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월)부터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부착된 공개 사과문 대자보가 많은 학우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사건에 관한 사과문이 올해 들어 최초로 대자보 형식으로 부착된 것이며, 학교 규정을 바탕으로 28일(일)까지 일주일간 게시된다.

이번 조치는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의거한 것으로, 제 20조 징계 부분에 의하면 양성평등센터장은 징계가 의결된 자에 대해서 당사자들 간의 합의 하에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가해자 공개실명사과(피해자의 요청이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초래될 수 있을 경우에는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비 실명사과를 할 수 있다), 가해자 재교육 프로그램, 사회봉사 프로그램, 금전적 피해보상이 각각 조치 사항들로 명시돼 있으며, 이번 대자보는 위 징계들의 일환이다.

이와 같이 대자보를 통해 공개적인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힌 것에 대해 학우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조성안(심리 03) 학우는 “처벌을 무마하기 위한 방법이 아닌 순수한 반성의 의도라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취지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오히려 학우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에 이와 같은 공개 사과문 형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우들도 있었다. 김시민(환경생태공학 06) 학우는 “학우들 사이에서 하나의 이야기 거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와 같은 대자보 형식을 통해 성폭력이 예방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현희 (경제 05) 학우 또한 “피해자가 대자보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여학우의 집에 수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들어가려 했던 행동을 대자보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가해자 학생은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자 학생이 느끼게 된 불신과 공포감에 대해 여러 학우들 앞에서 사죄하고자 한다며 교내 양성평등센터의 재교육 프로그램 및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