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대신문입니다.  

민족의 명절인 설입니다. 학우 분들도 이때만큼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지요.  

일을 도우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신 분도,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서먹서먹하신 분도, 시간만 나면 ‘취업은 언제하냐’는 잔소리에 몸서리치시는 분도 있을 테지만 그래도 역시 명절은 그만의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자신이 놓았든 누군가 다른 사람이 놓았든, 어떠한 철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일상을 잠시나마 한발자국 물러나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명절이 아닐까요. 더불어 알듯 모를 듯한 공허감과 일상의 방향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들이 밀려오는 요즘입니다.  

역시, 이럴 때는 글만한 것이 없습니다.  

지난 학기 고대신문에 실렸던 글 몇 편을 소개합니다. 우리 학교의 교수님들, 선배님들, 학우 분들이 써주신 글들입니다. 매주 배부되는 신문에서 읽어보신 분, 이번에 처음 보신 분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생각할 거리가 생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쪼록 학우 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시론] 오픈소스 모바일 플랫폼의 양면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5997

작년 말 겨우 1.6%에 불과하던 국내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연초의 예상을 뛰어넘어 10%에 육박하고 있다. 거기에 갤럭시탭, 아이패드 등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국내도 태블릿이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이렇게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이용되는 운영체제와 개발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 등을 통틀어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한다. 주요 모바일 플랫폼 중에 블랙베리와 심비안은 국내에선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 양대 플랫폼은 그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 애플의 iOS는 2007년 처음으로 소개됐다. 현재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등 애플의 제품에만 탑재되며 타회사에 전혀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오픈소스도 아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2005년 안드로이드 사를 인수하여 2007년에 발표한 오픈소스 모바일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에는 OHA(Open Handset Alliance)를 통해 여러 회사가 함께 개발에 참여한다. 안드로이드의 공개 표준을 개발하고 있는 OHA에는 아수스, 도시바, 구글, HTC,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등 여러 IT회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iOS는 단지 애플만 개발하는데 반해, 안드로이드의 경우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애플이라는 1개 업체에 연합군이 대항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기반이라 누구든지 무료로 자신의 기기에 탑재해 쓸 수 있다. 수정도 가능하다. 이것이 안드로이드의 주요 특성인데,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장점은 라이선스 비용 없이 어떤 업체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재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다양한 단말제조사가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이나 스마트TV도 시중에 선보이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며 무료라는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업체에서  기기를 출시해 안드로이드 시장이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 성과도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시장점유율 17.2%를 기록하여 심비안, 블랙베리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해 애플(4위)을 추월했다. 1년 전 점유율이 1.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플랫폼 호환성의 부족이다. iOS는 단일 업체인 애플에 의해 강력히 통제되어 호환성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에, 안드로이드는 누구든지 가져다 고쳐쓸 수 있을 정도로 개방되어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기기의 해상도에 따라서, 탑재된 운영체제의 버전에 따라서, 운영체제의 어떤 부분을 수정하거나 추가했는가에 따라서, 어떤 기기에서는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다른 기기에서는 구동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동일한 안드로이드 버전을 탑재했다고 하더라도 기기의 제조사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는 과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기기들 간에도 발생했던 문제점이다. 마찬가지로 PC용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겪은 문제점이기도 하다.

필자는 한 칼럼을 통해 이러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파편화(Fragmentation)’ 위험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많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이 덜했지만 최근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대량으로 출시되면서 문제의 심각성 또한 함께 증대되고 있다. 그런 문제점을 인지한 구글이 내년에 출시할 안드로이드 3.0 버전(코드네임 Honeycomb)에서는 플랫폼 통제력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체제는 폐쇄적이지만 안드로이드마켓보다 더 강력한 시장성을 가진 앱스토어를 보유한 애플, 운영체제는 개방적이지만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와 더불어 앱스토어보다 시장성이 떨어지는 안드로이드마켓을 보유한 구글. 과연 어떤 업체가 모바일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