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고려대학교 학내 단체 구성원 일동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문 앞(제기 제5구역) 재개발에 반대합니다. 정문 앞은 현재 고시원 6채, 자취 및 하숙의 형태로 10여명 이상의 학생이 거주하는 주택 40채, 두세 명의 학생이 거주하는 주택 30채가 소재해 있는 곳으로, 약 900여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900여명의 수용규모는 현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기숙사인 안암학사의 총 학생 수용 인원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이 지역을 아파트 대단지로 재개발할 시에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주거불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개발 찬성 측에서는 이러한 주거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명분으로 새 학생 기숙사를 내세우나, 학교 측에서 직접 밝힌 바와 같이 새 기숙사의 주거비가 한 달에 50~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학생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찬성 측의 주장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정문 앞 재개발이 미칠 악영향은 학생들의 주거 불안정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재개발이 예정된 정문 앞 지역과 고려대학교 사이의 거리는 50m도 되지 않는 상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시 4년 이상 향후 고려대학교의 교육 환경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정문 앞 교통 환경(4차선에 불과함)을 고려했을 때, 건축 시에 필요한 각종 자재 운반이나 중대형 공사장비의 이동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낮게는 6층에서 높게는 무려 35층에 달하는 아파트의 높이는 현재 고려대학교 정문에서 약 500m가량 떨어져 있는 한신 아파트(약 20층)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조망권, 일조권 침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망권, 일조권은 명백히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권리로서, 정문 앞 재개발의 문제점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정문 앞 재개발은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학생의 주거권뿐만 아니라, 정문 앞의 각종 생활시설을 이용하는 고려대학교 학생들 전부와 그곳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상인을 포함한 원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개발입니다. 이러한 개발은 원주민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반에 집값 상승에 기여를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서민의 삶의 질 악화의 행렬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정문 앞 지역은 원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고유한 형태의 개발이 필요하지, 대형 아파트 단지 건설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에 고려대학교 학내 단체 구성원 일동은 정문 앞 재개발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바이며, 제기 제5구역 주택재개발정비 구역지정을 적극 재고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