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총학생회 회칙개정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학과 신강산입니다.

저는 회칙 개정 작업 중 '선거시행세칙 개정안-졸업예정자 조항 삭제와 준회원에게 선거권 부여와 관련하여'에 대한 내용을 발제하였고,

많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고파스를 통해 학우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졸업예정자 조항, 즉 정회원 중 졸업예정자는 참석자만 정족수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1. 졸업예정자 조항,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까요?

2. 준회원(휴학생)에게도 선거권을 주어야 할까요?

1.

졸업예정자란, 졸업이 예정된 학우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졸업예정자라고 다음 학기에 반드시 졸업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4학년 1학기와 4학년 2학기를 구분할 수 없기에 투표에서는 흔히 4학년 전체를 졸업예정자로 취급합니다.

의학과의 경우 학과 커리큘럼으로 인해 3학년도 졸업예정자,

5년제인 건축학과는 4학년, 5학년 모두 졸업예정자입니다.

실제로 졸업을 하지 않는데도 그렇습니다.

2.

졸업예정자 조항이란, '정회원 중 졸업예정자는 참석자만 정족수에서 포함된다'는 조항을 의미합니다.

즉, 졸업예정자가 투표에 참석을 하게 되면 정족수에 포함되어 분모와 분자 모두에 1을 더하게 되고,

참석하지 않을 경우 비회원으로 간주되어 분모에서 제외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표를 할 수 있게 되는 명목상 투표율이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지난 2010년 11월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계산된 투표율 방식을 소개해 드리자면,

- 현재 투표율 계산 방식(명목상 투표율) : 51.4% [5658명 + 1322명 / 18679명(재학생 수) - 6428명(졸업예정자 및 해외파견자로 인한 제외자) + 1322명(제외자 중 투표자)]

- 실질 투표율 계산 : 37.4% [6980명 / 18679명]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1.

졸업예정자 조항은 2006년 10월에 신설되었습니다.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었던 2005년 11월, 두 번의 연장을 하여 4일간 선거하였으나 투표율 50%에 미달하여 선거가 결국 무산되었고,

4월 재선거를 통해 39대 총학생회가 세워지게 됩니다.

불안의 징조는 그 때부터 생겼다고 할 수 있는데요,

새내기들이 참여하여 관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3월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5일 동안 투표율은 51.1%에 그쳤습니다.

결국 2006년 9월 15일, 찬성 46명과 반대 2명으로 졸업예정자 조항은 가결됩니다.

2.

그 때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참석한 자는 회원, 그렇지 않은 자는 비회원으로 간주하는 현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투표율에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물론 출교 사태로 인한 총학생회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한 점도 있겠습니다만, 그 뒤로 '실질 투표율'은 단 한 번도 50%를 넘긴 적이 없습니다. 지난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37.4%에 그쳤습니다.

아래는 2002년 이후 투표율에 대해 정리한 표입니다.

* 06년도 4월까지는 졸업예정자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명목상 투표율과 실질 투표율이 같습니다.

* 06년도 4월, 11월 선거에서 병설보건대 투표율은 제외하였습니다.

* 06년도~09년도 선거는 실질 투표율에 대한 집계를 따로 찾지 못해, 기사와 포탈(kupid)에서 제공하는 재학생통계를 이용하여 추정한 값입니다. 실제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질 투표율은 40% 전후임을 알 수 있습니다.

07년도에 두 투표율의 차이가 적은 것은 모바일 투표가 처음 도입되었기 때문이며,

10년도에는 탄핵 등으로 인해 홍보가 잘 되지 않아 모바일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였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3.

졸업예정자에 편법을 가하게 된 명분은

1) 졸업예정자가 내년도에 졸업을 하기 때문에 내년도 선거와 자기관련성이 떨어진다는 부분

2) 졸업예정자는 취업 준비 등으로 바쁘기 때문에 투표 참여에 소홀하다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1)의 경우에는, 지난 2010년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졸업예정자 수가 6,428명이었으나,

실제 2011년 2월에 졸업한 졸업생은 3,349명밖에 되지 않다는 점으로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당장 입대를 앞두고 있는 남학우들은 왜 졸예자처럼 처리하지 않습니까?

