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신문을 읽고]

인터뷰 구성의 상투성 피해야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윤미현



3면 신문의 대학원생의 공부시간 확보 분투기를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 대학원생 모두들 등록금 마련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자가 몇 명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기사 내용이 상투적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대학원 신문이기에, 대학원생의 공부시간 확보 분투기를 다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뷰를 싣는 방식이 진부하다는 것이다.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일을 하고 있는 원우들, 학원강사 원우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원우들에 관한 인터뷰 기사가 그렇다. 학원강사 원우의 인터뷰를 제외하고, 학교일을 하고 있는 원우들과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원우들은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지도교수와의 문제인 것이다. 이 사실은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제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지도교수에게 반기를 들지 못한다. 지금껏 그렇게 다들 지내왔다. 이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 라고 하면서 속으로 삼킬 뿐이다. 이런 경험은 대학원생이라면 다 경험한 일일 것이다. 불합리하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혹, 나중에 지도교수로 부터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까를 걱정하며, 적당히가 아니라 아예 드러내놓고 우리 스스로가 그 안에서 타협 아닌 적응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것이 비굴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자정노력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감히 지도교수가 시키는 일을 싫다고 할 수 있어? 그저 싫어도, 싫은 내색 없이 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은 학생 스스로인 것이다. 우리 스스로 권력에 아부하며 기득권층에 맞혀 굽신거리고 있음을. 이 논란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는 대학원생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리 스스로 그렇게 맞춰가고 있으면서, 푸념식의 이야기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자체가 진부하고 상투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원우들 기사 내용도 그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연구실에 있다 보면 제 생활이 프로젝트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어요.(중략) 그리고 저희 같은 대학원생들이야 교수님께 맞출 수 밖에 없죠.”

왜 대학원생이 이런 환경에 처할 수 밖에 없는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았으면 어땠을까?  대학원생들이라면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지긋지긋한 이런 넋두리식의 인터뷰 기사를 그대로 옮겨 실을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가령, 이런 것이다. 대학원생들의 목구멍까지 차오른 불만을 우리가 뻔히 알고 있으니. 차라리 지도교수 몇 몇의 인터뷰를 신는 것이다. 왜 우리에게 조금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인가요? 라고 묻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방법은 어땠을까? 물론 그것이 하루아침에 바뀔 문제가 아니겠지만 말이다. 누구 한 사람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 관습처럼 이어져 온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 관습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대학원생의 공부시간 확보 분투기, 이외에도 흥미로운 기사가 있었다. 안도현 시인의 절필, 권력에 대한 하나의 저항 인터뷰 내용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 그에 따른 내용을 잘 읽었다. 그럼 다음 기사에서는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그와 맞서 싸우는 작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또 5면 『일베의 사상』을 쓴 박가분 씨의 내용도 흥미로웠다. 다음 기사에는 일베를 대표하는 자를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일이든 한쪽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 한 문제를 가지고 양쪽이 생각하는 바를 들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5:5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