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목적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3/29 청소노동자 무기한 농성에 부쳐-

3월 29일 오후 2시를 기해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빗자루를 놓고 무기한 총파업, 무기한 농성에 들어갑니다. 지난 3월 8일, 협상에 무성의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학교에 경고하는 의미로 하루 동안 파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단 하루 만에 더러워져 버린 강의실과 화장실을 보면서, 학우들은 청소노동자도 학교의 소중한 구성원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생활임금과 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요구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어떠한 성실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드디어 빗자루를 놓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기본적입니다. 고려대학교 아르바이트생보다 낮은 시급 4320원에 초과노동은 다반사, 게다가 제대로 밥을 먹을 곳도, 쉴 곳도 없는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최저’임금이 아니라 생활할 수 있는 ‘생활’임금을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간접고용’이라는 방법을 악용하여 ‘고려대는 사용주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만 반복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기한 총파업, 무기한 농성은 고려대학교 당국이 청소노동자들을 학교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소통없는 태도 앞에서 청소노동자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무기한 농성이라는 방법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대화도, 소통도 거부하는 고려대학교 당국, 온 학교가 쓰레기장이 되어서야 청소노동자가 학교의 구성원임을 인정하시겠습니까? 3월 31일 비상학생총회를 앞두고 수많은 학우들은 학생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고려대 학생들의 목소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학교 당국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학생도, 노동자도 학교 구성원이 되지 못하는 고려대학교,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끝이 멀지 않았습니다. 빗자루를 놓은 청소노동자들, 비상학생총회를 준비하는 2만 고대 학우들 앞에서 학교 당국의 소통하지 않는 태도, 무응답과 불성실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의 무기한 총파업은 얼마간의 불편을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이러한 움직임, 학교의 구성원으로 일어서고자 하는 몸짓은 비상학생총회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정당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고려대학교를 움직이는 모든 이가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날을 향해 달려나갑시다!

- 학생, 노동자 무시하는 학교 당국은 소통하십시오.
-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을 철회하고, 청소노동자의 생활임금을 보장하십시오.


시대를 꿰뚫는 청년의 눈빛
제44대 민족고대 호안정대 학생회(건)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13:5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