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제42대 학생회장 박경선입니다. 캠퍼스 곳곳에서 울긋불긋 자기만의 색을 뽐내며 자리 잡고 있던 나무들이 어느덧 또 다시 차츰 옷을 벗고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바로 이 맘 때에 비록 부족하더라도 여러분께 힘이 되고 싶어 선거에 나섰고 당선이 되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스스로의 부족함을 주체할 수 없다는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사랑하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학우 여러분, 제가 여러분 앞에 이렇게 학생회장으로 나설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잘 할 때에는 아낌없는 칭찬으로, 잘못 할 때는 따끔한 비판으로 저희 학생회 집행부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이끌어주신 학우 여러분의 은혜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처음 시작할 때, 사실 제41대 학생회의 연장선으로만 생각하였습니다. 저만의 뚜렷한 학생회에 대한 철학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배운 만큼 성장한다는 말처럼 1년간 학생회장의 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고, 더욱 많은 것을 시도해보기 위하여 저와 우리 부회장, 그리고 집행부 식구들은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시작할 때 약속했던 많은 것들, 이것이 단순히 정치적 공약이 아니라 정말로 학우 여러분과 우리의 어길 수 없는 약속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이루어낸 것도 있지만, 이루어내지 못한 것도 있기에 물러나는 입장에서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제41대에 이어서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나아가 전국의 모든 법과대학을 지켜내겠다는 약속은 이번에도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행정법원, 국회, 청와대, 헌법재판소, 언론사.....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등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음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불가능이라는 대답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분이 보여주신 법과대학의 부활에 대한 열망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소망하는 바가 제 다음 학생회장이 꼭 이루어주길 바랍니다. 저도 우리의 소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학생회장 직을 수행하면서 초, 중,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나 읽고 시험 문제 하나 더 풀기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암기하였던 민주주의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몸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배움이 부족하여 민주주의가 정확히 무엇이라고는 정의할 수는 없지만, 저 나름대로 표현하자면 저희 학생회 이름이기도 한 '함께, 멀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함께, 멀리'에서 '멀리'는 우리가 공동체를 통해 추구해야 하는 목표와 가치를 향한 우리의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결코 '멀리'가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절대로 혼자여서는 안 됩니다. 바로 여기서 '함께'의 덕목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모여 서로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친함과 믿음을 쌓아가고, 서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약속을 만들어가는 것, 나아가 우리 모두가 원하는바('멀리')를 서로 '함께' 힘이 되어 이루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일 것이고, 그것이 학생 사회에서는 학생회의 존재 목적이자 존재 이유일 것입니다.

1년간 참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새내기들과의 새내기 새로 배움터 준비 과정, 사물함과 관련한 문자 공지 실수 등등...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절대로 민주주의는 형식이나 절차만 갖추었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민주주의에 있어서 형식과 절차는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보다 실질적인 무언가가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우 여러분, 저희를 이어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제43대 학생회장단 직을 수행하게 될 차기 학생회에게도 많은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만 합니다. 그 ‘함께’가 단순히 발걸음을 같이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라는 조직은 법과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학우 여러분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우리가 소위 학생회라고 부르는 조직은 학생회 ‘집행부’일 뿐입니다. 법과대학의 학생회장은 학생회‘장’이 아니라 학생‘회장’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는 형식과 절차만 강조하는 민주주의를 뛰어 넘는 실질적 민주주의에 힘이 될 것입니다. 특히나 우리는 앞으로 없어지게 될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의 마지막 남은 구성원이라는 점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개개인의 성공이 우선되어 학생 사회가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절대로 학생회의 구조가 수직적이지 않습니다. 그 무엇보다 수평적이어야 하는 학생회에서 그 저울추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여러분들의 ‘참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끝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호법제의 주제이기도 하였지만, 저에게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게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에게도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의 끝”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작단계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도약과 중흥, 발전의 원동력은 바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도 여러분의 옆으로 돌아가 함께, 멀리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에게 있어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은 그 누구보다도 특별한 존재입니다. 부족한 실력에 눈만 높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 대한 열망을 꺾지 않고 말 그대로 7전 8기의 꿈을 이루어낸 곳이 바로 여러분과 제가 속한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입니다. 