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학 ‘Crimson College’(가칭)(이하 미래대학)에 학생과 교수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8일에 열린 설명회에선 학생들의 항의시위가 진행됐고, 10일에 예정됐던 미래대학 제1차 토론회는 자유전공학부(자전) 학생들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반발로 열리지 못했다.


소통이 없었던 설명회
  설명회선 서로의 입장만 거듭했다. 사회를 맡은 박만섭 교무처장은 “사전에 공지했듯이 이번 행사는 미래대학에 대한 설명을 중점적으로 하고 앞으로 있을 토론회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비민주적 학사행정 대응본부(본부장=박세훈, 비민주 대응본부)와 자전 학생회(회장=복금태)는 설명회 중간중간 구호를 외치며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 교무처장은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시위 자제를 부탁했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고, 박세훈 본부장이 행사 말미에 질의응답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명회는 홍기창 미래대학 추진위원장과 미래대학 추진위원회(추진위) 6개 분과장이 미래대학의 설립취지와 교육이념, 제도와 재정 부문을 소개했다. 미래대학 추진위 핵심교육분과장을 맡은 김성도(문과대 언어학과) 교수는 “교육방향은 철저한 초학제적 교육과 연구 환경을 마련해 대학 교육과 사회 현실의 연계성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래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항의시위는 설명회 현장에서 계속됐다. 비민주 대응본부와 자전 학생회는 설명회 시작 전 인촌기념관 앞에서 미래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박세훈 본부장은 “학교본부가 학내 구성원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채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미래대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대학 추진위 제도분과장인 고영학(보과대 바이오의공학과) 교수가 자유전공학부 모집인원이 전부 포함된 미래대학 모집인원 부분을 설명하는 도중에는 학생들의 피켓 구호 시위가 이어졌다. 복금태 자전 학생회장은 “비민주적 학사행정, 미래대학 철회하라”고 외치며 미래대학 설립 반대를 주장했다. 학생들은 설명회가 끝나자 요구안이 담긴 종이비행기를 강단 쪽으로 던지며 학교본부 측 관계자가 자리를 뜰 때까지 항의시위를 계속했다.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로 무산된 토론회
  자전 학생회와 비민주 대응본부 주도로 미래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학생 200여 명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30여 명이 10일 오후 5시에 예정된 미래대학 1차 토론회를 저지하기 위해 인촌기념관을 점거했다. 학생들은 ‘자전폐지 결사반대’, ‘불통행정 규탄한다’ 구호를 외쳤고, 교수들은 ‘미래대학 설립·자전학부 폐지 절대반대’ 현수막을 들었다.

  점거가 계속되자 박만섭 교무처장이 학생과 교수들 앞에 나서 “예정된 1차 토론회는 취소하겠다”며 “본부가 일방적으로 미래대학 설립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추진위 대신 앞에선 박만섭 교무처장에 질문을 쏟아냈다. 박세훈 본부장은 “지난 학기에 미래대학 준비위원회가 제시한 학과 인원 5% 조정안에서 자전 인원과 학과 인원 2%를 합치는 내용 외에 추진위의 안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교무처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학생과 교수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답변하고 논의하고자 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학교본부 차원에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본부 측 인사들이 자리를 뜨고 나서 박세민 자유전공학부장은 “교무처장이 여러분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미래대학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또 우린 그렇게 믿을 것”이라며 “우리의 뜻이 충분히 본부에 전달됐을 것”이란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자전 학생회는 앞서 10일 오후 4시경 미래대학 설립안에 대한 성명서를 온오프라인으로 게시하며 미래대학 설립반대를 주장했다. 해당 학생회는 △추진위의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 △미래대학 설립에 따른 교육 기회균등 가치 무시 △학내 구성원 갈등 유발 등을 근거로 들었다. 복금태 자전 학생회장은 “미래대학은 그동안 불통행정을 보여준 총장의 졸작”이라며, “1% 학생들을 위한 실험대학이자 특혜대학”이라고 비판했다.

  자전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미래대학 설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동은 7일 미래대학 설립 추진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추진위의 절차적 정당성 결여 △기존의 융합교육의 모델인 자전폐지 반대 등을 주장했다. 박세민 자유전공학부장은 “폐지될 학부 구성원에게 일체 연락조차 하지 않은 채 만든 추진위의 설립안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경욱(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인문사회계열에서 융합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자전을 또 다른 융합교육을 위해 폐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글 | 김태우 기자  god@kunews.ac.kr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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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8 13: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