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경제반 학생회장, 41대 정경대 학생회장, 2008년 등록금책정위원회 위원, 민족고대 교육투쟁실천단 “실천의 달인” 단장, 광우병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고려대 네트워크 대표, 6.10 동맹휴업 성사 단식단 단장, 고연전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사람들 발의자, 고려대 등록금연대 대표, 42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모두 2009년 총학 정태호씨를 일컫는 수식어다. 화려한 활동으로 안암 지대를 쓸고 다닌 정 총학생회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활동에 임하고 있을까? 1년 동안 2만 학우의 대표로서 무슨 일들을 해왔던 걸까? “기자가 만난 사람”에서 그를 만나봤다.

1. 돌아 본 1년 동안 처음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잘 지켰다고 생각하는 점은?

주되게 얘기했던 ‘행동하는 총학생회, 변화하는 총학생회’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등록금 문제를 학우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려고했다. 그래서 올해 어떤 집회나 기자회견에서 빠지지 않고 얘기했던 것 같다. 또 애기능 발전 위원회를 만들어 등록금 인하에 힘썼다. 큰 성과는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문제의식을 학우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점에서 잘 된 것 같다.

2.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힘들었던 건 광범위한데 가장 힘들었을 때는 역시 소통과 관련 된 문제제기가 나올 때였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소통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데 학우들이 소통하지 않는 총학이라고 비판 할 때 가장 힘들다. 하지만 비판 들으면서 그런 점들 극복해야겠다고 매번 다짐했고 다시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3. 총학생회가 진행한 많은 집회와 행사에 학우들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학우들이 참여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참여할만한 판이 아니었던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계속 생각해 왔던 건데 기층단위 학생회가 더 활발한 활동을 해 줘야 한다. 학회, 소모임, 동아리 등이 학생의 사고를 포괄 해야 총학생회도 전체적으로 같이 갈 수 있다. ‘마당사업’이나 ‘이동 총학생회’ 등의 사업을 펼쳤고 열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지 못해서 아쉽다.

4. 전반적으로 총학생회장으로서 많은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자리가 만드는 부담감은 어떤 것이 있었나?

고대 2만 학우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부담감이 컸다. 특히 국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학교의 한 대표로서 학내 언론 말고도 공중파 방송과 신문사와 수시로 인터뷰를 한다. 하루 많으면 대여섯 개, 일주일에 최소 한두 번 꼭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때는 항상 조심스럽다. 또 총학생회장이다 보니 내가 학우 개개인을 알지 못해도 학우들은 나를 안다. 그래서 편한 복장을 입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 그 외, 큰 부담은 없지만 무거운 책임감이 항상 뒤따른다.

5. 등록금 인하 발언 때문에 경찰 수배 중에 있는데 수배 생활이 시작되고 학생회관에서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학관에서 거주하며 어려운 점은?

학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한다. 풍물패, 노래패, 춤 음악소리 문화적인 혜택들을 받는 것은 좋은데 조용한 시간 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개인 적 혼자 시간 보내고 싶었을 때 어렵다. 또 총학생회실에는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다. 또 잠자리가 좋지 않아서 이번에 허리디스크가 생겼다. 기본적인 부분들이 충족되지 않아서 힘들다.

6. 총학생회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면 수배 생활도 끝나는 건가?

수배생활 결심하면서 불복종 선언을 했다. 48시간 동안 유치장에 들어가든 구속을 당하든 공권력이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에 불복종 선언을 했다. 내가 했던 이야기들이 틀리지 않았고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기를 총학으로서 한 것뿐인데 내 스스로 수배 생활을 끝낸다면 그것은 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잡혀가기 전까지는 수배생활 할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7. 이번 총학생회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었다. 학우들의 비판적인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운동권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운동권이라는 표현 자체가 가지는 꽉 막히고 답답한 느낌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반감을 일으키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인 현상을 바라보면서 20대 청춘들이라면 정의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문제에 아무런 관심 없이 운동권에 대해 그저 비판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다양한 논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진보적인 목소리,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려면 극복해야 하는 비판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한 비난의 평가는 조금 아쉽다.

8. 총학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총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총학으로서 2만 학우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다. 2만 학우를 다 만나지 않고서는 총학 사업을 운행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런 이유로 총학에게 힘을 실기 위해 단과대 학생회와 과학생회가 학우들을 포괄해야한다.

9. 다음 총학생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줬으면 좋겠다. 특별히 학교 내 교육 환경 문제에 변화가 실제로도 일어 날 수 있다는 것을 학우들이 알게 해 주어야 한다. 또 학우들을 좀 더 많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열었으면 한다. 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만으로도 무거운 책임감 짐 있을 텐데 부담감 느끼지 않고 힘차게 잘 했으면 좋겠다. 총학생회장 직위에 있지 않아도 도움 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10. 임기를 마치기 전 마지막 소감은?

1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 1년 활동을 되새겨보면 아쉬웠던 기억, 가슴 벅찼던 순간들이 생각난다. 시원섭섭하다. 임기마치는 사람이면 다 그런 것 같다. 조금만 더 시간이 많았다면 더 채울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학우들에게 약속했던 것 중 지킨 것과 지키지 못한 것이 많이 생각나고 학우들에게 죄송한 생각이 든다. 이제 총학생회장의 위치는 아니지만 고려대학교 학생으로서나마 약속했던 부분들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