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총장님께

발신 : 42대 자주이과대 학생회

수신 :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총장님. 42대 자주이과대 학생회입니다. 어느덧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3월 개강을 맞이하였습니다. 개강과 함께 대학 캠퍼스의 분위기는 새내기들의 열정과 패기로 아직 찾아오지 않은 봄을 재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들뜬 분위기에도 학생들의 마음속엔 큰 짐이 하나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학 등록금 문제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고려대학교는 경제위기 속에서 등록금 동결을 선언하였습니다. 이는 고액의 등록금에 시달리는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합니다.

학생들은 실망하였습니다.

하지만 등록금 동결과 동시에 고려대 학생들은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바로 총장님께서 방송에서 밝히신 등록금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총장님은 취재진과의 인터뷰 중 “교육의 질에 비해 우리나라 등록금은 매우 싼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등록금, 결코 싸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기간동안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은 결코 싸지 않습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는 학생, 학부모도 있습니다. 작년 3월엔 고려대의 한 선배님은 등록금을 마련하려 휴학을 반복하다 자퇴, 늘어나는 빚더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셨습니다.

등록금은 세계 2위, 대학순위는 211위

교육의 질에 비해 싸다는 총장님의 말씀도 저희로선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09년에 발표된 ‘200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등록금이 비싼 국가입니다. 그리고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auarelli Symonds)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The Times)>가 선정한 세계대학순위에서 고려대는 211위에 불과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총장님께서 대교협 회장일도 하시고 학교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시다보니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학생들이 총장님께 드리고픈 말을 엽서에 적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잠시만 시간 내 주셔서 엽서들을 읽어주시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엽서들을 총장님께 학생회장이 전달하고자 하니 편하신 날짜와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총장실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총장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긴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2대 자주이과대 학생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