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 2일차: https://www.koreapas.com/m/view.php?id=gofun&no=328005&back=1
어제 너무 괴로웠던 탓일까. 대동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결국 울어버렸다. 숨죽여, 조금씩, 군중 속에서 외로움의 눈물을 삼켰다. 그래도 가야 한다.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불현듯이 과거가 떠오른다. 자정진에서 능동적 허무주의에 대해 강변하며, 허무와 염세주의에서 탈피해 목표로 나아가는 진취적 인간상을 그린 나. 대동제와 고연전 속에서도 학문 성취와 더 나은 실천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외로움 속 승화의 가치를 심장에 새겨, 철의 의지로 더 나은 자아로 향했다.
지금은 아니다. 능동성 따윈 없다. 아무 생각 없이 홀로 서 있다. 인파 속에 혼자 동동 떠있다. 유리된 투명인간으로서 흐느낄 뿐이다.
축제를 볼 수도, 들을 수도, 맛볼 수도…. 어느 것 하나 느낄 수 없다. 네온사인에 눈이 멀었고, 우퍼음에 고막이 찢어졌으며, 술의 쓴맛에 미뢰가 마비됐다. 끊임없이 차오르는 눈물과 자기혐오의 아우성, 쩍쩍 갈리지는 목구멍에 질식되어, 몸속 내면부터 썩어들어간다. 죽어가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그간 나태의 형벌을 기꺼이 받아들여, 고독과 무기력을 곱씹을 뿐이다.
그렇게 반쯤 나사가 빠진 채 문캠을 걸어 다니다, 감미로운 재즈 소리를 들었다. 재즈 동아리 주점이었다. 수만 보를 걸으며 부어버린 내 다리를 쉬어줄 겸, 벤치에 앉아 그들의 예술을 보았다. 2시간 동안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그들의 노력과 끈기를 들었다. 주점의 열정을 마시고 제정신을 차려 집으로 간다.
완전히 풀려버린 채로 집에 돌아오며, 이육사 광야의 마지막 두 구절을 되뇐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우정과 사랑의 뜨거운 씨앗을 뿌리며, 나는 외로움의 향에 취해 얼어붙은 눈물을 맞는다.
언젠가, 멋진 고대인이 된 나를 꿈꾸며, 나는 천고의 시간을 노력하며 기다리리.
차갑게 식은 내 마음을 꼭 쥐고, 과거의 백마 탄 초인이었던 나를 회상하며, 그리고 초인이 될 미래를 상상하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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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탈고하고 올린다는 걸 까먹고 잠들어 지금에야 올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