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고려대 해고강사 해고무효소송 결과에 관한 학생들의 기자회견 안내>

발신 : 고려대 시간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대책회의 연락간사 겸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박원익(010-4173-9212)

수신 : 각 학내언론사 및 언론사 정치/사회/교육부

취지 : 7년간 세종캠퍼스 경영대에서 노동의역사/노동의미래 전공과목을 강의했던 김영곤 해고강사(2013년 초 해고)가 비록 해고무효소송(서울지방행정법원 2014구합50064)에서 패소하였지만, 강사의 계약갱신기대권을 인정받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냈다. 당초 고려대의 입장은 6개월마다 시간강사를 위촉하고 자동해촉하기 때문에 '김영곤 강사를 해고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이와 달리 반복적으로 위촉계약이 이뤄질 경우 계약갱신기대권이 발생한다는 것, 강사의 해고에도 적법한 절차가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최근 계약직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한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과 대법원의 판결(2014.2.27.선고 대법원2011두17745)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강사가 단순히 6개월마다 고용되고 잘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대학의 엄연한 근로자이자 교원이라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에서는 김영곤 강사에 대한 해고의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김영곤 강사에 대한 해고절차에 관한 자료제출을 학교에서 거부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다. 이에 관한 학생의 입장을 밝히며 해고 당시의 절차 및 정황에 대한 학교측의 명명백백한 진상해명을 요구하며, 또한 그 동안 있었던 강사와의 소송에서 든 비용의 출처(교비회계에서 나왔는지, 법인회게에서 나왔는지 여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약식 기자회견을 준비 함.  아울러 해명요구를 정보공개청구서에 반영하여 기자회견 당일 총무부에 전달할 예정.

이에 약식기자회견과 총무부 항의방문에 취재요청을 드리는 바입니다.

일시 : 11월 12일 수요일 오후 한시 고려대학교 본관 앞

장소 : 고려대학교 본관앞. 소견발표 이후 총무부로 항의방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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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 김영곤 해고강사와 학생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오랜 싸움 끝에 인정받은 강사의 ‘계약갱신기대권’

  2년째 고려대에서 학생과 함께 복직투쟁을 벌이는 김영곤 강사에게 서울지방행정법원은 김영곤 강사에게 해고무효소송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소송의 핵심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김영곤 강사는 7년간 연속적으로 세종캠퍼스 경영대에서 전공강의를 도맡았으므로 학생과 강사 모두 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2013년 겨울 김영곤 강사가 강의자리를 잃은 것은 (학교의 주장처럼) 단순히 기간만료에 의한 위촉해약이 아니라 엄연히 해고였다는 것이 첫 번째 쟁점이었습니다. 여기서 법원은 김영곤 강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돌연 내려온 비박사 강사 임용제한 지침으로 인해 강의를 잃은 김영곤 강사에 대한 해고절차가 적법하지 않은 부당해고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는 아쉽게 법원이 김영곤 강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비록 패소했지만 이번 판결로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부정당했던 강사의 ‘계약갱신기대권’을 인정받은 것은 전국적으로 최초의 사례입니다. 강사의 퇴직금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은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교원인데 교원이라 불리지 못하고, 노동자인데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해고를 해고라 인정받지 못했던 전국 7만 강사의 상황에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김영곤 강사 해고의 부당성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신 싸움이었습니다

  2013년 겨울 당시 김영곤 강사는 강사노조를 결성하고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에 문제의식을 느껴 본관 앞에서 강사료 인상, 절대평가 확충, 대형강의 폐지 등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직후 고려대 교무처에서는 세종캠퍼스 경영대에 돌연 일방적인 비박사 임용제한 지침을 학과에 하달하였습니다. 이메일 투표 끝에 경영대 교수들은 교무처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예정되어 있던 2013년 1학기 강의를 급작스레 취소하였습니다. 경영대 강수돌 교수님은 당시의 해고가 학교의 부당한 압력으로 행해진 해고이며, 비록 비박사이지만 <노동의 역사, 노동의 미래> 등 다수 저작을 박사학위에 준하는 이력으로 인정받았기에 7년간 지속적으로 임용됐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비박사라는 이유만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학생들도 해고의 본질은 비판적인 강사에 대한 탄압이라는 데 동의하며 4.18 기간 1000명이 복직요구안에 서명했으며, 100명이 법원탄원서에 서명했습니다. 교수님의 용기 있는 발언과 학생들의 참여가 함께했기에, 해고를 해고로 인정받는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학교의 말 바꾸기와 자료제출 거부 끝에 내려진 아쉬운 판결

  1차 공판과 2차 공판까지 학교측 변호사는 비박사 강사 임용제한이 정당하다는 변호를 했습니다. 하지만 비박사 임용제한이 고등교육법상 어떤 법적 근거도 없고, 우수강사 상까지 받은 김영곤 강사의 전문성에 시비를 걸기 궁색해지자, 증인으로 출석한 명순구 교무처장은 이전의 말을 바꾸었습니다. ‘비박사였기 때문에 해고한 것이 아니다’, ‘강의할 자격은 충분하다’, ‘단지 학과회의에서 임용추천을 안했을 뿐이다’라고 말입니다. 스승의 위치에 있어야 할 분의 위선적인 태도에 참담할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비박사 임용제한 지침이 교무처장 개인의 독단으로 내려진 것인지, 교무위원회의 절차를 거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교무위원회 회의록 제출을 재판부가 명령했지만 학교는 무엇이 두려웠는지 자료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여전히 고려대에서 강의하는 비박사 강사 비율에 대한 자료제출도 요구했지만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재판이 속개되었고 김영곤 강사에 대한 부당해고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싸움의 2라운드가 시작되었고 이제 학교는 진실을 밝힐 차례!

  이제 해고를 해고라 부를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이마저도 선례가 없는 일이라 당연한 상식을 인정받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하는 강사의 현실이 씁쓸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성과도 학우와 교수님 그리고 강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학교에 해고의 책임을 물어야 할 때입니다. 고려대학교는 학생들 앞에 교무위원회 회의록을 정보공개해야 합니다. 싸움의 2라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김영곤 강사가 복직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그날까지 연대하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 고려대 학생행진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07: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