보인다)
"도시타-?"
(왜 그래?)
"너도 아는 물건이야?"
"...그게 뭔데"
(다가오는 모리 타카시)
"일본에손 이거루 '오루고루'라고 불러"
(일본에선 이걸 '오르골'이라고 불러)
"그걸 묻는 게 아닐 텐데?"
"아~ 소소~"
(아~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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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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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말이야, 유진"
(배시시 웃으며)
"이거 원래 니꼬자나"
(이거 원래 니거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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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당 구경을 마친 뒤로는 잠시 동네 산책을 합니다. 이대로 미나미오타루역까지 걸어갈 거랍니다. 날이 원체 좋아서 어딘가 들어가 있기만 하기가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여름 햇살은 여름 햇살인지라 목덜미가 타는 것 같았네유 ㅋㅋ
다시 미나미오타루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오타루에 온 김에 철분 딱 한 스푼만 살짝 첨가해 보려고 합니다.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릴 때 오타루역 방향의 철길이 예술적으로 휘어지고 있다는 걸 봤으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거죠 ㅋㅋㅋ
잠시 기다리니 곡선을 돌고 내리막을 쭉 내려오는 보통열차가 등장합니다. 이와미자와까지 운행하는 하코다테 본선 열차입니다.
음~ 역시 철분이 조금은 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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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오타루역에서 전철을 타고 몇 정거장 가 아사리역에서 내렸습니다.
아사리역에서는 조금만 걸어 나오면 바다를 바로 앞에서 조망할 수 있거든요. 1일차, 2일차, 그리고 오늘(3일차) 아침까지만 해도 하늘이 꾸리꾸리했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리게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름 모를 배 한 척
그리고 아사리역 인근에서 내린 본심은 사실 이거였습니다. 3월 여행 때 미리 봐뒀던 ★하코다테 본선 S라인 포인트 재방문★ 눈이 키를 넘길 정도로 쌓였던 3월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나오고 있습니다.
3월에 방문했을 때도 언젠가 여름에 다시 와서 똑같은 구도로 사진을 남기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불과 5개월 지나 이뤄질 줄은 저도 몰랐네요. 저는 이렇게 같은 장소에 시차를 두고 방문하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아, 정작 아사리역 사진을 안 보여드렸네요. 아사리역은 통근형 전철 노선에 놓인 역임에도 불구하고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아담한 간이역입니다. 영화 『러브레터』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름의 햇살 아래에서 노랗게 빛나는 아사리역도 좋지만, 그래도 겨울에 눈 쌓인 모습이 좀 더 아사리역하고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사리역의 나름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벽 보고 있는 개찰구 ㅋㅋㅋㅋ 카드를 태그해도 나갈 구멍이 없는 개찰구입니다. 사실 멍청한 설계의 결과물인 건 아니고요, 무인역이니 그냥 승강장에서 바로 태그하고 타고, 내릴 때도 승강장에서 바로 태그하라는 뜻에서 설치된 거라네요.
잠시 3월 여행 때의 그림자를 좇아 철분도 섭취했으니 다시 오타루 시내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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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려 마을을 걸어봅니다. 이번에는 미나미오타루역에서 오타루역까지 쭈욱 걸어가도록 할 거랍니다.
아, 이쯤 되니 뙤약볕 아래에 걷다가 지쳐서 황급히 들어갔던 것 같은데, 여기도 나름 유명한 제과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롯카테이(六花亭)라는 곳인데,
샌드가 미식인 곳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왼쪽에 코코아 비스킷 사이에 치즈 케이크가 들어 있는 저 과자가 정말 맛있었어요. 다만 이곳은 제대로 된 카페 공간이 있는 곳은 아니고, 1층에서 포장된 과자를 구입해 나가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간단하게 음료랑 과자 먹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2층에 마련되어 있긴 했지만, 공간이 크지 않고 테이블도 몇 개 없어서 사실상 백화점 팝업 스토어처럼 구입해서 나가는 것만 가능했네요. 정말 맛있었지만, 더운 날씨에 가방 안에서 종일 있으면 좋지 않을 것 같아 많이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롯카테이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다시 나왔습니다. 이제 해가 기울어 그늘도 꽤 많이 생기고 좀 더 선선해졌습니다.
