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석탑대동제 진행에 대한 입장을 밝힘에 앞서 고려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 실종자, 그리고 고통 속에서 힘들게 버티고 계신 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이와 더불어, 세월호 침몰사고는 안전 불감, 초동조치 및 재난대응체계 미흡, 권한 및 책임주체의 불명확 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인재’라는 점에서 강한 분노를 느끼며, 중운위는 사회구조적 결함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학우들 간의 담론을 조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일련의 사태와 관하여 중운위는 예정된 2014년 고려대학교 석탑대동제(이하 대동제)를 원안대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수일간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5월 4일에 대동제의 진행 여부에 대해 넓고 깊은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논의는 대동제의 전면 취소, 연기, 축소진행, 정상진행의 안을 두고 진행되었으며, 각각의 안이 가진 당위성과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한 끝에 진행여부를 결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운위는 대동제를 당초 예정한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정상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학우 분들께서도 일련의 사태와 관하여 대동제 진행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중운위의 위와 같은 결정에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의 대동제는 우리가 속한 사회가 가진 아픔과 문제의식에 대한 공유 없이 단순히 유흥을 좇는 ‘축제’의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현 상황에서 위와 같은 ‘축제’가 추모에 동참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데에 발전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음에 대한 걱정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학내 구성원 모두가 단순한 ‘유흥’의 추구를 넘어 우리가 발 디딘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한 고민의 장, 그리고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발판으로서의 대동(大同)이라는 본질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면, 대동제의 정상진행이 학내 모든 구성원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당 가지고 있을 슬픔의 감정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고려대학교의 모든 구성원은 대동제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슬픔과 아픔, 그리고 책임을 통감할 것이라는 믿음이 이 결정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운위는 슬픔과 아픔의 공유, 문제의식 및 책임의 절감과 더불어 슬픔을 치유하는 장으로서의 대동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자 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아픔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위로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이러한 노력이 모여 우리 모두가 서서히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노력이 수반된 대동제는 우리가 가진 상처의 점진적인 치유를 가능케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14년 고려대학교 석탑대동제는 우리가 속한 이 사회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장이 됨과 동시에 각자가 가진 슬픔의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활력의 원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는 대동제의 기획과 진행과정에서 원래 대동제가 가졌던 ‘대동(大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약속합니다.


고려대학교 제47대 중앙운영위원회
고려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19:3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