여러분에게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이 소중한, 그리고 특별한 존재였으면 합니다. 비록 신입생을 더 이상 받지 않아 우리가 모두 졸업한 다음에 없어지게 될 운명에 처해있지만, 생각하면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해질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에게 법대 언덕이 고향과 같이 언제라도 돌아가서 편히 쉴 수 있는 푸근한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2009년은 제가 정말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긴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의 학생회장으로서 학우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제 인생에서의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습니다. 이제는 저도 이제까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학점을 챙기거나 부족했던 공부를 차근차근 해나가면서 여러분 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선배님, 동기들, 후배님들께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말씀만이라도 감사했던 이기수 총장님, 김한겸 학생처장님, 그리고 법과대학의 큰 어르신들, 채이식 학장님, 박종희 부학장님, 김제완 부학장님, 그리고 특히 이름이 비슷해서 저를 더욱 챙겨주신 박경신 교수님, 하태훈 교수님, 정승환 교수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 학사지원부의 이재우 선생님, 이상조 선생님을 비롯한 학사지원부의 모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처음에는 찾아가는 것도 어색했지만 지금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명절이나 기념일 때마다 문자 보내주시는 학생처의 오다일 선생님, 황덕기 선생님, 이장욱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더욱 편한 술자리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법학신관 기자재실의 어르신들과 항상 더럽혔어도 깨끗하게 치워주시던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 법대리아 아주머니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흥아, 처음 부학생회장 제의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결국 나를 믿고 1년간 곁에서 함께 해 준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정말 고생했다. 특히 나와 다른 점이 많은 너였기에 내가 독단적이지 않을 수 있었다. 나중에 술 한 잔 편하게 기울일 수 있는 영원한 사이가 되도록 하자. 원이 형이 태양이 형더러 법대 역사상 최고의 부회장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 타이틀의 주인공은 바로 너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대 학생회장단이라는 핑계로 마구 부려먹었던 원이형과 태양이형, 형들 덕분에 좋은 경험 정말 많이 했습니다. 비록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상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는 학생회상, 사회상에 대한 접근 방법은 일치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나를 시키면 열을 했던 우리 집행위원장 원준이, 중간에 그만두긴 했지만 새터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고 법대 살림을 알뜰히 잘 해준 우철이, 항상 부산 사나이답게 우직하게 모든 일을 해낸 원협이, 삼고초려 후 겨우 나에게 낚여서(?) 시주도 하고 농주체도 하고 멋진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준 주리(때리지 말아줘), 항상 붙어 다니면서 부탁한 일 똑 부러지게 해준 한결이와 호수, 법대생들의 복지를 책임지지만 먹을 것이 있을 때만 나타난 지애, 소개팅은 이제 그만할 샘이, 그리고 유일한 07이자 휴학생으로 학생회실에 남아준 정연이에게도 고맙다는 말 꼭 해주고 싶다. 또한 반학생회를 살려보려고 백방으로 뛰어 다닐 때 흔쾌히 수락해준 선모와 권수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 해주고 싶다. 특히 권수야, 앞으로 1년간 정말 외로울 때도 있고 괴로울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주리와 함께 더 나은 학생회를 건설해가길 바란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연락해. 비록 신림동에 있을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도록 할게! 고맙다. 항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가져다 준 서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가끔 학생회 일이 없어 무료할 때마다 나의 마구 상대가 되어주던 우리 아삼의 연재, 승민이, 석현이, 정준이, 영환이, 그리고 A4의 강민이, 승규야 이제는 공부도 열심히 하자. 그리고 언제나 장난 받아 준 우리 루미, 연애하느라 바쁜 승호, 모두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 농활 함께 갔던 현근이, 재우, 성표, 승우, 수지, 명화, 상운이, 인호, 병일이, 미리, 신웅이, 재욱이, 훈구, 용성이, 승욱이, 마루솔, 수진욱이(그냥 붙이자), 다혜, 리현이, 재석이, 천세, 모두들 고맙다. 같은 피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언제나 최고의 학생회장이라고 칭찬해준 윤채형, 학생회실에 종종 들러서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신 상언이형, 종종 밥과 술을 사주신 동철이형, 재균이형, 태준이형, 대광이형 등 아삼 형님누님들 사랑해요. 그리고 특히 절 너무도 좋아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신 민우형 진짜 정말 고마워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또 가끔 함께 모여 수다도 떨고 좋은 조언 많이 해주신 경민 누님과 정원이, 민석이형 고마워요. 내 몇 달 간 사촌동생 초록이도 고마워. 덕분에 재밌었어. 1년간 조형학부를 이끌어 갈 새 얼굴 윤영이와 상수도 열심히 하고!

그리고 우리 제42대 중앙운영위원회의 대장 태호형, 비록 형에게 불만도 많았지만 그게 다 고려대학교 학생사회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 신상에 관련된 일도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 재균이형, 수고하셨습니다. 언제나 연애상담이나 곁에서 친누나처럼 힘이 되어준 조형짱 주희누나, 정말 마음에 들어 같이 멜로디도 하게 된 우리 의짱 기훈이. 서로 장난치며 형제같이 지낸 정통짱 승균이형, 동갑이라고 너무 편하게 지낸 생짱 희웅이, 공짱 영민이, 동짱 낙연이, 나랑 생일이 똑같은 이짱 선범이, 술자리 많이 하지는 못해 섭섭하지만 일하나는 정말 잘했던 정짱 지원이, 타이거즈의 영원한 팬 보과짱 재한이, 그리고 나보다 오르비 포인트가 몇 배나 높은 경짱 세인이형, 언제나 농담해도 받아준 간짱 미나, 언짱 자민이, 군대가 정말 힘든 곳임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신 국짱 규식이형, 중운위에서 거의 부딪혔던 걸로 기억하는 문짱 민영님, 그리고 회칙개정에 같이 힘써준 애동짱 혜인님,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회장 직을 맡아 열심히 했던 자전짱 준호, 모두 1년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밖에도 1년간 학생회장 직을 수행하면서 만났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마음의 고향의 일원들, 우리 익게이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