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설 노동자들의 처우 이대로는 곤란하다


지난 3월 3일, 본교의 환경·시설노동자를 포함해 서울 14곳의 사업장이 연대해 중앙광장에서 파업을 결의하고 시작하였다. 협상 결과 용역업체와 합의된 시급은 기존 5,700원에서 500원 인상된 6,200원이다. 월별 식대는 7만 원에서 9만 원으로, 상여금은 17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연2회 제공으로 우선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파업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문제나 토요일 근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외견상 환경·시설 노동자들(이하 노동자)의 처우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학교 노동자들은, 환경노동자들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 209시간 정도를 일한다. 공식적으로 새벽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을 빼서 하루 8시간을 일한다. 하지만 업무량이 매번 많다보니 새벽 5시부터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달 동안 일하여 그들이 받는 급여액은, 협상 후의 시급을 적용하면 129만 원가량이며, 식대까지 더하면 136만 원가량이다. 종전 대비 13만 원 정도가 인상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토요일 근무가 사라져 14만 7천 원의 수당을 못 받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임금은 마이너스가 됐다. 더구나 토요일 근무가 사라져 노동량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이들은 월요일에 출근하여 주말에 누적된 업무량을 얹혀서 해결해야 한다. 임금을 덜 주고 일은 더 많이 시키려는 학교의 심보는 악덕업주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가 이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지금까지 노동자들의 협상 대상자는 원청인 학교가 아니라 용역업체였다. 학교는 이들의 파업이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전적으로 용역업체과 관련된 일이라고 한다. 학교 측이 직접 교섭에 나서면 이만저만 골치(?) 아프다는 생각이다. 직접 협상에 임할 경우, 사실상의 직접 고용을 내포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학교가 떠안아야 할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학교는 이번에 교직원의 임금인상을 위해 등록금을 올렸다.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신자유주의의 고용형태와 병폐가 고스란히 학교에 작동되어, 학교 내에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별과 차별이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학교 측)은 마치 우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윗사람인 마냥 허리를 뒤로 젖히고 의자 깊숙이 앉아서는 우리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 그럴 때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 총장님도취임하실 때 이웃사랑을 강조하셨다고 하던데 그건 무슨 뜻이었을까요?” 사랑은커녕, 이런 차별을 느끼게 만드는 학교가 제정상인지 의문스럽다. 우리는 학교 측에 이들을 대등한 학내 구성원으로서 대해줄 것을, 그리고 직접고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5: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