꼭 시대극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거리였습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다이쇼 시대, 쇼와 시대의 향수를 느끼는 모양입니다. 우리로 치면 개화기나 해방 전 경성 거리 같은 감성이려나? 특별히 어디에서 뭔가를 먹거나, 어디 들어가서 뭔가를 하지 않아도 걷는 것만으로도 낯선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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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분위기가 바뀌었죠? 오타루역 근처까지 와서 마침내 오타루 운하에 당도했습니다. 햇빛은 따가운 듯하지만 기온은 그리 높지 않고, 사람들은 모여 있고, 재즈 밴드는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취한다~
이제 오타루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 중 하나인 오타루 운하를 걸어봅니다. 항구 도시 오타루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100여 년 전에는 실제로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 쓰이던 운하지만, 지금은 산책 코스이자 유유자적할 수 있는 낭만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길리슈트 ㄷㄷ
(자세히 보시면 사람임 ㅋㅋ)
여기서 친구가 예쁘긴 한데 청계천이랑 뭐가 다름?? 이래서 좀 웃기긴 했음 ㅋㅋㅋ 청계천은 담수고 여기는 해수니까 다르지 않을까?
오타루 버전 청계천이면 뭐 어떻습니까? 선선한 바람 맞으며 운하를 걸으니 초가을 얼리액세스를 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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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타루 운하에서 잠시 옆으로 나와 구 테미야선 철길 공원을 걸어봅니다. 서울에도 이미 쓸모를 다한 철길을 공원으로 재활용한 사례가 있는 것처럼, 이곳도 옛 테미야선(手宮線) 선로를 그대로 살려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기차는 안 다니지만, 침목·레일·건널목 표지 같은 철도 요소를 그대로 두어 철분 보충으로도 꽤 가치가 있었습니다.
100여 년의 기억, 미나미오타루역에서 테미야역까지 고작 2.8km에 불과한 노선이었지만, 홋카이도 최초의 철도 노선이라는 의미가 있는 노선이라 하네요.
이 나무는 테미야선 폐선 전에도 있던 나무였을지 궁금합니다. 선로에 이렇게까지 가까이 붙어 있다면 왠지 열차가 지나갈 때 충돌했을 텐데 말이죠.
낡은 철길을 계속 걷습니다. 사실 3월 여행 때도 테미야선 산책로를 방문했었지만, 당시엔 눈이 엄청 쌓여서 선로가 하나도 안 보여 그냥 답사를 포기했었습니다 ㅠㅠ... 옛 철길 답사인데 철길이 안 보이면 의미가 없잖앙...
원래라면 자갈과 함께 있어야 하는 침목이지만, 자갈은 세월이 흐르면서 각자 갈 길을 갔는지 보이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낡은 철길을 걸을 때는 과거 이 철길이 살아 움직였을 시기의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하게 됩니다.
단선이었던 철길이 복선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정거장을 앞두고 선로가 늘어난 것이겠지요. 테미야선 철길 산책로의 종점 옛 테미야역에 거의 다 왔습니다.
피어나는 구름
이곳이 테이야선 철길 산책로의 끝인 옛 테미야역입니다. 지금은 퇴역한 철도 차량과 옛 철도 시설물을 그대로 활용해 오타루시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미 오후 늦은 시간대라 관람하러 들어갈 수는 없었네요. 증기기관차도 보이고, 전차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나중에 관람하러 오면 꽤 진한 철분 섭취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헉, 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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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야선 산책로를 걸은 뒤에는 버스를 타고 오타루역 인근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늦지 않게 저녁 식사를 하려면 걸어서 되돌아가는 것보다는 버스를 타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식사를 하고 나오니 아무래도 버스킹인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길거리 재즈 밴드의 공연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밤의 운하, 여기는 락의 열기로 가득 찼네요. 기온 23도를 알리는 전광판!
이제 오타루에서의 마지막 일정만 남았습니다. 바로 밤의 운하 산책입니다. 오타루 운하는 낮에 봐도 좋지만, 밤에 보는 것이 진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부터 흘러오는 건지 저마다의 염원이 적힌 유등이 운하를 수놓고 있네요.
어둠이 내린 운하를 산책하던 그때,
"펑!!"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불꽃이
어디선가 터지기 시작하더군요?!
선선한 바람 부는 8월의 오타루, 조명으로 물든 거리, 그리고 갑자기 터지기 시작하는 불꽃! 그 순간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운하에 있던 사람들 모두 너도나도 할 거 없이 불꽃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잘 보이는 포인트 도착! 8월 9일 오타루 어딘가에서 터지는 불꽃을 우리 일행은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아사히카와까지 돌아가는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이렇게 넋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안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만 더, 1분만 더...하면서 구경하게 되더군요.
원래의 3일차 일정을 모두 뒤집고,
충동적으로 오타루에 오기를 잘했다,
그런 생각이 드는 하루의 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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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
결국 넋 놓고 불꽃 보다가 삿포로역에서 아사히카와역까지 가는 마지막 열차를 아슬아슬하게 놓칠 뻔했습니다 ㄷㄷ... 다행히 늦지 않게 삿포로역 도착!
아사히카와역으로 도착하니 어느덧 자정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이제 벌써 마지막 밤, 4일차 귀국만 남았네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