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학부 화재사건에 대한 조형학부 학생회의 입장
부상을 당한 학우의 쾌차를 빕니다.
2월 28일 오후, 조형학부관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학생이 불을 이용한 작업을 하던 도중 불이 다른 곳에 옮겨 붙게 되었고, 이 불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현재 실기실은 검은 재가 가득한 상태이며, 창문은 모두 깨져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한 학우가 화상을 입게 되어 현재 병원에 입원 하였습니다. 빠른 쾌차를 빕니다.
학생에게 죄가 있다면, 학업에 열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일은 비단 학생의 부주의로만 볼 일이 아닙니다. 조형학부는 학업의 특성상 다양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망치, 드릴, 글라인더 등의 공구는 물론이고, 불과 발암물질이 가득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비한 대책이 미흡하여 이러한 비상 사태가 일어났을 때에 대처할 수 있지 못합니다. 우리들에게 죄가 있다면, 학업에 열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하고 싶었습니다. 다칠 것이 두려워 학업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안전을 핑계로 작업실 출입에 제한을 두거나 재료에 제한을 두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우리는 우리에게 안전을 보장받기 희망합니다.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도 발생하는 것이 사고입니다. 물론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등록금 130만원 더 내고 화상 입는 조형학부 학생들…
비싼 등록금, 우리의 발전을 위한 등록금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발전은 커녕 우리의 목숨까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재료비를 제 2의 등록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등록금을 내지만, 별다른 지원 없이, 별도의 재료구비로 한 학기에 평균 1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사용합니다. 물감과 같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들은 소모품이라는 이유아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실험 실습비의 명목 아래 지원받고 있는 비소모품들의 실태는 최악의 상태에 있습니다. 고장난 기계에 맞추어 작업하기 위해 엉터리 수치를 입력해야 하며, 디자인과 학생들은 컴퓨터실의 컴퓨터 상태가 좋지 않아 별도로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이 당연해져 버렸습니다. 실험 실습비의 행방은 찾아볼 수도 없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다른 단과대학보다 어떻다 하는 비교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학업을 열심히 하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는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지문이 닳도록 그림을 그려 고려대학교 조형학부에 입학했습니다. 이제는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공포로 벌벌 떨어야 하며, 5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에 벌벌 떨어야 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이 있는 학생들입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제공받기 원합니다.
-우리의 열악한 환경을 보장해주십시오
-터무니 없는 등록금, 반값 등록금 이행을 요구합니다.
고려대학교 예술혼의 심장, 제 20대 조형학부 학생회 <미의 전당>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12:3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