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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수호, 정의로운 법 실현을 위한 서울지역 법과대학 및 제 단체 학생대표자 시국선언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우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그 대는 이 시를 알고 있는가? 독재라는 어둠의 골짜기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한줄기 희망을 노래한 한 시인의 외침이다. 짓밟히고 피멍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열사들의 노력과 함께, 국민들은 민주화를 향하여 고개를 쳐들고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민주화를 향해 내딛은 힘찬 목소리와 당당한 발걸음으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에 대한 평가를 진보와 퇴보 중 어느 것으로 선택해야 할 지 의문이 앞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화, 그리고 자유와 평화라는 국민의 호소와 투철한 의지를 뒤로 한 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미명 하에 온갖 사회적 비리와 모순은 탄생한다. 대관절 국민의 의사와 정권의 괴리에 대한 정당성은 어디서 그 근원을 찾을 것인가,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맞선 민중의 가슴 속에 품은 민주주의를 향한 불타는 심지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이다.

  ‘ 법!’.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방어하기 위한 최고, 최후의 수단. 사회질서 그 자체이며, 정의의 산물인 이 법이 지금 현 정부의 칼날과 방패가 되어 도리어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 땅,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란 법학도로서, 나아가 법학을 공부하는 대학의 대표로서, 우리들은 현 시국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

 국 민은 곧 나라의 주인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국민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가지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정부이며, 국민들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는 정당성 또한 거기에 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 하고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우리의 정부는 과연 본래의 정부의 역할에 부합하는 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 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인 현 시국에서 민주주의 파괴의 만행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첫 째로,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이다. 헌법 제 21조는 국민의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헌법 제 21조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 한다) 그렇다면, 헌법에 공고히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은 과연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 것인가. 현재 한국 사회를 보며 국민들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과거 독재 시대처럼 언론의 자유는 침해되고 집회의 자유가 유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심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불법행위는 현장검거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엄정대처를 지시하고 있다. 자유로운 의사표시의 장인 촛불문화제와 범국민대회는 불법 집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전경들의 곤봉과 정부의 탄압 속에 무너지고 있다. 온 라인상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은 제한되고, 정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언론에 압력과 알력으로 방송사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노동자와 행인들이 무자비하게 체포되고 있는 것은 물론,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추모마저 위압을 행사하였다.

  둘 째로, 이명박 정권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삼성 그룹의 불법 승계에 대한 의혹은 무죄판결이 선고 되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과정 속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 할 판사들은 신영철 대법관의 개입으로 정권과의 연관성을 드러내었다.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이미 금이 간 지 오래이다. 검찰은 촛불문화제 참석을 이유로 국민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용산참사의 조사보고서 3000쪽을 은닉하였다. 또한 정치보복성을 띠고 전 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넣은 이 시국 속에서 정의와 진리, 자유와 평등을 추구할 사법부의 권위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자유와 정의를 추구해야 할 법이 길 잃은 화살이 되어 목표를 상실한 체 애꿎은 민중에게 쏟아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법과대학 학생들의 마음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셋 째로 이명박 정부는 서민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다. 1% 강부자의 특권을 위해 99%의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정책 추진에 여념이 없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게 된 용산참사는, 서민의 생존권을 무시한 채 재개발 정책을 시행하려 했던 정부와 그에 맞서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약자인 서민과의 충돌의 결과였다. 한편, 쌍용자동차를 시작으로 점차 대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으며, 서민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직업을 잃고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국민들을 지켜야 하는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연장하며 인간의 존엄성,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적 차원의 질서를 무시한 채 국민의 생활권을 파괴하고 민주주의적 사회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건당 30원의 수수료 인상이라는 작은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주위에서 하나 둘 해고당하는 동료들을 보며 힘없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다 목을 맨 박종태 열사를 생각하니 안타까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 외에도 서민경제를 살리자는 명분과 달리 종부세를 줄이고 저소득층 근로소득세를 늘리고 있다. 게다가 재벌이 언론을 장악하게 되는 미디어법안을 통과시키고 방송사를 장악하여 국민들의 건강한 비판과 열린 소통을 방해하려 하는 것 역시 경시할 수 없다. 이렇듯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행위는 일일이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이다. 이러한 시국에 대하여 우리 법과대학 학생회장 및 제 단체 학생대표자들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총체적인 위기임을 선언하며 이 땅에 존재하는 주권의 주체로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집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체의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고 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즉각 시행하라.

하나. 훼손된 사법부의 독립성을 회복시키고, 편향적인 검찰수사방식을 즉각 개혁하라.

민 주주의를 향한 당연한 요구를 주장한다.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20보 퇴보시킨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30보 진보를 향할 것이다. 민중을 잡초인 듯 무시하고 짓밟는다면 우리는 곧게 뻗는 대나무처럼 하늘 높이 일어설 것이다. 법을 그들의 발아래 두려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법이 가지는 막강함과 위대함을 그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우리의 정의감이 난타할 정의의 종의 한 맺힌 울음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법을 수호해야할 사명을 가진 대한민국의 법학도로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부터 보장받아야 할 한 명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시대에 앞서 날카로운 지성으로 민중을 이끌어야 할 지성인으로서 우리의 절개는 끝없이 영민할 것을 다짐한다.

경 희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박상호,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박경선,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권기홍,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곽예신,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김봉종,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양은정,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최성민,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전화정,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양두리, 정다희,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이우학, 한국외국어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전병욱,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 이수정, 공익,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대학생 모임 [인권더하기법률] 회장 김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