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와 함께 하는 <근로장학생 문제> 1탄: 근로장학생은 근로자(노동자)일까요, 아닐까요? 학우 여러분의 의견을 묻습니다!

요약

1. 근로장학생은 근로자인가, 아닌가?
- 근로장학생은 근로자가 아니다. 근로장학생 제도는 학교에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뒤 장학금을 주는 것일 뿐이다.
- 근로장학생은 근로자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봤을 때, 실제 근로장학생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그러하다.

2.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이 득이 되는가, 해가 되는가?
-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은 기초생활수급금 수혜를 어렵게 하여 정말로 생활이 어려운 근로장학생들에게 해가 될 것이다.
-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이 되면 근로기준법상 각종 수당 및 혜택이 보장되어 근로장학생들에게 득이 될 것이다. 또한 장학금 수혜액과 수혜율 부풀리기가 불가능해져 학우들의 장학금 수혜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민족고대 제47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는 지난 총학생회 선거에서 ‘근로장학생 시급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저희는 근로장학생 시급 인상이라는 공약의 이행을 위해 힘쓰는 동시에 근로장학생 문제 자체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대로 근로장학생 문제는 ‘근로장학생 시급 인상’만 단순히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오늘 다룰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한 사안이 많아 총학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합, 학교와의 대화를 지속해나가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 문제(근로자성 인정 문제), 즉, 근로장학생이 근로자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① 근로장학생은 근로자인가?

“근로장학생은 근로자가 아니다.”
노동부는 ‘근로장학생은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노동부는 “근로장학금이 단순히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격이 아니라 명목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어서, 이들 근로 장학생들을 대학교의 지휘 및 감독 하에 임금을 목적으로 일하는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로 단정하기 어렵다.” 내지는 “근로장학생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장학금을 주는 건데 그게 왜 근로자인가.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21, “‘친서민’의 겨울, 더 추워지는 아이들”, 제 787호, 2009.11.27.)

vs

“근로장학생은 근로자다.”
대법원 판례(2006.12.7, 대법2004다29736)에서는 근로자의 기준으로 ‘계약 형태보다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보아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종속적인 관계란 ‘업무 내용을 사용자(고용주)가 정할 경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및 감독을 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시간 및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따를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려대학교 근로장학생들은 대법원이 제시하는 ‘근로자의 기준’에 모두 부합하므로 근로자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이 선발하는 국가근로장학생과 달리 교내 근로장학생의 경우 구인공고에 소득과 관련된 제한규정이 있는 경우가 없습니다. ‘고려대학교 장학금 지급 규정’을 보면 이 사실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장학금 지급 대상을 규정하고 있는 제5조를 보면 지급대상에 ‘4. 교내 특정부서에 배치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자’와 ‘3. 재학생 중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자’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또한 장학금 지급 불가 대상 규정(제6조 3항), 이중수혜 금지 규정(7조) 등 곳곳에서 근로장학생과 일반장학생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 규정 제27조 (근로장학금)을 보면 “교내 행정업무 보조 등 근로봉사를 제공한 자에게는 학교가 정하는 바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근로장학금을 ‘생활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근로장학생은 학교에 고용된 근로자이지 장학생이 아닙니다.


②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 해(害)인가, 득(得)인가?

“근로장학생을 근로자로 인정할 경우 그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5조(수급권자의 범위)에 따라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2014년, 1인가구 기준 603,000원) 이하일 경우 국가로부터 생계급여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법 시행령 제3조(소득의 범위)에 따라 근로의 제공으로 얻는 근로소득은 수급신청자의 소득인정액에 반영됩니다. 즉, 근로장학생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그들이 학교로부터 받는 소득은 근로소득으로 산정되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권자가 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근로장학생의 근로자성 인정은 지금과 달리, 생계급여나 근로장학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근로장학생들의 삶에 해가 될 것입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대안(아래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이 제시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권한은 대안을 제시한 기획재정부가 아닌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갖고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러한 대안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학교 측이 근로장학금 규모를 늘리지 않을 경우, 근로장학생 자리가 축소되어 근로장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vs

“근로장학생이 근로자로 인정되더라도 그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오히려 근로장학생과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근로장학생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데 따른 생계급여 중단 가능성의 경우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규칙 제2조에서는 수급권자 선정을 위한 소득평가액 산정방식을 규정하며, 그 산정에 들어가지 않는 소득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의해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액, 장애수당 등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자 선정 과정에서 소득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 시행규칙에 ‘고등교육법 제2조 각호(일반적으로 말하는 대학교)의 학교에 재학 중인 사람이 학교로부터 받는 근로소득’을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추가한다면 지적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은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2009년 제시한 의견이기도 합니다. (한겨레 21, “‘친서민’의 겨울, 더 추워지는 아이들”, 제 787호, 2009.11.27.)
또한 근로장학생이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많은 혜택이 생깁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상시 5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지급 및 보장이 의무화 되어 있는 ‘주휴 수당, 야간 수당, 연장 수당, 생리 휴가, 4대 보험, 퇴직금, 법정 휴게시간, 유급 휴일, 유급 휴가’ 등을 지급 및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장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학교로부터 받는 금액을 최소 20% 이상 늘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근로계약서 작성’이 의무화 되어 근로장학생들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매우 향상될 것은 물론 혹시나 모를 분쟁 발생 시 근로장학생의 대처가 훨씬 용이해질 것입니다.

“학교는 근로의 대가인 근로장학금을 장학금 지급액과 수혜율을 부풀리고 있다.”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이 이루어질 경우 일반 학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전체 교내 장학금 228억 중에 근로장학금은 20억 수준입니다. 근로의 대가가 장학금으로 여겨지며 학교의 장학금 지급 규모가 10% 가량 부풀려진 것입니다. 또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의 근로장학생(학부생)은 4138명에 달합니다. 이는전체 고려대학교 학생인 18951명(제47대 총학생회 선거 유권자수 기준)의 21.8%에 달합니다. 이는 고려대학교의 장학금 수혜율이 54.4%(2012년도 기준)에 달하는 것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근로장학금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여겨져 교내 장학금 항목에서 빠질 경우, 학교의 교내 장학금 지급액과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율이 낮아져 교내 장학금 증액 요구가 교내외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 문제는 일반 학우들과 동떨어진 근로장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요약

1. 근로장학생은 근로자인가, 아닌가?
- 근로장학생은 근로자가 아니다. 근로장학생 제도는 학교에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뒤 장학금을 주는 것일 뿐이다.
- 근로장학생은 근로자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봤을 때, 실제 근로장학생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그러하다.

2.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이 득이 되는가, 해가 되는가?
-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 인정은 기초생활수급금 수혜를 어렵게 하여 정말로 생활이 어려운 근로장학생들에게 해가 될 것이다.
- 근로장학생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이 되면 근로기준법상 각종 수당 및 혜택이 보장되어 근로장학생들에게 득이 될 것이다. 또한 장학금 수혜액과 수혜율 부풀리기가 불가능해져 학우들의 장학금 수혜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민족고대 제47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는 근로장학생 문제와 관련하여 학우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고자 합니다. 오늘 1탄, 근로자 지위 인정 문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학우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또한 근로장학생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아래 총학생회의 주소, 이메일이나 담당자의 연락처를 참고하시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고파스, 민족고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 페이스북 계정(http://www.facebook.com/gonggamchonghak)에 동시에 게시되었으며 차후에 대자보와 스티커판 형식으로 정후, 노벨, 과도, 중광, 중도 등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담당자: 총학생회 정책국원 권순민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420호, gonggam47@hanmail.net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1:4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