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론의 위기를 걱정한다

    지난 12월부터 계속해서 논란이 되어왔던 언론법이 거대여당의 횡포 속에 2009년 7월 22일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은 별다른 타협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그간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해왔으며, 직권상정 없이 야당과 합의해서 처리하겠다던 약속을 깨버렸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직권상정을 통해 언론법을 강행처리했다. 이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한 다수의 폭력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고,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투표를 그 자리에서 재투표에 부쳐 일사부재의 원칙을 어겼다는 논란을 낳았으며, 의원들이 의석에서 투표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는 대리투표 논란에도 휩싸였다. 현재 이 절차상의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언론법의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선전하며 반드시 처리해야할 민생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은 조작된 통계를 근거로 한 억측에 불과하다. 이렇게 통과된 언론법의 내용은 결국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의 발판이 될 것이며, 조·중·동 보수 신문사의 언론 독점을 장려하는 것이다. 모든 신문사에게 방송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신문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상당한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일부 언론사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는 언론의 위기를 걱정한다. 우리는 언론의 지나친 상업화를 걱정하며,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보도를 걱정하며, 언론이 특정 정파의 선전 도구로 전락할 것을 걱정한다. 자유·정의·진리의 전당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는 언론학도로서 우리는 이러한 사태에 언제까지 눈을 돌리고, 귀를 닫을 수는 없다. 미래의 언론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앞으로 대한민국 언론의 구조가 바뀌게 될지도 모르는 중대한 이 사태에 우리들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한 채 언론을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길들이려는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

    언론은 권력의 감시견이지, 권력의 충견이 아니다.

침묵을 가르는 해방의 함성

제 26대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