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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8시 경 개운사 앞에 위치한 정진고시원 거주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났다. 불과 3시간 만에 모든 거주자들이 고시원을 떠날 만큼 사건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번 일은 정진고시원과 승가대학 간의 마찰로 일어났다. 정진고시원은 원래 중앙 승가대학교(승가대) 소유 건물로 승가대가 김포로 이전하면서 정진고시원 대표 이 모 씨와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계약 만기 후 3년이 지나도록 이 모 씨는 건물을 비우지 않고 불법적으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승가대학과 마찰이 있었다. 승가대학은 이 모 씨를 상대로 명도이전소송을 했고 법원에서는 원고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승가대학은 지난 10월, 세입자를 대상으로 강제퇴거가 진행되는 10월 30일까지 자진퇴거하라는 공고문을 붙였다. 강제 퇴거 집행 며칠 전 미리 고시원을 나온 조신(미디어학부10) 씨는 “건물 주 이 모 씨가 강제 퇴거와 관련해 세입자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며 “공고문이 붙은 게 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이름으로 승가대학의 퇴거요구로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퇴거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학업에 정진하라는 공고문을 붙여 이를 믿은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정진고시원에 살던 본교 학생과 유학생도 이번 강제 퇴거로 피해를 입었다. 강제 퇴거로 피해를 입은 한 중국인 유학생은 “아침 8시쯤에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와 방문을 차며 위협했고 문을 부수기도 했다”며 “근처 고시원으로 급히 방을 잡아 이사했으나 이번 달 입실료와 미리 낸 다음 달 입실료를 누구에게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승가대학 측은 “미리 공고를 했고 강제로 퇴거를 시킬 생각은 없었다”며 “강제 퇴거를 당하는 세입자에게 1인당 10만원씩의 현금을 교통비에 보태어 쓰라고 지급했다”고 말했다.
정아윤 기자 AYoo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3 08:4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