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 교수의 대화’가 학내 교수를 대상으로 21일과 23일 본교 백주년기념관과 하나스퀘어에서 진행됐다. 염재호 총장, 김수원 연구부총장, 이남호 교육부총장, 박길성 대학원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과 2회에 걸쳐 인문사회계 교수 40여명, 자연계 교수 60여명이 미래대학 ‘Crimson College’(가칭)(미래대학)과 신공학관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민주적 학사행정 대응본부(본부장=박세훈)와 자유전공학부(자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강성진)는 행사장 앞에서 학교본부의 학사행정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했다.

미래대학 설립 두고 격돌
두 차례 총장과 교수의 대화에서 주요 쟁점은 단연 미래대학 설립이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대학 추진위원회(위원장=홍기창 교수, 추진위)의 설립안에 대해 염재호 총장은 “추진위가 본부에 얽매이지 않도록 그들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했다”며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면서까지 미래대학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대학의 규모도 계획한 것보다 줄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염재호 총장은 이어서 미래대학은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창조·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토론식·프로젝트형 수업, 현장 체험학습 등 유연한 커리큘럼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미래대학 설립추진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상중(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진위 커리큘럼의 모호성을 비판했다. 김상중 교수는 “미래탐구영역에서 한 과목당 6개의 학문 분야가 담겨있는데, 이 영역이 뿌리지식과 줄기지식을 이어가는 심화과정인지 아니면 또 다른 학문의 축적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염재호 총장은 “추진위의 설립안이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진 않는다”며 “지적해주신 커리큘럼은 미래대학이 설립인가를 받고 담당 전임교수님들이 배정되면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모집정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세민 자유전공학부장은 “미래대학 모집정원 할당에 있어  모든 단과대학이 일괄적으로 동일한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염재호 총장에게 공식적인 약속을 요청했다. 염재호 총장은 지난 1월 교무위원회에서 정한 ‘정원조정은 각 단과대학과 학부 정원(의과대학, 간호대학 제외)은 5% 범위 이내에서 한다’라는 부분을 우선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염 총장은 “현재 자전의 교육철학을 존중하지만 그 성격에 있어 내부적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미래대학 설립에 자유전공학부가 적극적인 참여(major contribution)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황(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리적 기준과 공정한 절차 없이 미래대학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황 교수는 “누구도 학부 존폐권한을 본부나 추진위에 위임하지 않았는데 추진위의 자전폐지안이 학내분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총장님이 지금 와서 ‘적극적인 참여(major contribution)’를 언급하시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대학 설립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본부가 무리하게 미래대학을 강행한다면 법전원 교수 전체는 ‘사의 표명’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공학관 이전비용 둘러싼 이견
23일 신공학관 준공식 이후 진행된 총장과 자연계 교수의 대화에서 공과대 소속 교수들은  신공학관 이전 비용을 본부에서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신공학관 신축 비용에는 이전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강정원(공과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아직 학교본부 차원에서 신공학관 이전 계획과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현재 학과별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계획에 차질이 생길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염재호 총장은 “신축계획에서 이전 비용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공과대 차원에서 자구책을 마련했는데도 부족하다면 그때 지원을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철진(공과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대다수 대학은 신축계획 단계에서 이전 비용을 고려하기 마련인데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은 학교본부를 비판했다. 이철진 교수는 “이공계는 연구 특성상 실험 장비와 특수 장치가 많고 이를 해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 공과대 장비 역시 학교자산”이라며 학교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주진수 관리처장은 학내 다른 신축건물과 달리 신공학관은 신축과정에서 학교본부의 많은 재정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주진수 관리처장은 “신공학관은 외부 지원 없이 학교본부와 공과대 기금으로 공동부담 하기로 했지만, 학교본부가 신축비용의 58%를 맡으면서 예상보다 많은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획예산처장은 “올해 신공학관 이전 비용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며 “공과대 차원에서 구체적인 이전 계획과 비용이 확정되면 내년 예산에 이전 비용 지원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말했다.

글 | 김태우 기자  god@kunews.ac.kr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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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23:3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