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중앙광장에 디지털 도너스 월 설치

본교는 지난달 23일 중앙광장 지하에 기부자 명단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도너스 월’ 설치를 완료했다. 대학에서 기부자들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세우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디지털 방식의 기부자 기념물은 국내 대학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도너스 월은 스크린을 누르면 기부자의성명과 사연, 영상 등을 볼 수 있게 돼 있다. 메인화면에는 1억 원 이상의 기부자 모임인 크림슨 아너스 클럽의 명단이 제시되며, 10억 원 이상의 기부자는 예우를 위해 추가로 외관 명패에 성명이 활자로 각인되어 있다.

이날 11시 도너스 월 앞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10억 원 이상 기부자 및 발전위원이 참석했다. 이중 본교 경영, 상학 출신의 사업가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도너스 월의 구축에는 4억 2천여만원 상당의 현물을 기부한 시공테크 박기석 회장과 디지털 장비를 기부한 LG디스플레이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도너스 월 설치가 “선한 영향력”이라는 “교육적 효과”보다는 기부자의 자기 과시나 기업-학교의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사례일지 모른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다. 이번에 본교에 많은 기부를 한 박기석 회장은 작년 1월에도 이화여대에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당시 박 회장은 기부 소감으로 최경희 전 총장과 과학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맺은 인연을 말했다. 그러나 시공테크가 문화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치른 차은택 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회사로 언론에 지목돼, 기부금의 성격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연세대 권리장전 선포

연세대학교가 지난 11월 23일 대학원 회의실에서 대학원생 권리장전 및 명예선언문 선포식을 열었다. 예고된 9월보다는 조금 늦었으나, 권리장전문 안에 대학원생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학교에 있음을 명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권리장전은 “대학원생은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포함한 어떠한 종류의 폭력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업하고, 연구하고, 근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지적 재산권과 지도교수 변경 등을 보장하는 조항도 포함한다.

한편 선포식이 있던 날, ‘텀블러사건’으로 권리장전 선포에 불을 지폈던 대학원생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교수가 학생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 참작된 결과였다.

 대구대 대학원 국내 최초 장애학과 신설

대구대학교에서 내년 3월부터 대학원에 장애학과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장애학과 개설은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대구대가 처음이다.

장애학은 장애가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장애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장애인의 권익 증진을 위한 사회적 환경 조건들을 연구하는 다(多)학제적 학문의 성격을 띤다. 기존의 사회복지, 특수교육, 재활과학 등이 다루지 못하던 분야다. 장애를 규정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기에, 학과의 교육과정은 장애학 개론, 장애인 인권, 장애인 정책과 법률, 장애와 문화ㆍ예술 등 15개 이상의 과목으로 구성된다.

학과의 창설을 주도해온 대구대 조한진 교수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 장애인운동의 역동적 성장과 함께 장애학 담론이 국내에 조금씩 소개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장애학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관련 연구자를 양성하는 곳은 없다”며 “여성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하는 여성학처럼 장애도 전문적인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구대는 이번 장애학과(석사과정)의 신설을 시작으로, 장애학과와 특수교육·재활과학·사회복지 분야와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국내 정기 세미나 및 해외 장애학과와의 공동 연구 등을 기획하고 있으며, 향후 박사과정 설치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교에서 제2회 미래대학포럼 열려

지난달 15일 본교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대학 총장들이 모여 미래사회를 위한 대학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다.

첫 번째 기조발제는 ‘전환시대의 대학의 본령-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주제로 조인원 경희대 총장이 맡았다. 그는 학문을 하는 곳으로서 대학의 본령과 실용적 가치가 강조되는 현 추세를 비교하면서, 현 시점이 대학이 실용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학문의 인간적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이어 기조발제를 맡은 본교 염재호 총장은 ‘대학의 미래와 사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국립대 중심으로 재정지원을 펼치는 정부의 대학지원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교육구국정신에서 출발해 지난 세기 큰 역할을 담당해온 사학들을 정부가 제대로 평가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염 총장은 정부가 국립대, 사립대 구분 없이 조건 없는 지원을 해야 하며 정부가 나설 수 없다면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기업이라도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위 신임위원장에 황현산 본교 명예교수 위촉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해왔다고 비판 받아온 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 새 위원장으로 황현산(72) 본교 명예교수가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문인 423명의 지지 선언에 참여해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던 황 교수가 예술위를 바로잡을 적임자라는 견해가 힘을 얻은 듯 보인다. 황 교수는 위원장 임명 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는 과거의 일들과 실체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본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경남대·강원대 교수를 거쳐 2010년까지 본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꾸준한 번역과 연구 활동 외에도,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등 사회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 김유동 기자 kkndyut12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