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앞 1만 4천평 정도가 재개발 대상 토지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고려대역 6번 출구의 주유소를 기점으로 0.5 ha 규모의 ㄱ자 형태의 지역을 재개발 대상지에서 뺀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재개발 대상지였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 지역만 재개발 대상지에서 뺀 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의 이면에는 ‘동의율’문제가 있었습니다. 처음 주민동의율은 50.6%였습니다. 가까스로 추진위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동의율은 점점 낮아졌습니다. 주민들이 재개발의 실상을 알고 동의를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승인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자 주유소 근처의 ㄱ자 부분을 재개발대상지에서 빼버린 것입니다. 실제로 그 지역은 24명중에 23명이 반대주민들인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빼고 나서야 겨우 50%가 넘었습니다. 구청에서도 이것을 묵인해 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개발 대상지에서 빠진 부분은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포스코 건설, 너 좀 혼날래??

재개발의 뒤에는 항상 거대건설자본들이 있습니다. ‘용산4구역’ 재개발의 배후에는 삼성물산, 대림물산, 포스코건설이 있었습니다. 건설자본들의 ‘돈’이 걸려있기 때문에 용산에서 하루만에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50일만에 재철거를 진행했습니다. 용역업체들이 영세 상인들에게 악독하게 굴었던 것도 건설자본들과 맺은 계약 때문이었습니다.

포스코건설이 제기5구역 재개발 추진의 배후였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시공사와 추진위의 커넥션은 재개발지역에서 매우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서 건설자본들이 벌이는 엄청난 경쟁과 비리들은 유명합니다. 추진위가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건설자본들은 지원을 해주고, 추진위는 그 건설자본이 시공사에 선정되도록 힘을 써줍니다. 아마 이런 모습이 재개발추진위와 포스코 건설 사이에 있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건설은 시공사에 선정되었다가 2009년에 박탈당했습니다. 재개발 반대 측은 포스코건설의 불법적인 행동을 문제 삼아 법원에 문제제기를 했고,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승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고려대 앞 재개발의 시공사는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재개발 승인이 난다면, 시공사 선정 작업은 바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때 또 포스코 건설은 다시 나타나서 시공사가 될 지도 모릅니다. 포스코건설이 아니더라도, ‘이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건설자본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그리고 고려대 앞은 아파트가 세워지겠지요.

비리(포스코와 추진위)와 비상식(ㄱ자 부분을 뺀 나머지를 재개발 대상지로 삼은 것)이 규칙과 상식이 되어버린 까닭에 고려대 앞 재개발은 곧 추진될 확률이 큽니다. 약자들이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지만, 강자에게는 죽기직전의 발버둥으로 보일 것입니다.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일이 진행될 것이고, 저항하는 자들에게는 ‘법과 질서’의 형벌이 뒤따를 것입니다.

‘재개발’ 바람이 불면 그 지역의 민심은 흉흉해진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돈’ 앞에서 몇 십년간 쌓아왔던 유대는 순식간에 깨져버립니다. 재개발이 풍기는 돈의 냄새는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켜버립니다.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고려대 앞이 자본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약자들의 절망을 더 깊게 하는 재개발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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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답변

1. 안현정님께서 제기하신 민원사항은 귀 학교 앞 제기제5구역이 재개발이 되면 학생들의 주거권, 영세상인과 세입자들의 권리 및 학교의 조망권·일조권을 침해하니 재개발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해 줄 것은 요구하신 사항입니다.

아시다시피 주택재개발사업은 근본적으로 토지등소유자가 시행하는 사업으로 다수자의 동의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관련법령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중인 사업에 대하여 우리시에서 토지등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 및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차별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거나 사업추진 절차를 무시하는 조치를 할 수는 없음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기민도님께서 제기하신 민원은 고려대 정문 앞 제기 제5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문제점 등 의견과 함께 재개발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할 것을 요구하신 사항입니다.

우리시에서도 재개발사업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주택 및 상가 세입자에 대한 보상대책 개선, 공공관리자제도 도입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주택재개발사업은 기본적으로 토지등소유자가 시행하는 사업으로, 개인의 정당한 재산권의 행사이며 다수의 동의에 의하여 사업이 진행되는 것인 바, 우리시에서 토지등소유자의 이해관계와 관련절차를 무시하는 조치를 할 수는 없음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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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재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한 민원이나(글1) 재개발의 대책을 물어보는 민원(글2)에 대해서 정당한 재산권의 행사 때문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토지소유자의 정당한 재산권은 그 지역에서 생계를 꾸려가던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 권리가 되며,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빼앗을 수 있는 권리가 됩니다. 강자들의 소유권이 약자들의 생사여탈을 결정하는 한, 우리 사회의 불의와 잔인함은 계속 될 것입니다. 재개발=살인의 공식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