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이야기 >
2023년 11월, 9일 간의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도쿄에서 전철을 타고 나리타로 향하던 타카기 양
어디쯤 왔는지 구글지도를 켰다가 우연히 근처에 '타카기 신사'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이름만 똑같을 뿐 흔하디흔한 신사인 줄 알았던 타카기 양...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인 5일차, 그러나 오늘은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작년 도쿄 방문 때 꼭 가봐야 했는데 못 갔던 곳을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귀국하는 날이지만 나리타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느긋하게 일어났습니다. 대략 오전 10시 즈음에 신요코하마역 신칸센 승강장으로 올라왔네요. 오늘은 요코하마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쭉 동행할 건데요, 우선은 도쿄로 가는 신칸센을 탔습니다. 친구는 요코하마에서 신칸센 타고 도쿄 가는 거 돈ㅈㄹ이라고 그랬지만, 그건 JR패스가 없는 니 사정이고 ㅋㅋ 친구는 눈물을 머금고 쌩돈 내고 신칸센을 탔네요.
낮의 도쿄역은 이런 느낌입니다.
오늘은 스카이트리 밑에 있는
타카기 신사에 갈 겁니다...!
아, 여기서 잠깐 팁! 도쿄역 주변에서 열심히 물품보관함을 찾아도 이미 꽉 차서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겁니다. 그럴 땐 그냥 JR에서 운영하는 여행 서비스 센터 물품보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습니다. 저는 도쿄역 마루노우치 북쪽 출구에 위치한 서비스 센터에 짐을 맡기고 돌아다녔습니다. 이게 어차피 물품보관함 이용료랑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빈자리 찾아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고요.
가는 길에 오테마치역을 지납니다. 작년 11월 시코쿠 마츠야마에 방문했을 때도 오테마치역이 있었는데 ㅋㅋ 분위기가 완전히 딴판입니다.
▲ 시코쿠의 오테마치역
오시아게역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잠실역에서 올려다보는 롯데타워와는 비슷한 듯 다른 이 느낌! 도쿄의 명물 스카이트리 아래에 와 있습니다.
스카이트리를 배경으로
늘 함께하는 그녀를 한 컷
이제 곧 스카이트리 아래에 사는
타카기 양을 만나러 갑니다.
가는 길에 만난 케이세이 오시아게선 건널목에서는 때마침 적절하게 전동차가 통과해 주네요.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이 건널목만 건너면 이제 그녀를 만납니다.
건널목을 건너자마자 또 한 대 지나가길래 여기까지 담고 갑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타카기 양 덕질만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조금씩은 "철"분 보충을 하네요 ㅋㅋㅋ
이렇게 건널목을 건너고 주택가 골목을 쭉 들어가니 마.침.내.
타카기(高木) 신사에 도착했습니다!
나에게 이곳은 골목길의 신사가 아니라
여신님의 신전이야...
그리고 마침내 ㅠ
아아, 마침내 ㅠㅠㅠ
만나버렸습니다, 타카기 양
여한이 없네요.
죽어도 좋습니다.
신사 한쪽에는 타카기 양의 본체라 할 수 있는 타카하시 리에 성우님과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TV애니메이션 오프닝곡을 불렀던 오오하라 유이코 님의 사진과 친필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요망물 전설의 시작을 알렸던
그 책상 미니어쳐도 있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저도 소원 하나는 남겨야겠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1,200엔짜리 타카기 양 에마(絵馬, 일본의 신사에서 방문객들이 소원을 적어 거는 목판)를 골랐습니다. 아무래도 요런 소원 적는 목판은 일본 만화나 애니에서 무수히 많이 나오지요??
(도안 고민 중)
똥손이지만 간단하게
타카기 양의 모습을 남겼습니다.
프리렌 찾기
이왕이면 소원도 ㅋㅋㅋㅋ
반대편에도 티를 좀 냈습니다.
이제 제 소원이 적힌 에마를 걸어야 하는데 음 ㅋㅋㅋ 이미 무수히 많은 소원들이 걸려 있어서 걸 위치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금손들 ㄷㄷ
걸기 전에 스카이트리를 배경으로!
제 에마는 여기쯤 걸었습니다.
이 글을 올리는 날짜 기준으로 벌써 2024년도 5월 1일이 되었네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고파서 여러분도 남은 2024년 무탈히, 순탄히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타카기 양 생각도 한 번 해주시고요.
이것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타카기 신사를 방문한 다른 고파서가 찾아주기를 바라며 시간 너머로 띄워 보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발견되겠죠?
II. 아키하바라에도 그녀가 떴다!
타카기 신사를 방문한 후에는 곧바로 아키하바라 애니메이트로 왔습니다. 여기를 방문한 이유는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일본을 방문한 기간 중 일부와 타카기 양 굿즈가 판매되는 기간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남은 엔화 여기에 털어주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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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생각보다 남은 게 적었습니다...
오후 시간대에 와서 그런가 이미 부지런한 탁붕이들이 꽤 많이 털어 갔더라고요 ㅠㅠㅠㅠ 타카기 양이 아직 인기가 많다는 뜻이니까 서운해 하지 않기로... 않기로..........ㅠㅠㅠㅠ 서운해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래도 원하는 것들을 손에 못 넣었다는 게 아쉽긴 합니다 ㅠㅠ
근데 여기서 웬 한국 사람 무리가 우루루 오더니 타카기 양 코너를 보고 "이건 또 뭐냐? 처음 보는 앤데?" 이러길래 순간 이 표정으로 쏘아 봤음.
