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고려대학교 교수님들께 드리는 편지>

존경하는 교수님 안녕하세요.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 잘 보내고 계신가요? 학생들은 2014학년도 등록금을 준비하며 바쁜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오늘 아침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셔서 회의를 진행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안전한 비행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학생들은 최근 학교의 일방적인 학칙 개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학점 세탁을 근절하기 위해 시작된 학칙 개정이 학교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수강신청 포기제도가 학생들의 수강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폐지하겠다는 개정안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학교는 그동안 졸업요건 때문에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핵심교양과 전공필수 강의를 무단으로 폐강하며 학생들의 강의선택권을 침해해왔습니다. 학교가 강의를 제대로 개설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를 학생들과, 학생들의 권리를 위한 제도에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지원을 축소시키고 앞으로 학칙과 규칙을 개정하는 절차를 학생들을 배제한 채 진행하겠다는 내용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생회 선거 직후인 지난 12월에 이번 학칙 개정이 학생들의 권리를 축소시키지 않도록 부탁드리는 공문을 제출하였습니다. 학칙에 명시된 학칙 개정의 담당자인 교무처장님을 만나 뵙기 위한 면담도 신청하였습니다. 공식적인 답변을 전달하지 않은 채 학생들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하는 학교를 상대로 기자회견과 항의방문 또한 수없이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2월이 되도록 담당자를 한 분도 만나 뵙지 못한 채 다음 학기의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수강신청이 시작되는 2월 3일 월요일에는 교무처로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으나 처장님께서는 끝끝내 방문을 열어주시지 않았습니다.

교수님. 학생들은 이제 갈 곳을 잃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방문을 닫아버리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교수님. 그래서 제자의 마음으로 스승님께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고려대학교가 저희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학교가 닫힌 문을 열어 저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저희의 의견이 학교의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교수님들께서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교수의회는 제주도에서 진행되지만 교수님들의 마음만큼은 저희 학생들과 함께 고려대학교에 있다고 믿기에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0:2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