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개정특별위원회 인사말>

총학생회칙은 2만 고대 학우를 포괄하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존립 근거이며, 총학생회칙이 명시하고 있는 각 자치기구의 존립 근거이고, 또한 총학생회장단 및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대의원, 중앙운영위원회 위원 등에게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는 근거입니다. 게다가 총학생회칙은 총학생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위 단위들의 회칙에 대한 상위법으로서 하위 단위들을 간접적으로 규율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의 단과대학 학생회, 독립학부 학생회, 과/반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특별기구는 총학생회칙에 근거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단과대학 및 과/반 학생회의 회칙 중 상당수는 총학생회칙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으며, 각 단과대학 및 과반 학생회의 회칙에 내용이 없을 경우 상위법적 지위를 가진 총학생회칙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총학생회칙은 사실상 고려대학교 내의 학생회들을 모두 규율하는 최상위법적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6년 9월 최종 개정된 현재의 총학생회칙은 변화된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이 다수 존재합니다. 특히 회칙 작성 당시의 학생회 체계와 현행 학생회 체계의 차이로 인해 회칙이 현재의 상황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칙과 현실의 괴리는 회칙에 규정되지 않은 권한의 부여와 사무의 집행을 불가피하게 함으로써 학생회 업무에 있어 회칙 경시의 풍조를 만연하게 하고, 편법적으로 운영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내용이 빠져 있거나, 내용이 모호한 조항이 많아서 회칙 해석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발생시킴으로써 총학생회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정당성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총학생회 선거나 탄핵 등의 중대한 사건 때마다 회칙의 미비 때문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현재 회칙 상 총학생회장의 임기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어있지 않아 43대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 문제가 불거졌던 일을 들 수 있겠습니다. 43대 총학생회장단 측은 선거 기간에 돌입했으니 이미 총학생회장단 임기가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앙선관위 측에서는 차기 총학생회장 당선 전까지는 총학생회장 임기로 봐야한다고 주장하는 의견 대립으로 탄핵 총투표를 결정하고 운영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전례에 따라 회칙을 유권해석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따라서 해석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적지 않게 시비가 벌어지는 것 또한 학생 사회의 큰 병폐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전면적 회칙 개정 작업은 시급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는 전학대회 때마다 문제되는 몇 조항을 개정하는 것 이상의 회칙 개정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역대 총학생회 회칙에 대해 검토하고, 총학생회 회칙을 어떻게 개정해야 할지 논의하는 회칙개정특별위원회가 설치되어 2011년 1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개정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총학생회 회칙개정특별위원회는 철야를 불사하며 진행된 여러 차례의 회의를 통해 총학생회칙 제16차 전부개정안과 선거시행세칙, 재정운용세칙의 전부개정안, 회의진행세칙, 사무처리세칙, 기록물관리세칙의 제정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네 차례에 걸친 논의를 통하여 중앙운영위원들의 지적 사항을 수용하여 일부를 수정해 최종안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총학생회칙 개정안은 1960년의 회칙 제정이나, 1980년, 1984년의 전부개정에 버금가는 큰 규모의 개정이 되었습니다. 현행 77개 조로 이루어진 총학생회칙은 개정 작업을 통하여 모두 170개 조가 되었습니다. 현행 65개 조인 선거시행세칙도 105개 조, 현행 38개 조인 재정운용세칙도 46개 조가 되었고, 39개 조로 이루어진 회의진행세칙과, 24개 조로 이루어진 사무처리세칙, 34개 조로 이루어진 기록물관리세칙이 새로 제정되었습니다. 회칙과 세칙을 통틀어서 총학생회칙의 모든 조항이 수정되거나 신설되었습니다.

  더불어서 회칙개정특별위원회는 50년간의 <고대신문> 자료를 참고하여 회칙 및 세칙의 개정 이력에 대해서도 조사했습니다. 그간의 회칙은 이 조항이 왜 생겨났고, 왜 삭제되었는지에 관한 개정 이력이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회칙 제･개정 당시의 입법자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음은 물론, 회칙의 역사성 또한 크게 상실되어 왔습니다. 개정이 성공한 경우와, 개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을 때의 개정안의 요지, 의결의 방법, 논의사항 등을 모두 복원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고대신문>의 기사들이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이 미흡한 자료지만 그래도 회칙의 역사성을 확립하고, 입법자의 의도를 가늠해봄으로써 해당 제도의 도입 취지를 고려한 총학생회 운영을 할 수 있는 작지 않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회칙개정특별위원회는 멀리는 1960년, 가까이는 2011년까지 15번의 회칙 개정 이력, 13번의 개정 시도 실패 이력을 검토하여 무엇보다도 더 많은 학우들의 의사와 참여가 반영되는 민주적인 회칙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먼저 단지 회칙의 미비함을 보완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현재의 회칙 상 학생 사회에 대한 정치적 권리를 지니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 개방된 회칙을 만들기 위하여 재학생, 휴학생 뿐 아니라 교환학생들까지 포괄하여 회원에 대하여 새롭게 정의하고, 학생 사회 내에서 이들의 권리와 의무를 새롭게 정식화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뿐 아니라 의결기구의 성격을 가진 학생총회, 학생총투표,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중앙운영위원회와 집행기구의 성격을 가진 총학생회장단, 중앙집행위원회 등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하게 정의했으며, 특별기구 운영에 있어서 투명성과 개방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학생 사회에서 민감한 사안이 되어왔던 선거나 재정 등의 사항에 대해서 좀 더 명료한 기준을 세웠고, 이제껏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왔던 총학생회의 기록물들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세칙을 마련하여 앞으로의 자치 단위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4.18 의거를 계기로 성립된 만큼 자유･정의･진리라는 가치를 학생 사회를 통해 실현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학생자치와 사회정의구현을 위한 실천적 활동에 매진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민주적이고 학우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총학생회 운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총학생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과 더불어 잘 갖추어진 제도가 수반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고민하며, 미래를 위하여 한자 한자 써내려간 새 총학생회칙을 이제 학우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학생 사회를 구성하는 기구들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과 학생 사회 속에서의 학우 여러분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총학생회칙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2012년 2학기 정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회칙 개정안과 세칙의 제･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대의원 여러분의 회의 참석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회칙 개정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총학생회장단 및 중앙운영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회칙개정특별위원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1 04:3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