이 졸업앨범 일러스트집은 똑같은 게 이미 집에 택배로 도착해 있었기에 구입을 참았습니다. 똑같은 거 하나 더 구입해서 하나 소장하고 하나는 편하게 펼쳐 볼까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EMT!
5등급... 아니, 5등분의 신부는 여전히 인기가 많은 모양입니다. 5등분은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흔하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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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쇼핑을 마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거리는 보행자 천국이라고 하던가요? 마침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아키바의 상징과도 같은 소부선의 철교를 담았습니다.
= 펄럭 =
보행자 천국이 시행 중인 아키하바라 거리 위로 소부선 전동차가 지나갑니다. 전형적인 도쿄에 대한 이미지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좀 더 멀리로는 도쿄역으로 들어가는 츄오선 전동차도 보이네요.
III. 마지막 철분 보충
이제 도쿄를 떠날 시각이 점점 다가오네요... 마지막 일정으로는 오에도선 시오도메역 근처에 있는 육교를 찾았습니다. 여기서는 도쿄 도심을 지나가는 도카이도 신칸센을 찍을 수 있었거든요.
뭔가 서울 남영역 인근 같기도!
도쿄 온 티를 좀 내려고
신칸센이랑 사진 남겼습니다
ㅋㅋㅋㅋㅋ
IV. 집으로!
도쿄역에서 매우 가깝지만 의외로 한국 사람은 많지 않은 신바시역에서 도쿄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립니다. 저는 도쿄역에서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나리타 공항까지 갑니다. 언젠가는 하네다공항에서 김포로 오는 항공편을 이용하고 싶지만, 항공권 가격 생각하면 쉽지 않네요 하하...
도쿄역 지하로 왔습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쿄를 떠나는 일만 남았네요. 일본 여행을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소도시로 들어와 나리타에서 나가는 일정으로 잡고 있습니다. 소도시 공항으로 들어가는 건 쉽지만 소도시 공항에서 한국으로 출국하는 건 상대적으로 어려워서(ex. 공항으로 가는 교통편 등) 되도록이면 도쿄에서 여행을 끝내려는 심리도 작용하는 듯 합니다.
에고...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결국은 나리타 공항역 도착입니다.
여기서 제가 초보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ㅋㅋㅋ... 저는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로 가야 해서 종점인 나리타 공항역이 아닌 공항 제2빌딩역에서 내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종점 나리타 공항역에서 내려 개찰구 밖으로 나간 것이에요... 다행히 상황을 금세 인지해서 되돌아가는 열차를 타고 한 정거장 다시 이동했습니다, 휴... JR패스가 없었더라면 자동발매기에서 한 정거장 되돌아가는 표를 엄청나게 긴 줄을 기다려 사야 했을 겁니다. 마지막 날까지 요긴하게 JR패스를 써먹습니다 ㅋㅋ
아무튼 나리타 공항 면세구역 입장 ㅠㅠ
집 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공항에서 먹는 마지막 밥은 장어덮밥으로 정했습니다. 뭐... 먹을 만은 했는데 솔직히 대단한 건 아니었고 그냥저냥이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다시는 나리타 공항 안에서 장어덮밥 시켜 먹진 않을 듯 ㅎ;;
에고~ 결국은 때가 됐습니다. 일본을 떠날 때요. 여행이 끝난다는 아쉬움과 집에 간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비행기는 사뿐하게 나리타 공항을 이륙해서
도쿄만을 끼고 형성된
거대한 일본 수도권 위를 납니다.
비행기가 마침 도쿄 야경이 잘 보이는 쪽으로 선회하는 순간을 노려 한 컷 찍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스카이트리와 도쿄타워가 보입니다 ㅋㅋ 야간 비행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나리타 공항을 이륙하고 약 30분 정도 지난 시점에 어라?? 굉장히 익숙한 지형이 창밖으로 보였습니다.
사진 중앙부에 밝은 점이 가로 방향으로 연달아 찍힌 게 보이시나요? 저기가 바로 이번 여행 때 일본에 입국했던 요나고 공항입니다 ㅋㅋㅋ 저 요나고라는 도시에서 침대열차 선라이즈 이즈모를 타고 도쿄까지 무려 11시간이 걸렸는데,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로는 고작 30분 만에 요나고 앞바다를 지납니다. 지난 5일 동안의 여행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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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통계 >
- 철도 이동거리 : 2733.3km
- 도보 이동거리 : 68.5km
- JR패스로 절약한 교통비 : 74,99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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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또 한 번의 여행기가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작성해 봤던 일본 "철"분 보충기에 이어 두 번째 여행기였는데요, 이번에도 읽어주시고 소중한 댓글을 달아주신 고파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5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기에 더 많은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 여행의 원동력이 생기는 거겠죠?
지금까지 요나고부터 도쿄까지 일본 철도를 이용해 함께 달려주셔서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다음 여행기를 또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쓰게 된다면 어디를 가볼지 여러분들께 투표를 살짝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을 앞두고 엔화 2만엔 환전한다는 거 실수로 0 하나를 더 입력해 20만엔을 환전해버려(...) 아직도 엔화가 많이 남았습니다 팻핑거 흑흑... 그래서 조만간 또 갈 것 같긴 합니다 ㅋㅋ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께 다음 여행지 선택을 부탁드릴게요!
< 2024 일본 "철"분 보충기 전편(링크) >
5일차(完) : (본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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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생 게시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