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지원자격... 첫 선발자 나와  
학생선수 선발제도 시행, 국내 대학 최초

[1652호] 2010년 10월 04일 (월) 18:38:36 위대용 기자  widy@kukey.com  


중학교 2학년부터 클레이 사격을 해 온 이진우(과기대 사체09) 씨는 지난 학기 내내 사격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고민했다. 한 때 전국대회 2위에 입상하고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다보니 성적이 부진했다. 사격장이 서울 근교에 있어 평일에는 세종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주말에 훈련을 몰아서 진행했다. 하지만 연습을 꾸준히 하지 않자 실력도 유지하기 힘들었다.

이번 학기 이진우 씨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학생선수’로 선발된 그는 운동부 선수들처럼 오후에 훈련을 하고 오전에는 수업을 몰아서 듣고 있다.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제 2전공도 체육특기자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게 됐다. 이번 학기 지원자는 이진우 씨 한 명이었다.

이진우 씨가 지원한 ‘학생선수 선발제도’는 본교 체육위원회가 일반학생도 선수로 활약할 수 있도록 이번 학기에 신설한 제도다. 위성식 체육위원장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둬 체육특기자로 입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며 “이론적인 부분과 선수경력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학생만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다. 경희대가 체육대학 학생들이 특기자가 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과 제한 없이 학생선수를 모집하는 건 본교가 국내 최초다.

본교에서 제시한 자격을 갖추고 학교를 대표해 학생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본교생은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자격은 정기적인 시합출전과 국가대표 상비군 또는 전국대회 3위 이내 입상이며, 평가는 체육위원장, 상임위원, 교무처장, 학과장 등이 참여하는 면접으로 치러진다. 이번에는 개인종목만 뽑았지만 다음 학기부터는 5개 운동부도 선발 할 예정이다.

체육위원회는 학생선수의 지원기준으로 상비군이나 전국대회 3위 이내 입상 조건을 들고 있다. 개인종목은 그나마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만 단체종목에서 일반학생이 지원자격을 얻는 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희주 중앙대학교 체육지원팀장은 “특기자가 아닌 학생 중 고려대가 제시한 자격조건을 충족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지원자 수를 늘리는 것과 지원자 기량 확보의 균형을 맞추려면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육위원회는 앞으로 자격기준을 낮추고 선수들 기량이 떨어지는 문제는 1군부터 4군까지 선수들을 나눠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씨는 “나 같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일반학생에게 유용한 제도”라며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0:5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