謹 弔

345일의 싸움

2009년 1월 20일, 서울시의 대책 없는 재개발로 인해 생존권과 주거권이 위협받게 된 용산의 평범했던 사람들이 옥상에 올라가 불에 탄 주검이 되어 내려왔습니다. 경찰에서는 용산참사의 원인을 화염병이라고 지적하고 모든 책임을 철거민에게 뒤집어쓰게 했습니다. 공권력의 탄압에도 사회에 주거권과 생존권을 알리려는 345일 동안 투쟁 끝에 12월 30일 용산참사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협상내용에는 용산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정운찬 총리가 인정하고 재개발 대책을 마련하는 것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서울시와 재개발조합을 철거민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용산4구역 세입자에게 지난 1년여 간의 피해에 대한 생계대책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생존권과 주거권을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토지보상법에 규정된 주거이전비를 철거지역 세입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한 겨울에 강제로 이를 철수시키려했습니다. 상가 세입자들은 "지금껏 충분하지는 않지만 먹고살 만했는데, 조합이 주는 보상비는 턱없이 적다"며 "철거하면 당장 생계를 이을 수 없으니 대체 상가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 달라"라고 요구했습니다. 망루에 오르신 분들은 반정부시위자도 아니고 테러리스트도 아닙니다. 그 분들은 자신의 삶을 지키려 했던,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는 기억하겠습니다.

용산참사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소중한 목숨들이 불에 의해 사라졌지만 345일 동안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고 하며 책임을 미루면서 유가족들에게 가족을 잃는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협상이 타결되었지만 이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든지 돌아가신 분들을 가시는 길 잘 가실 수 있게 추모합니다. 우리는 용산참사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이 사건과 고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제42대 자주이과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