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정치외교학과가 주최한 ‘제42대 아남민국 정기국회’가 지난 8일 인촌기념관에서 열렸다. 아남민국 정기국회는 1949년부터 시작된 정기행사로 한국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학술극으로 풀어내는 자리다.

이번 모의국회의 주제는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통치성과 민주주의’였다. 1부에선 ‘G20 정상회의 유치, 약인가, 독인가’라는 주제로 자유토론을 하고 2부에서는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본회의를 진행했다.

1부 토론이 끝난 후엔 연극이 이어졌다. 연극엔 국가라는 이름을 가진 어머니와 노점상, 이주노(이주노동자)란 이름의 아이들이 등장해 G20을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현재모습을 풍자했다. 또 사치스럽고 염치없는 손님이 등장하는데 그의 이름은 G20였다.
어머니는 손님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아이들을 구박하며 방으로 쫓아내고 손님에게 ‘곧망할’ 주식회사의 주식 1주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님은 그런 어머니를 하찮게 여기며 무시하는 연기를 펼쳤다.

2부 본회의에서는 우당인 자유경제당과 좌당인 진보사회당으로 나뉘어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논의했다. 진보사회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방법인 시위를 탄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진보사회당 의원 역의 장주리(정경대 정외10) 씨는 “지금도 외국 사절단이 오면 주위 일정거리를 통제하는 법안이 있다”며 “굳이 특별법을 추가로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경제당은 G20은 국격을 높일 수 있는 건국이래 최고의 기회이므로 시위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경제당 의원 역의 김주희(정경대 정외10) 씨는 “미국의 G20에서는 대규모 집회 때문에 회의자체가 취소된 적도 있다”며 “아남민국이라고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본회의에서 진보사회당과 자유경제당은 서로 주장만 했을 뿐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다. 또한 의원들은 논점에서 계속 어긋나며 주제와 상관없는 말다툼을 했다. 결국에는 상대방에게 물건을 던지는 싸움으로 번지며 학술극은 끝이 났다. 진보사회당 의원 역의 박경난(정경대 경제10) 씨는 “토론보다는 싸움을 더 많이 하는 현재 국회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의국회는 여름방학동안 신자유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세미나를 거쳐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작성하며 준비했다. 모의국회에 참여한 정윤진(정경대 정경학부10) 씨는 “최대 규모의 행사인 G20 정상회의를 국격 상승의 기회라고 홍보하는데 G20 정상회의가 우리의 실제 삶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솔직하게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