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자가 만난 사람]에서는 대학 비정규직 교수들의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우리학교 세종캠퍼스 강사 김영곤 씨를 만나보았다.

요즘 대학교는 학문의 배움터가 아닌 단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곳이라 흔히 불리곤 한다. 이 속에서 비정규직 강사와 관련한 많은 사회적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비정규직 강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크게 붉어지고 있다. 김영곤 씨는 비정규직 교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더 나은 대학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든 투쟁을 벌이고 있다.

Q.비정규직 교수의 문제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됐나요? 그 배경에 대해 좀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군사 독재 시대 때, 박정희는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비판적 의식을 가진 대학생들을 잠재우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대학에 영향력을 끼쳐 대학 강사들의 교원 지위를 박탈시키고, 대학의 교원들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로 뽑고 대학의 교원들을 감시했어요. 군사 독재가 끝나고 교수, 부교수, 조교수는 교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그에 따라 사회적 지위도 올라가기 시작했지만 교원 지위를 박탈당한 강사들은 대학에서 차별받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속돼 온 거죠.

Q.비정규직 교수가 대학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요. 비정규직 교수가 받는 부당한 대우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단, 비정규직 교수는 강의료에서부터 차별을 받습니다. 일반 전임 교수의 경우에 한 해 1억을 넘게 받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는 한 해 480만원 밖에 벌지 못해요. 하루에 12,000원 정도를 버는 셈이죠. 다른 비정규직 교수들도 비슷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다른 비정규직 교수들은 거의 강의가 아닌 프로젝트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죠. 또한 얼마 전에 자살하신 서정민 박사는 유서에 전임 교수들의 압박으로 그들의 논문을 대필하는 등 부당한 현실에 살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내용을 남겼습니다. 그는 실력을 위주로 뽑지 않는 대학 현실을 비판했었죠. 또한 비정규직 교수들에게는 연구실도 없을뿐더러 학교에 제대로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Q.김영곤 씨는 오랫동안 투쟁을 해오고 있으며 비정규직 교수들 사이에서도 열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영곤 씨는 주로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현재 2007년 9월 7일부터 3년 넘게 텐트 농성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학의 학부모들과 학생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국민대, 동아대, 부산대 등의 학생들 역시 대학 내외와 인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고요. 저의 경우 월요일과 화요일에 안암캠퍼스 정경대학 후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고, 목요일에는 세종캠퍼스 도서관 앞에서 총학생회장과 함께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Q.비정규직 교수 문제는 대학 사회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소의 원인이 된다고 하셨는데, 비정규직 교수 문제가 대학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비정규직 교수는 전임 교수가 될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대학으로부터 끊임없이 검열을 받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교수가 강의에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부분을 가르친다면 대학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우리학교의 경우 강의의 절반 정도를 비정규직 교수들이 맡고 있는데, 그 많은 강의들이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가 아닌 주입식 교육으로 행해진다면 학생들은 강의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그저 학점과 취직에만 힘을 쏟게 되는 것이죠.

Q.비정규직 교수들의 문제가 대학 강의의 질 하락을 불러온다는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현재 이 문제를 악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정규직 교수들의 교원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법입니다. 이전에 비정규직 교수들의 교원 지위 회복에 대한 법이 제안되었으나,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 법이 통과된다면 비정규직 교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학이 기업과 정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형 언론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이들은 대부분 대학들과 큰 관련이 있어 비정규직 교수에 대한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비정규직 교수 문제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무의식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Q.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국회와 대학이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이상,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들과 비정규직 교수들이 힘을 합쳐 그들에게 큰 목소리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큰 목소리로 다가간다면 국회와 대학 역시 우리의 뜻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이 이에 대해 많이 알아주고 많은 참여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비정규직 교수의 문제는 대학 사회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비정규직 교수 개인의 삶도 힘들게 만든다. 그의 뜻대로 많은 학생들이 이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 문제도 분명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의식을 가지고 이 문제뿐 아니라 대학 사회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대학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사회의 인재 양성소가 아닌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전당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