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대 학생회, 피해자대책위원회 소집

가해자는 2016년 경제포효반 단톡방 사건을 처리했던 정경대 학생회원으로 밝혀졌다. 정경대 학생회측은 21일 피해자와 대면했고 22일 즉각적으로 피해자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피대위의  구성원은 정경대 학생회장과 피해자측 단과대 학생회장, 정경대 여성국장, 피해자와 그 대리인이다. 피해자와 관련 위원들은 피해자 신원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정경대 학생회장이 외부와의 접촉을 담당하고 있다. 유시영 정경대 학생회장은 “가해자가 정경대 학생이라는 점에서 죄책감을 느낀다”라며 “피해자의 요청이 있을 시 정경대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심리상담과 법률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징계와 사건의 공론화를 요구했다. 3월 6일 저녁 외부언론을 통해 해당 사건이 보도된 후 정경대 학생회는 즉각적으로 대자보를 붙이고 각 언론사 사회부에 보도 자료를 발송했다. 정경대 학생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들어 관련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며 “‘카카오톡 언어성폭력 사건’에 이어 또다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학생회 차원의 징계안 논의해

정경대 학생회 측에서 피의자가 정경대 학생회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시점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2월 20일이다. 당일에는 이미 예정된 정경대 단운위가 열려 해당 사안이 안건으로 거론됐다. 단운위에서는 정경대 인권침해대응세칙에 따라 사대위 구성이 인준됐다. 사대위는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조사 권한을 지니고, 조사 결과를 단운위에 보고하는 정경대 단운위 산하 특별위원회다. 단운위에서는 사대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징계요구안을 작성한다. 사대위 측은 “‘몰래카메라’라는 성인권 침해의 의지가 명확한 행동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단운위는 이를 받아들여 18일에 있을 정경대학생대표자회의에서 징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편 가해 학생이 소속된 경제학과-정경포효반에서는 2월 28일 임시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가 열렸다. 확운위에서는 ‘경제포효반 성 인권 침해 사건 대응 세칙’에 의거해 △가해지목인의 실명을 포함한 사건 공개 △교내 또는 과반 행사에서 피해자로부터 가해지목인 격리 △선거권·피선거권 박탈 △제명 징계안 등을 의결했다.

“토론식 성교육 의무화해야”

해당 사건은 양성평등센터에 접수됐고 처리절차가 진행 중이다. 양성평등센터 관계자는 “이미 사실관계가 명백히 드러났고 사법기관으로 넘어간 사안”이라며 “검찰의 기소결과가 나오면 이를 참고해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경대를 비롯한 학내 단위에서도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정경대 학생회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유사 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재 정경대 학생회는 △몰래카메라 탐지기 구매 및 상시 탐지 △입후보한 학생회장단, 집행위원, 자치단체장 성인권 교육 프로그램 이수 의무화 △새내기새로배움터 성인권 교양 시간 확대 △대책 재점검 및 후속 대책 추가발표 등을 약속했다.

  안암총학도 사안을 인지하고 기존 성평등 공약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명석 안암총학 인권연대국장은 “공동체 내부에서의 합의를 통해 여성의 대상화를 멈추고 성 인권의식을 고취하는게 중요하다”며 "기층 단위에서부터 인권 담론들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여러 인권 기구들과 함께 연석회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조소연 연구원은 “가해자 개인으로 범위를 한정해 사안을 해결하려 한다면 앞으로도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상에서 체감하도록 토론식 성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학내 성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