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정문 앞 재개발을 반대합니다

문과대 학생회는 여름방학 동안 빈곤철폐현장활동을(6월29~7월5일)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의 눈이 멋진 고층의 아프트에 쏠릴 때, ‘용산4구역’과 ‘왕십리’의 아프고 그늘진 현장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용산의 영세 상인들과 왕십리 상공인들의 삶은 불안했고 끔찍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권’ ‘주거권’은 거대건설재벌들의 ‘재산권’ 앞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려대학교 정문 앞(제기 5구역)도 ‘재개발’이 곧 추진된다고 합니다.

용산에서 5분이 돌아가시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외치셨지만, 아직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와 정부는 그 소박하고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는 해결되지 않고 있고 수많은 ‘용산’들이 서울에 생기고 있습니다. 마침내 고려대학교 앞까지 찾아온 것입니다. 용산참사를 해결하지 못했기에,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보편적인 권리로써 인식시키고, 제도로써 강제하지 못했기에 동대문구청은 아무 거리낌 없이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반대의견이 있다고 해서 정당한 재산권 행사를 막을 수 없다”

재개발이 된다면? 하고 물음만 던져도 몇 가지 결과들이 눈에 선합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에게 음식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신 영세 상인들을 못 보게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살고 있었던 세입자들도 대부분 쫓겨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새로 지어지는 고층 아파트에 30만원씩 내고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정문 앞이 재개발 되면 고려대 인근 방값의 대대적인 상승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위기는 더욱 가속화 되는데 상인들은 벌어먹고 살던 일자리를 잃고, 온통 재개발천지인 이 나라에서 세입자들은 주거의 불안정에 내몰릴 것입니다. 학우들은 어떻습니까? 등록금은 천만원인데, 방값은 더 오른다. 부모님에게 미안해지고 답답해집니다.

학교 앞에 아파트단지가 생긴다면, 고려대는 고층 아파트 주민들의 ‘고대공원’이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옵니다. 이 우스갯소리에 기분 좋게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원래 살던 영세상인과 세입자들의 눈물 없이 재개발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인들과 학생간의 유대가 끊이지 않고는 재개발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취, 하숙비 상승 없이 재개발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대문구청에서 서울시로 넘어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곧 전국 최초로 대학교 앞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지도 모릅니다. 문과대학생회는 이 사실을 알려나가고 해결해 나가는데 힘쓰겠습니다. 학우들도 서관로비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명 운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온라인 서명하기: http://ku09.ohpy.com/431228/0

                                                                    :: 42번째 리얼리스트 문과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