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도장공장

8월 4일 70일이 넘게 옥쇄 파업을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7월 30일부터 시작된 교섭이 2일 새벽까지 나흘에 걸쳐 집중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결국 교섭은 결렬되었습니다. 교섭 결렬 직후 사측의 쌍용자동차 청산과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준비된 공권력 투입을 위한 절차는 신속히 진행되었고, 8월 4일 오전 11시 30분경 진압작전은 시작되었습니다.

쌍용차 사태의 시작은 매각과 상하이차의 먹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쌍용자동차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SUV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업계 1,2위를 다투던 우량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의 운영부실로 인해 2004년 한국 정부와 채권단은 상하이 자동차에 쌍용자동차를 매각하였고, 매각의 조건은 고용안전, 10억 달러에 이르는 장기적 투자와 2007년까지의 40만 대 생산체제 구축, 세계적 RV-SUV 전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상하이 자동차는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쌍용자동차 고유의 원천기술을 빼내갔습니다. 그리고 기술유출과 구조조정에 전력을 쏟는 동안 쌍용자동차의 경영 상태는 날로 악화될 수밖에 없었고, 보통 자동차업체가 1~2년마다 신차를 개발하는 데에 비하면 쌍용자동차는 2004년 이후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아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상하이자동차의 먹튀로 날로 악화된 경영 부실은 2008년 세계 경제를 강타한 금융위기 속에서 극에 달했고, 법정관리인단은 결국 2646명이라는 사상초유의 정리해고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실로 경영위기와 부실의 책임은 쌍용자동차를 매각한 정부와 자본에 있는데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회사 회생과 총고용 보장을 위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총고용 유지, 비정규직 고용안정 기금 12억 출연, 신차 연구개발비용 1천억 담보 등의 파격적인 고통 분담 안을 내놓았으나 사측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대규모 정리해고통지서밖에 없었습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간 쌍용자동차에 몸담아 왔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일순간에 빼앗긴 것이었고, 부당한 해고에 맞선 투쟁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옥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물과 식량 반입이 중단 된지도 수십일 째이다. 노동자들은 하루 주먹밥 한 덩이로 연명하고 있고, 물 또한 빗물을 받거나,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공권력 투입에 따른 단전조치로 인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의료진의 투입도 원천 봉쇄되어 당뇨가 걸려 발이 썩어 들어가도 경찰이 뿌린 최류액에 피부가 녹아 흘러도 전문의의 치료는커녕 제대로 된 의약품으로 응급조치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장공장의 화재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소화전마저도 끊어 버렸습니다.

현재 쌍용차 사태는 “경제가 어려우면 노동자들은 잘려야 한다”는 이명박식의 사고로 인해 더욱 악화된 것입니다. 협상의 과정에서도 노조 측의 무급휴직전환제와 사측의 정리해고 방안은 비용적 측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안을 고수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인 것입니다. 결국 파업이 시작된 지 몇 달 만에 협상다운 협상을 진행한 것이지만 결국 이는 공권력 투입을 위한 수순이었던 것입니다.

쌍용차 자본과 정권은 “함께 살자”라는 절절한 요구는 무시하고 기본적 인권마저 유린하며, 노조를 무력화하고, 노동자들의 마지막 남은 생존권마저도 앗아가려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즉각 무리한 공권력 투입을 중단하고 쌍용차 회생을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살인적인 해고와 공권력 투입에 맞서 민족고대가 앞장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연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