2)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4학년의 투표율은 1학년의 그것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4학년에게 '정족수 제외'라는 특혜를 주면서 왜 투표해야 할 의무를 덜어내는 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4.

결과적으로 졸업예정자 조항으로 인한 투표율은 거품이며, 반드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실제로 50%의 투표율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도, 편법으로 50%를 만든 이후에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라고 주장하는

총학생회는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왜 졸업예정자 조항은 그동안 수정되지 못했을까요?

5.

근거를 들자면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어찌되었든 50%라는 수치는 과반의 선택이라는 명분을 주게 됩니다.

상당수 학생사회가 아직까지는 투표율 50%라는 제도를 택하고 있고,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도 어떻게든 50%를 유지하고자 졸업예정자 조항을 꺼내들었습니다.

수치를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한 번 수정한 2006년, 실질 투표율은 급감하였고,

한 번 수정하면 큰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투표율 향상은 기대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학생회가 비교적 잘 돌아가는 문과대와 정경대의 경우에는, 투표율 50% 조항이 유효합니다.

2) 50%라는 투표율은 한편 선관위원들에게 큰 강제성을 부여합니다.

투표율를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하는 책임, 선거를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하는 책임이 선관위원들에게 주어집니다.

50%라는 투표율을 없앴을 때, 한편으로는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책임감이 결여되게 만드는 역효과 또한 우려됩니다.

3) 총학생회장단의 임기는 1년, 연속성을 전혀 보장할 수 없습니다.

투표 관련 조항을 건들었다가는 자칫하여 선거가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조항에는 각자 자기관련성이 있습니다.

즉 중앙운영위원 중 일부 위원은 내년도 후보로 출마하기도 하고, 일부는 선거관리위원이 되기도 합니다.

즉, 졸업예정자 조항에 대한 논의를 꺼내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논의를 고파스로 가져오고자 하였습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졸업예정자 조항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실제 투표율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이를 투표의 성립요건으로 판단하여 졸업예정자 조항이 편법임이 명확한 점

둘째, 졸업예정자라고 하여 정족수에서 제외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점

셋째, 실제 투표율과 명목상 투표율의 큰 차이로 인하여 학생사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

저는 몇 가지 대안을 제 논의보고서에 올렸습니다.

7.

1안, 투표율을 40% 정도로 조정하자입니다.

졸업예정자 조항을 삭제해도 투표율이 40% 정도는 나오고 있습니다.

연장을 통해서라면 충분히 40%의 투표율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휴학생의 선거권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투표율을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과,

40%라는 것의 의미(왜 계속 의미를 따져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8.

2안, 1~3학년의 투표율만 50%를 성립요건으로 하는 것입니다.

4학년의 투표율을 담보할 수 없고, 그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릴 자신이 없다면,

1~3학년만이라도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9.

3안, 투표율 조항을 삭제하는 것입니다.

제가 주장하고 싶은 주장은 이 세 번째 주장입니다.

사실 '연장'이라는 제도는 문제가 되는 제도입니다. 연장으로 인해서 당락이 바뀔 수 있습니다.

셋째 날까지 A가 100표 앞서고 있었는데, 투표율 부족으로 연장에 들어갔습니다.

이틀간의 연장 결과 B에게 200표가 더 들어와 최종적으로 B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물론 이런 내막을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선거가 이랬을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연장도 해서는 안 되고, 투표일은 2일 정도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장에 대해서는 여기까지만 하고,

저는 투표함에 대한 무효처리 조항(오차가 3% 이상일 때 무효로 처리되는 것)이 있기에,

선관위원들의 책임감이 어느 정도 담보되고, 투표율을 없애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만일 준회원의 투표권이 인정되었을 때, 위의 내용에 준회원을 덧붙이면?

25% 이상으로 투표 성립 요건을 조정하거나, 정회원 중 1~3학년의 50%라는 우스운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관리에 책임감은 강제로 부여되는 것이 아닌, 대표자를 결의했던 그 의지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해봅니다.

*

여기까지 저의 긴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고파스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피드백 계속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