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장학생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알바연대는 한국사회 500만 불안정 비정규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단군이래 알바들의 첫 노동조합인 알바노조, 알바인권법 제정, 최저임금1만원 실현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알바연대 고려대모임은 총학생회 선거에 맞춰 총학생회와 학우들과 학교 당국에 아래와 같은 사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제안합니다.

1. 임금은 임금대로 장학금은 장학금대로! 근로장학생의 노동권을 인정하라!

이번 2학기동안 알바연대 고려대모임은 학교 안에서 일하는 근로장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건물 곳곳에 여러 행정업무를 도와주는 근로장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학교 이곳저곳에 있는 근로장학생들을 만나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식비 지급 여부, 시급 등 노동 여건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고,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거의 모든 근로장학생들이 노동자들이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하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식비, 휴식 시간 등도 건물마다 혹은 담당하는 관리 선생님마다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알바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알바연대가 올 한해 끊임없이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알바노동자도 주 15시간 이상 근무할 시 주휴수당을 받아야 합니다. 4대 보험에 가입해야하며 여성의 경우 월 1회의 생리휴가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4시간 마다 30분의 휴게시간이 보장되며 1년 이상 일할시 퇴직금도 받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법으로 보장된 권리입니다. 알바연대가 만난 한 근로장학생은 주 40시간씩 8개월동안 일하는 동안 120만원에 가까운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학교 안의 근로장학생은 실제로는 학교 밖 알바노동자보다도 낮은 시급을 받고 있었고, 최소한의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학교는 근로장학생을 알바노동자가 아닌 근로‘장학생’이라 부르며 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내에서 일을 하지만 장학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 내 가장 대표적인 알바노동자인 근로장학생 또한 실제로 노동자입니다. 학교 당국이 직원을 채용해 처리해야할 할 일들을 싼 값의 알바노동자인 근로장학생을 이용해 엄청난 금액의 인건비를 아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근로장학생의 임금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으로 처리되어 정부의 기준요건에 맞게 장학금 비율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싼 값에 학생을 쓰고 동시에 회계상 장학금 규모를 늘리는 것입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듯이 고려대학교는 예산 뻥튀기를 통해 600억원의 흑자를 보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학교는 학생들로부터 매해 엄청난 액수의 등록금을 걷지만 장학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하지도 않고, 근로장학생에게는 제대로 된 임금조차 지불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알바연대 고려대모임은 총학생회 양 선본에 아래와 같은 정책을 제안합니다.

1) 내년도 최저임금 5,210원. 근로장학생 시급 5,000원. 근로장학생 시급을 실질적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하라!
2) 임의적인 식비 지급, 근로장학생에게 일괄적으로 식비를 보장하라!
3) 주휴수당, 4대 보험, 퇴직금, 실업급여, 생리휴가 등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보장하라!
4) 근로장학생은 ‘장학생’이 아니다. 근로장학금 22억을 일반장학금으로 전환하고, 근로장학생을 질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라!

2. 학교 안팎 알바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상반기동안 알바연대는 대학가 주변 알바노동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노동조건과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결과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반드시 작성하고 교부받아야 하는 근로계약서의 경우 전체 아르바이트 노동자 중 53%가 작성하지 않았으며, 작성했다고 대답한 사람들 중 절반은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대 보험의 경우 약 80%가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추가적인 질문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말한 39명 중 본인이 어떤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아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9명에 불과했습니다. 4시간 일을 하면 30분간의 휴게시간 또한 61% 비율로 보장받고 있지 못했으며,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받을 수 있는 주휴수당 또한 77% 비율로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근로장학생, 학교 내 상업시설 알바들의 처우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알바는 더 이상 고려대학교 학생들과 상관없는 문제가 아닙니다. 등록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지금도 알바를 하고 있고, 앞으로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전체 비정규직 비율이 50%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타깝게도 학교를 다니는 동안 그리고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알바 혹은 불안정 노동은 더 이상 학생들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알바 문제는 이제는 학생의 실질적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 노동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 ‘젊어서 고생하는 알바생’의 구구절절한 사연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은 극히 미미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열악한 알바 노동의 문제가 소비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양 선본 학우들의 생계와 직접 연관되어 있는 알바 노동의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아래와 같은 정책을 제안합니다.

1)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는 학교 내 상업시설. 학교 당국이 책임지고 관리 단속하라!
2) 학교 안팎 알바노동자의 임금을 실질적 생활임금으로 인상하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7 19:2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