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학 ‘Crimson College’(가칭)(이하 미래대학) 설립에 대한 학생사회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15일에 예정된 미래대학 2차 토론회는 비민주적 학사행정 대응본부(본부장=박세훈, 비민주 대응본부), 제8대 자유전공학부 학생회(회장=복금태) 학생들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점거시위로 열리지 않았다.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는 17일 미래대학 설립반대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28일엔 ‘미래대학 설립안 전면 철회’ 안이 포함된 학생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학생‧교수 반발로 2차 토론회도 무산
  15일 오후 5시에 예정된 2차 토론회는 지난 1차 토론회의 모습과 같았다. 학생회 선거 무산으로 현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강성진)를 꾸린 자유전공학부(자전)는 비민주 대응본부와 함께 인촌기념관을 점거했다. 150여 명의 학생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여 명은 ‘미래대학 설립·자전학부 폐지 절대반대’ 현수막을 들고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미래대학 설립안 철회를 지지하는 학생들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연은정(사범대 국교11) 씨, 이서호 전 이과대 학생회장, 송주황 전 보과대 학생회장 등이 2차 토론회를 저지하는 점거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자유전공학부 졸업생도 찾아와 미래대학 설립 반대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태준(자유전공학부 10학번) 씨는 “한 학부가 사실상 폐지되는 안을 만들면서 해당 학부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미래대학을 추진하려는 학교본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점거 시위가 계속되자 최동훈 기획예산처장은 현장을 찾아 “2차 토론회는 취소”라며 “여러분의 뜻을 학교본부에 잘 전달하겠다”고 알렸다. 일부 학생은 미래대학 설립이 기존 학생을 차별하는 정책이 아닌지 문제를 제기했다. 최동훈 처장은 이를 부인하면서 “미래대학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풀고 여러분이 제안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 것”이라며 염재호 총장이 학생과 대화의 자리를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강력대응 예고한 안암총학
  안암총학과 비민주 대응본부는 17일 오후 1시 본관 앞에서 ‘미래대학 설립반대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민주 대응본부는 미래대학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내용적으로 정당성이 없다며 본관 점거 투쟁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비민주 대응본부장인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학교본부의 불통을 지적했다. 올해 초 7개 단과대학 교수총회와 안암총학이 미래대학 설립반대 성명을 발표했지만 학교본부는 이를 무시한 채 설립안을 만들어 발표했다는 것이다.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은 “설명회 당시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는데 어떻게 학내 의견을 수렴하려 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대학 설립 전면 철회안이 담긴 학생총회를 28일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학교본부의 미래대학 설립 강행을 막기 위해 많은 학생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금태 전 자전 학생회장은 자유전공학부가 이미 인문사회 분야에서 융합교육을 시행하는 중인데 자전 폐지가 포함된 미래대학 설립안을 발표한 것은 기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복금태 전 회장은 “‘공공인재 양성’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융합전공을 필수로 도입해 자전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며 “학교본부는 자전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전임교수 임명과 재정지원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 비상대책위원회는 졸속행정의 결과물인 미래대학을 전면 폐지하기 위해 비민주 대응본부와 항의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본부의 첫 공식입장
  박만섭 교무처장은 15일 학내 메일과 포털을 통해 ‘Crimson College(가칭) 설립과 관련하여 고대 가족들에게 드리는 서한’을 보냈다. 2일 미래대학 설립안이 발표된 이후 학교본부가 학내구성원 전체에게 밝힌 첫 공식입장이다. 박 처장은 미래대학 설립 추진 경과와 계획을 설명하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오해를 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당 서한에선 △미래대학은 융합지식의 학습만이 아닌 융합을 시도할 수 있는 기본 자질 함양에 초점을 맞춘 점 △높게 책정된 등록금은 추후 재설정될 것이란 점 △이중전공 등으로 타과생도 미래대학 교육체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추진위원회가 발표한 미래대학 설립안이 확정안이 아니라는 점 등을 밝혔다. 박만섭 교무처장은 “지난 두 차례 토론회가 무산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설립안을 전면 부정하는 의견이라도 좋으니 공론의 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21일엔 총장과 인문사회계 교수의 대화, 23일엔 총장과 자연계 교수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민주 대응본부와 자전 학생들은 21일, 23일 대화 자리에선 피켓·구호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김태우 기자  god@kunews.ac.kr
사진 | 김주성·이명오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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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9 10: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