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축구부의 2013 시즌 마지막 대회인 U리그 챔피언십(이하 챔피언십). 2009년 왕중왕전으로 출범한 챔피언십은 어느새 한해 대학축구의 진정한 최강자를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고려대는 챔피언십 출범 첫 해부터 매년 본선에 오른 강팀. 그러나 이번 시즌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본선 직행 열차를 놓치며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피지기.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아야 전장에 나설 수 있는 법.
SPORTS KU가 고려대, 그리고 고려대와 맞붙을 상대를 파헤쳐 본다.

고려대학교

2013 주요대회 성적
춘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추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FA컵 1라운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우승(금메달)
U리그 중부 1권역 5위 (18경기 9승 5무 4패 30득점 21실점)

올해 고려대는 가히 최악의 시즌을 맞았다. 2013 카페베네 U리그(이하 U리그) 초반 8경기에서 불과 승점 8점(2승 2무 4패)을 얻는 데 그치며 리그 7위까지 추락했다.

그래도 고려대는 역시 고려대. 비록 패했지만 치열했던 광운대와의 8라운드 경기 후로 9경기에서 승점 23점(7승 2무)을 쓸어 담으며 무서운 속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챔피언십 직행을 눈앞에 두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약체 원광디지털대와 안타까운 무승부를 거두며 권역 5위로 리그를 마쳤다.

초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부상. 공수의 핵인 안진범(체교11)과 송주호(사체10)가 장기간 경기에 나오지 못하며 고려대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두 선수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서동원 감독(체교92)의 마음을 애태웠다. 하지만 여름부터 선수들이 복귀하기 시작했고, 챔피언십을 앞둔 지금 허용준(체교12)을 제외하고 베스트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리그 성적을 토대로 고려대가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고려대는 U리그를 마치고 바로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제는 챔피언십이다. 전국체전 금메달에 빛나는 고려대가 기세를 이어 챔피언십도 제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플레이오프 vs 성균관대 (11월 5일 11시)

2013 주요대회 성적
춘계대학축구연맹전 8강
추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FA컵 1라운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경기도 대학부 선발전 4강
U리그 중부 4권역 4위 (16경기 9승 4무 3패 27득점 14실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상대는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

홀수팀(9팀)인 중부 4권역의 특성상 성균관대는 먼저 리그를 마친 채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봤다. 당시 성균관대는 승점 31점으로 3위. 하지만 한양대가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며 승점 32점으로 3위 자리를 빼앗아 직행 티켓을 놓쳤다. 게다가 플레이오프에서는 강호 고려대를 만났으니 성균관대의 안타까움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올해 춘계연맹전 8강이라는 성적이 말해주듯 저력이 있는 팀. 추계연맹전 조별리그에서는 상지대를 꺾고 연세대와 비겼다.

수비의 주축 한상현(성균관대10)이 지키는 성균관대의 수비는 넘보기 쉽지 않다. 특히 골키퍼 최필수(성균관대10)는 매 경기 경이로운 선방을 펼치며 성균관대의 골문을 단단히 지킨다. 이에 비해 공격진은 다소 약하다. 김준, 이형진(이상 성균관대11), 최영효(성균관대12) 등이 분전하고 있지만 리그에서 5골을 넘긴 선수가 없을 정도로 마땅한 해결사가 없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모교 감독으로 12년째 팀을 지휘하는 강영철 감독의 노련함을 경계해야 한다. 시즌 내내 공격진의 부진과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팀을 동해시로 이끌었다. 특히 교체를 이용한 용병술이 뛰어나다. 리그에서 기록한 27골 중 10골을 교체 투입된 선수가 넣었다. 경기 중에 펼쳐질 양 팀 감독의 지략 싸움을 눈여겨봐도 좋을 것이다.

고려대와 성균관대의 플레이오프는 11월 5일 11시 동해시 웰빙레포츠타운 전용1구장에서 단판으로 펼쳐진다. 90분간의 경기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챔피언십 진출팀을 가린다.

조별리그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비로소 챔피언십 조별리그가 펼쳐진다.

먼저 챔피언십 조별리그의 방식을 살펴본다. 챔피언십에 진출한 32개 팀은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에는 권역 성적을 기준으로 팀이 배정된다. 즉 한 조에 권역 1위, 권역 2위, 권역 3위, 권역 4위/PO승자가 각각 한 팀씩 배정된다. 고려대/성균관대 PO승자가 포함된 2조에는 상지대(중부 1권역 1위), 조선대(호남 2권역 2위), 관동대(중부 3권역 3위)가 배정되었다.

각 팀은 조별리그에서 두 경기를 치른다. 첫 경기는 권역 1위 vs 권역 4위/PO승자, 권역 2위 vs 권역 3위의 대결. 두 번째 경기는 앞서 펼쳐진 경기들의 승자 vs 패자, 패자 vs 승자로 엇갈려 맞붙는 형식이다. 조별리그에서도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시 바로 승부차기로 돌입한다. 승부차기의 승자는 승점 3점을 가져간다. 최종 순위는 승점 - 득실차 - 승자승 - 추첨 순으로 결정된다.

조별리그 1차전 vs 상지대 (11월 7일 12시 40분)

2013 주요대회 성적
춘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조별리그(조3위)
제9회 전국 1,2학년대학축구대회 8강
제10회 전국 추계1,2학년대학축구대회 16강
제94회 전국체육대회 8강
U리그 중부 1권역 1위 (18경기 14승 1무 3패 39득점 19실점)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고려대가 곧바로 맞이할 팀은 상지대학교(이하 상지대).

