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9일, H교수의 지도학생 성폭력 및 착취 실태사태가 학내외로 공론화되었다. H교수는 이미 고발자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고발자로 추측하는 학생을 회유⋅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도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가 긴밀한 대학원의 특성상, 빠른 사건 해결과 피해자 보호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당국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신실하게 임하기보다 공론화된 이 사태로 인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H교수 사태는 대학원 사회 내에서 교수와 학생의 권력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학생의 졸업 및 향후 진로에 지도교수의 영향력이 큰 현재 대학원 사회의 특성 때문에 벌어질 수 있었다. 지도교수의 부당한 요구에도 졸업과 진로에 악영향을 우려하여 거절하거나 문제제기 하기 어려운 현재의 상황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부적절한 요구라도 지도교수의 의사라는 이유로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수용해야만 하는 현재의 상황을 반성하고, 지도교수와 학생 간의 보다 민주적인 관계를 모색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는 학내 도처에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들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학내 민주주의를 신장시킬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부당한 처우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고려대학교 사회가 건강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민주적인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오히려 학교의 명예 실추가 아니라 학교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학내에 산적해있는 여러 모순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학내 사회의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교수, 학생, 학교 당국은 물론 사회 전체가 지도교수와 학생 사이의 권력관계 안에서 학생에게 부적절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작년에도 성폭력 사태가 공론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적극적인 예방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학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성폭력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학교 당국은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다 나은 학내 공동체 건설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제25대 Arbol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일반대학원 교육학과 대표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30 11:3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