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인터뷰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의원수 줄이고 국회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새정치?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제대로 견제하는 정치가 새정치


약한 국회, 적은 의원수로는 기득 이익을 견제할 수 없어
갈등을 관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견제하는 일, 정치가 해야해



이번 19대 국회의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국회 국방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광진 의원을 만났다. 짧은 기간 그는 군의 대선개입을 밝혀냈고, 군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많은 의미있는 문제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민주당의 당내 문제와 정치관에 대해서도 당당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를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정치와 민주주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김광진 의원에게 먼저 국회에 들어와서 일하며 느낀 점들에 대해 물었다. “저는 무엇보다도 국회의 권한이 약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국회의원이 일을 해보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이건 여당, 야당 다 마찬가지입니다. 여당이면 대통령에 종속되기 쉽다는 제약이 있고요, 야당은 권한이 너무 없어요. 예컨대 의원이 자료를 요구하려 해도 소속 위원회를 제외하면 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예산평가를 할 때도 가공된 통계치를 보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김 의원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많은 분들이 국회의원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좀 달리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보좌진 문제를 예로 들어볼게요. 국회에서 살펴봐야 하는 예산이 정부전체로는 수백조, 해당 부처로 보면 수십조에 달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막대한 예산을 의원실 보좌관 몇 명이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을까요? 어렵다는 거죠.”

김광진 의원은 이러한 맥락에서 흔히 정치개혁을 논할 때 나오는 이슈들 예컨대,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나 권한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들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작금의 국회권한이나 의원수로는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대변하기가 어렵고, 국가권력이나 자본권력과 같은 기득 이익들을 견제, 감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입법부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그래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제대로 반영이 되려면 입법부의 힘이 지금보다 강해져야 하고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많아져야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필요하다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창조경제가 아닌 경제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듯이, 한국에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광진 의원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정치가 부정적인 것으로만 인식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놈이 그놈이다’, ‘정치인은 싸움만 한다’, ‘정치는 부패한 것이다’라는 인식은 결국 정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기득이익에만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들, 사회모순들, 기득권과 특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누가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좋은 정치인들이 할 수 있습니다. 정치가 정말 중요합니다.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그들의 이익이 지켜지게 할 수 있는 일도 정치가 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정치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는 입법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힘을 지닌 것이 사법부인데, 사법부의 그 누구도 선출된 권력은 아니다. 행정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을 제외하면 행정부의 관료들을 우리 손으로 뽑지는 않는다. 반면 입법부는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권력이기 때문에 대표자들이 일을 잘만 한다면 사회의 다수를 이루는 약자들의 입장에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과 약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정치

청년비례대표로 선출된 김광진 의원은 우리 정치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적, 사회적인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대를 통한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청년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가는 정책을 필 경우, 사람들이 장년이나 노년이 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법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환경도 청년들보다는 중장년층에게 유리한 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힘을 쓸 수 없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도 우리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마 군대갔다오신 분들은 다 아실 텐데, 우리 사병들이 쓰는 수통이 지나치게 오래된 것이잖아요. 그걸 제가 이번에 신형으로 교체를 시켰어요. 거기에 드는 예산이 얼마인지 아세요? 고작 25억입니다. 국방부 한 해 예산이 35조원인데, 약자인 사병들의 문제이다 보니 고작 그 정도 돈 들어가는 일을 수십 년 동안 안 해왔던 것입니다. 수조 원, 수십조 원 단위의 무기증강 사업에나 관심을 가질 뿐, 군의 절대 다수인 사병들의 복지나 처우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문제는 또 어떤가요? 우리는 대부분 최저임금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자리에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는 것에 관심을 쏟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실제로 최저임금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대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한 번 정치와 정치인을 혐오하는 것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후, 괜찮은 정치인, 자신을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 자체가 사실 목소리 내는 것, 칭찬하는 것에 인색한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러 시민들이 현안들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주시고, 직접 정치인들에게 의사표시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정치인들이 아무리 정치를 잘 못하고 있다 해도, 그중에서라고 괜찮은 정치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후원도 해주시고,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이 좋은 정치를 할 때, SNS나 의원실 전화를 통해 여러분들이 지지와 격려를 해주시면, 정치인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옳은 일이고 지지를 받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인터뷰: 편집위원회
정리: 최은영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4: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