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독점적 양당체제, 다시 생각해보자



얼마 있지 않으면 지방선거일이다. 아마 대다수의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을 때 쯤이면 선거결과가 다 나왔을 것이다. 집권당인 새누리 당이 승리했을 수도 있고, 얼마 전 안철수 의원 세력과 함께 명패를 새로 달고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했을 수도 있다. 민주화가 된 이후 지난 이 십 여년 동안 각 지역차원은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이 두 세력은 권력을 나누어가져왔다. 또한 현 야당은 IMF 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10년 간 집권을 하기도 했었다. 길게 보면 1948년 이후부터 이 두 정당은 각기 이름만 계속 바꿨을 뿐 우리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계속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바로 문제가 있다. 이 두 정당이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세력과 이념적 기반이 동일하거나 지나치게 협소하기 때문이다. 사실 양당체제라고 하더라도 만약 이 두 정당들이 사회의 다양한 세력과 정치적 균열들을 적절히 잘 대표해왔다면, 우리는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는 경제적 중, 하류층과 상대적으로 젊은 시민들은 그간 정치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아왔다. 양당은 대부분의 경우에 상류층과 장년, 노년층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투표율은 몇몇 선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낮았다. 그리고 양당 간 정책과 비전에서 큰 차이가 없다보니 대부분의 선거에서 주된 이슈가 되었던 것은 출신지역과 색깔론, 토건개발이었다. 이 이슈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거나 기득 세력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해낸 것이었다.

기성 정치권의 누가 집권하든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으니 사람들은 새로운 세력, 인물에 열광적인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과거 노무현, 정몽준, 이명박, 안철수 등에게 사람들이 보낸 지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정치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기성 정치권의 주변부에 있던 인물들이었다. 어쩌면 이제는 정치를 하지 않거나 정치권 주변에 있던 인물이 아니면 대권을 생각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정치를 하게 되고, 기성 정치권에 흡수되면서 사람들의 열망은 쉬이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시 자신들을 대표하지 않는 기성 정치권과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새로운 사람을 메시아처럼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매번 선거마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새롭게 나타난 인물에 대한 열망과 실망의 순환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현 한국의 정당체제와 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한다. 한국의 정치, 선거에 관한 제도는 기존의 거대 양당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힘 없는 시민들의 의사를 어떻게 정치의 장에 투입시킬 수 있을지를 숙고해봐야 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3:4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