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에 세종캠퍼스 A학과 대학원생들로부터 지도교수인 H교수에 대한 고발과 함께 도움요청이 들어왔다. 이들의 고발을 통해 지금까지 학문을 추구하는 대학 사회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파렴치한 추행이 자행되어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의 호소에 따르면, H교수는 그간 논문지도 등의 이유를 들어 여학생들에게 수차례 모텔을 예약하라고 했으며, 모텔에서 놀다 가자고 하는 등 치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그는 일상적으로 제자들에게 고가의 음식과 선물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온갖 자잘한 비용까지 모두 제자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제자들에게 학술적 목적과는 전혀 무관한 중국여행을 함께 가도록 하였고, 자신의 모든 여행경비를 제자들에게 부담하게 했다.

더 나아가 H교수는 전공과는 전혀 무관하며 성적인 내용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는 메일을 상습적으로 제자들에게 발송하기도 하였다. 그는 성적 수치심을 넘어 모욕감을 유발하는 언행을 일삼았고, 여제자들에게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라는 둥, 학생이 아니면 어떻게 해볼텐데라는 발언을 내뱉는 둥, (자신의) 찢어진 청바지에 손을 넣어보고 싶지 않느냐는 둥 성폭력적 발언을 일삼았다. 또한, 논문지도 때나 술자리 등에서 여제자들의 허벅지와 등, 팔을 더듬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는 심지어 아직 대학원 입시 원서조차 넣지 않은 지망 학생들을, ‘검증해야 한다’는 핑계를 들어 잦은 만남을 가졌으며 지도제자 모임에도 데리고 왔다. 이는 입시과정에 있어서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처사이기도 하다.

H교수의 이와 같은 파렴치한 추행을 참다못한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그는 해당 학생의 논문지도와 심사는 물론 대학원생활에 있어 불이익을 주고, 노골적으로 따돌림을 조장하고 괴롭힘을 자행하는 등, 악질적인 행위를 더해갔다.

그 뿐만이 아니다. H교수는 가짜 연구조교들을 두고 사적인 용도로 조교비를 횡령하기까지 하였다. 또한, 제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하고 싶다, 기회만 된다면 마약을 해볼 생각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현재 피해자들은 H교수를 양성평등센터와 교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 내사가 이뤄지며, 그 뒤에 H교수가 소환되는 절차상, 이 문제가 학교에 의해 본격적으로 다뤄지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학교 당국이 실질적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H교수는 이미 고발자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고발자로 추측하는 학생을 회유⋅협박하고 있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동안 학생들이 제대로 논문지도를 받지 못해 학위취득에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도교수 공석으로 인해 H교수의 지도학생들의 대학원 생활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어 심히 우려된다. 현재 피해자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질병까지 겪고 있다. 피해 학생들에 대한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

원총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유감을 넘어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따라서 원총은 이와 같은 지도교수의 파렴치한 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학교 당국의 즉각적인 지도교수 해임 및 변경, 주임교수 직위해제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학교 당국과 교수⋅학생 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제자들에 대한 지도교수의 무수한 착취 문제에 대하여 각성을 요구하는 바이다.

제25대 Arbol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30 14: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