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사건 ‘공론화’ 어떻게 할 것인가, <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륙자회담> 열려


지난 10월 29일 화요일 오후 7시 본교 생활도서관에서 <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륙자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번 <륙자회담>은 본교에서 지난 몇 년간 의대생 집단 성폭력 사건, H교수 지도학생 성폭력 사건을 비롯하여 각종 성폭력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 하에 기획된 것이다. 성폭력사건의 ‘공론화’ 주제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다섯 명의 패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양성평등센터 상담사 노정민, 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 김현익, 헤럴드경제 기사 박수진,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유영, 반성폭력연대회의 진솔 등이 패널로 참가했다.

먼저 본교 양성평등센터 전문상담원 노정민 씨의 발제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노정민 씨는 본교 양성평등센터에서 학내 성폭력 사건들과 관련된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유일한 전문상담원이다. 노정민 씨는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되 ‘성’이 아닌 ‘폭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별적인 사건 자체를 가십거리로 만들기보다는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그것을 범죄 행위로 인식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의 박수진 기자는 공론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 언론사들의 성폭력 범죄 보도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기준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성범죄 보도 준칙’을 마련한 곳은 경향신문이 유일하다. 성폭력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될 경우 파급효과가 막대하고 2차 피해의 위험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박수진 기자는 “매체 증가에 따른 보도 경쟁으로 성폭력 사건=화제 사건=클릭 수 확보”라는 잘못된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며, “각 언론사에 대한 엄격한 비판과 언론인들의 반성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 상담팀에서 활동하는 유영지 활동가는 학내 공동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폭력 사건의 공론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2012년 한국성폭력상담소 통계에 따르면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안면이 있는 타인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다. 유영지 활동가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사건 당사자이지만, 사건 해결의 주체는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라고 말하며,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한다는 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의대생 성폭력 사건 당시 1인 시위를 조직했던 박현익 송파시민연대 사무국장, 학내 여성주의 교지 󰡔석순󰡕의 필진이자 ‘반성폭력연대회의’의 일원인 진솔 등의 패널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선민서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4: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