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천, 전창환 공편, 『사회경제 민주주의의 경제학: 이론과 경험』, 돌베개.

사회경제 민주화에 대한 체계적 설명서

국내 제도주의 정치경제학의 대표적인 연구자들이 모여서 책을 냈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연구 및 교육사업이 시대상황에 맞게 사회경제적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역사적 자본주의와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서장을 필두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1부는 이병천, 전용복, 최배근이 사회민주주의 경제학의 기초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주요 분야별 비교 분석을 시행하는데, 송원근, 이상호, 유철규, 오건호, 윤흥식, 주은선이 각각 글을 장 별로 서술했다. 3부는  중점 주제에 대한 연구들인데 정준호가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을, 전창환이 미국의 뉴딜개혁을, 마지막으로 이강국이 워싱턴 컨센서스와 새로운 발전 모델에 대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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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석 저, 오철우 역, 『온도계의 철학』, 동아시아 출판사.

역사, 철학, 과학, 그리고 온도계

장하석 케임브리지대학교 석좌교수의 『온도계의 철학』은 ‘온도계가 진짜 온도를 알려준다는 것을 어떻게 하느냐?’ 라고 하는 인식론적 질문에서 시작된 연구물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과학철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커토시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상보적 과학(complementary science)의 한 사례를 추구한다. 상보적 과학이란 역사와 철학 연구를 통해 과학 지식에 기여하는 학문을 말한다. 가령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온도계의 고정점이라는 개념 역시 ‘고정점을 혈온의 온도로 하자, 버터가 녹는 온도로 정하자.’ 등 현대 과학의 시각으로서는 상당히 비합리적인 제안들을 역사적으로 거친 뒤에야 만들어졌다. 과학적 사실에 철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발견한 이와 같은 흥미로운 역사적 지식들이 이 책에는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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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쇼조, 조성은 옮김, 『정신사적 고찰』, 돌베개.

전후 일본의 비판적 지성, 후지타 쇼조

일본 전후 정신의 최종적 주자, 후지타 쇼조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마루야마 마사오의 문하에서 정치사상사와 전후역사학을 연구한 그가 일본 사회의 ‘붕괴와 전환의 순간들’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정신사적 고찰』은 마루야마 학파의 수재였던 후지타 쇼조가 오랜 기간 침묵을 깨고 귀환했음을 알리는 작품이다. 저자 자신은 이 책을 ‘일본의 붕괴사를 연대기순으로 나열한 것’이라 평가했다. 패전 후의 일본 사회가 ‘몰락 속의 밝음’, ‘본원적 경험의 상실’이라는 키워드 하에 분석된다. 후지타 쇼조의 전기와 후기 사상을 잇는 에세이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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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야만적인 앨리스 씨』, 문학동네.

『백의 그림자』, 『파씨의 입문』, 그 이후

소설의 주인공 앨리시어는 여장 노숙인이다. 앨리시어가 사는 곳은 재개발을 앞둔 가상의 공간 ‘고모리’. 재개발에만 혈안이 된 어른들의 세계에서 앨리시어는 끝없는 폭력에 노출된다. 『야만적인 앨리스 씨』 는 작가 황정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 『백의 그림자』에서 그린 폭력의 세계가 이 작품에서는 더 건조하게 묘사된다. 작가가 오사카 여행에서 목격한 여장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모티프로 써내려간 이번 작품은 잡지 <문학동네>에 연재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11월, 오늘의 한국문학 대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되었다. 작가 황정은의 개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황정은을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1:2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