고려대와 상지대는 올 시즌 이미 두 차례 대결을 벌였다. 3월 22일 상지대운동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는 고려대 서동원 감독이 퇴장당하며 0-1로 분패했다. 이를 갈던 고려대는 6월 7일 상지대를 녹지운동장으로 불러들여 3-1 승리로 1승 1패 동률을 이뤘다.

상지대는 리그 18경기에서 39득점을 성공시켰는데, 많은 득점만큼이나 다양한 득점원을 가지고 있어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특히 김종석(상지대13)은 요주의 대상. 포항 유스 출신으로 우선지명을 받은 김종석은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중부 1권역 득점 3위(9골)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 외에도 이학민(상지대10), 이건우(상지대11), 정재희(상지대13) 등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훌륭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은 다소 부족하다. 물론 리그에서 18경기 19실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권역별 우승팀들 중 유일하게 경기 수보다 실점 수가 많은 팀이다. 이번 시즌 U리그 성적에 비해 신통치 않았던 토너먼트 대회 성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지대의 감독은 2002년 코치로 시작해 지금까지 팀을 맡고 있는 송상우 감독. 고려대 서동원 감독과 동갑인 송 감독은 무명의 지방 대학교 축구부를 수 년 만에 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명장이다.

고려대/성균관대의 PO승자와 상지대의 경기는 11월 7일 12시 40분 동해시 웰빙레포츠타운 전용1구장에서 열린다.

조별리그 2차전 vs 조선대 or 관동대 (11월 9일 12시 40분)

조별리그 2차전의 상대는 1차전이 끝나야 결정된다. 2차전 장소는 고려대가 1차전을 승리할 경우 같은 장소인 전용1구장, 1차전을 패할 경우 종합운동장 보조구장이다. 조선대와 관동대, 과연 어느 팀이 고려대와 맞붙게 될 것인가.

조선대학교

2013 주요대회 성적
춘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추계대학축구연맹전 16강
제9회 전국 1,2학년대학축구대회 8강
제10회 전국 추계1,2학년대학축구대회 8강
FA컵 1라운드
제94회 전국체육대회 광주광역시 대학부 선발전 준우승
U리그 호남 2권역 2위 (18경기 12승 5무 1패 32득점 14실점)

조선대학교(이하 조선대)는 호남대, 광주대와 더불어 호남 대학축구계를 주름잡는 강자. 올해 조선대가 리그에서 기록한 패배는 단 한번, 호남 권역에서 2년 연속 무패우승을 한 광주대에게 지며 무패달성에 실패했다.

조선대의 공격진은 고른 득점력을 선보이며 팀을 챔피언십으로 이끌었다. 19번 김병국(조선대12)이 9골로 공격의 선봉장이 되었다. 김병국 외에도 구청모(조선대10), 김호규(조선대11), 박수용(조선대12)이 각각 5골씩을 기록하며 득점원 역할을 했다.

또한 조선대는 골문을 든든히 지키는 광주 유스 출신 골키퍼 박수환(조선대12)을 비롯해 안정된 수비 조직력이 좋다.

조선대 한영일 감독은 무엇보다 안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는 팀이 선제골을 넣었을 때 더욱 부각되는데, 선제골을 넣은 11경기에서 11번 모두 승리를 거뒀다.(선제골을 허용한 경기는 1승 3무 1패). 조선대와의 경기는 어느 팀이 먼저 선제골을 넣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관동대학교

2013 주요대회 성적
춘계대학축구연맹전 16강
추계대학축구연맹전 8강
 제9회 전국 1,2학년대학축구대회 16강
제10회 전국 추계1,2학년대학축구대회 조별리그(조3위)
제94회 전국체육대회 강원도 대학부 선발전 준우승
U리그 중부 3권역 3위 (18경기 11승 3무 4패 35득점 16실점)

관동대학교(이하 관동대)는 상지대와 더불어 강원도를 대표하는 팀. 최근 수 년간 급성장한 상지대와 달리 관동대는 강원도의 터줏대감으로 오랜 시간 강원 대학축구계를 대표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올해 전국체육대회 강원도 선발전 결승까지 올랐으며, 추계연맹전에서도 8강의 성적을 기록했다.

공격 쪽에서는 2013 BTV-CUP 국제축구대회에 대학선발로 출전한 서보민(관동대10) 그리고 김정훈(관동대10), 배상민(관동대11)이 눈에 띈다. 대전 유스 출신인 이동수(관동대13)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맹활약한다.

2013 덴소컵 대표이기도 했던 주장 길영태(관동대10)는 관동대 수비의 핵심. 길영태는 팀이 위기에 빠지면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 지원에 나선다.

관동대의 감독은 부천SK에서 활약한 ‘공부하는 지도자’ 안승인 감독. 안 감독 역시 고려대 서동원 감독, 상지대 송상우 감독과 같은 73년생 젊은 감독이다. 관동대 코치로 시작해 감독으로는 2년차를 맞는 안 감독은, 부임 첫해 잠시 주춤했던 팀을 다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별리그 이후 일정

11월 11일 16강전 (동해시 각구장)
11월 13일 8강전 (동해시 각구장)
11월 15일 준결승 (동해시 웰빙레포츠타운 종합운동장)
11월 22일 결승전 (미정)

결승전 장소는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1. 양 팀 모두 홈구장이 있을 경우 → 권역리그 누적관중 수가 많은 팀 홈구장
2. 한 팀만 홈구장이 있을 경우 → 해당 팀 홈구장
3. 모두 없을 경우 → 대한축구협회가 지정한 제3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