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족고대 제47대 총학생회장 최종운입니다.

지난 월요일 2월 3일을 끝으로 2회의 등록금 심의위원회 준비회의와 5회의 등록금 심의위원회는 끝이 났습니다.

2014년 1월 6일은 첫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예정되어 있었던 날입니다. 올해 학생 측 위원 구성은 안암캠퍼스 학부위원 최종운 총학생회장(당연직), 이대열 사범대 학생회장, 권기경 이과대 학생회장. 세종캠퍼스 학부 위원 조현준 총학생회장(당연직) 대학원 위원, 이평화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과 주동찬 특수/전문 대학원 연합회장이었습니다. 학생 측 등심위원 6인은 모두 등심위원으로서 올해는 정말 다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한마음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저 또한, 올해 예산안과 결산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살펴보며 학우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총학생회로서 첫 시작을 하고 싶었습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공정하게 운영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예결산 자료는 기대와는 달리 너무나도 빈약하였고, 전달받은 시점조차 너무나 늦은 때였습니다. 회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던 학생 측 등심위원은 밤을 세고 관련 서적을 읽으며 예결산 자료를 분석하였습니다.  학생 측 등심위원 6인중 전문대학원 학생위원은 회사 시간을 반납하고 휴가를 내며 등심위에 참여하고,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매일 두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고 가는 등 학생 측은 최선을 다해 등심위에 참여하였습니다. 올해 자료뿐만 아니라,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의 본예산, 추경예산, 결산을 각각의 관항목 구분 별로 분류하고 추이를 분석 하였고 등록금 심의 위원회 관련 법령을 살펴보고 관련 부처에 직접 문의를 하는 등 열과 성을 다해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 위원들의 태도는 이와 정반대였습니다. 매년 등심위에서 학교가 준비해 주어야하는 그해 가예산안은 등록금 책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만큼 정확하고 실질적이어야 했던 이번 2014년 가예산안은 총장이 추천한 전문가 위원조차 “이 자료는 신빙성이 없으니 2013년 추경예산안을 가예산안으로 생각하고 보아야 한다.”고 비판할 정도로 미흡한 자료였습니다. 합리적인 예산 편성을 위해선 지출 항목의 증감 추이, 등록금을 제외한 수입 부분에 대한 증감 추이를 제시하며 그에 대한 요인을 설명해야 하지만 그 과정을 위해 학생 측 위원들이 전달받은 2014년 가예산안은 이처럼 터무니없는 자료일 뿐이었습니다. 2013년 결산 또한 준비 되어있지 않아 학교 측은 무려 2년 전 예산과 결산자료를 바탕으로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진행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껍데기만 존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진행하며 학교 측 위원들에 대한 실망감도 커졌습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교 측의 안을 제시 받았을 때도 학교는 인상을 해야만 하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사정이 어렵다”라는 이야기만 늘어놓았고, “지출에 대한 예산이 지나치게 크게 잡혀있다, 2013년의 경우 예산으로 책정되었던 금액과 실제 집행한 금액의 차이가 400억이 넘는 큰 금액이다. 차액의 크기를 조금 작게 설정한다면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는 학생측 위원들의 지적에는 “지출에 대한 예산은 여유롭게 책정 할 수 밖에 없다” “차액은 모두 이월하고, 감가상각비의 명목으로 적립한다” “학교의 사정이 어렵다”라는 등의 말만 학교는 되풀이 할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대학 등록금이 현재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있는 것이 아니냐? 라는 물음에는 “유치원 등록금보다 대학등록금이 싸다. 특목고의 수업료를 생각하면 대학 등록금은 결코 비싸지 않다”라는 황당한 대답을 듣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결정된 2014년 고려대학교 등록금이 ‘학부 동결 대학원 3%인상’입니다. 학생위원이 모두 퇴장하고 학교 측 등심위원과 전문가 위원만의 동의가 있었던 마지막 회의의 결과입니다.

학부 등록금의 동결은 학생들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등록금을 동결내지는 인하를 해야만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을 받기위한 동결이었습니다. 국고보조금의 혜택에서 벗어난 대학원등록금의 몇 년이나 계속된 인상은 올해까지 이어져 많은 대학원생들의 원망을 사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을 따르기 위해서 울며 겨자를 먹는 식으로 계속되는 것이 고려대학교 등록금 책정의 현주소입니다.

정말로 많이 아쉽습니다. 예산을 더욱 더 짜임새 있게 책정하거나 법인의 책임을 물으며 양질의 교육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논리에 의해 학교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등록금 책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을 일관하며, 수지타산만을 따지는 학교는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학부의 등록금은 동결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방적인 학교 측의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진행을 막고자 2회의 등록금심의위원회 준비회의에서 학생 측 위원들은 학교 측에게 전문가 의결권을 배제하라, 학생 측에게 전문가 추천권을 달라. 두 가지 요구를 하였지만 일방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 진행에 이러한 요구는 묵살되었습니다.

이처럼 올해 등심위는 6:7이라는 학교와 학생의 위원 숫자차이로  등록금이 불합리하게 결정 날 수밖에 없던 구조였습니다. 더욱 더 나은 등심위를 진행하고자 위와 같은 불평등함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열릴 이 협상테이블에서 학생과 학교의 위원수를 동수로 맞추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학생과 학교의 평등한 협의 테이블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내년에는 보다 나은 환경에서 등록금이 책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족고대 제47대 총학생회장 최종운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09:3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